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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난민(3)

Name  
   류은숙  (2005-02-08 14:15:55, Hit : 272, Vote : 36)
Subject  
   무국적 난민(3)
무국적 난민(3)
글쓴이 Chana Damn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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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이들은 희망한다. 언젠가는 자신들이 밟고 있는 이 땅이 자신들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날이 오리라고, 방랑의 세월을 끝내고 굳건하게 번성하며 정착할 수 있는 진정한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10여 년 전에, 이들은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 왜냐하면 청색카드를 소지한 남자는 징발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버마 군인들로 인한 악몽은 여전히 이들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시민권이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전혀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또 한번의 신분증을 얻을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Miyazawa 펀드가 착수한 연구 프로젝트였는데, 이것은 또다른 유형의 서류작업, 소위 그린-레드 카드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공무원들은 제한된 시간 때문이 이들이 사는 지역을 조사하지 않고 돌아가버렸다.

"어떤 종류의 서류가 됐던 괜찮아요. 우리가 그걸 이용할 수만 있다면요", 라고 BoBo는 온갖 색깔의 카드를 손에 쥐고 흔들면서 말했다.  "물론, 이상적인 것은 타이 시민권이겠지요. 우리도 마을 촌장이나 지역구 선거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투표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우리도 여기 살고 있는 주민이니까요. 어떤 종류의 카드가 됐던 우리가 보통 사람들처럼 살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나는 벌써 내 생애 절반을 넘게 살았어요."

"나는 내 애들에게 버마에서 있었던 잔인한 일들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아요. 그건 이미 나에게 지나간 일이예요."라고 Charlie는 말했다.

"버마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도 내 미래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라고 Swe Poe가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도 난민캠프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도망 나왔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이곳이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 되기를 바란다는 거예요. 그게 우리가 이 마을에 정착하게된 이유예요. 캠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고국에 평화가 와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이 마을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세웠고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우리가 나쁜 건가요?"

Paw Paw 할머니라 크게 웃으며 소리쳤다. "어찌됐던, 나는 여기서 살고, 여기서 먹고, 여기서 죽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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