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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난 내일 입을 여름 옷이 없어....

아, 상왕전하께오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었다 하나 내가 있는 블로그홈만큼 조용한 곳은 없도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의 장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나만의 시각을 쓰기에도 참으로 편한 곳이 아닐 수 없다. 각설하고...

 

 

가뜩이나 바빠죽것는데, 또 가만히 있어도 우울한 판에 그런 소식을 들어서 참으로 우울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역대 대한민국의 국왕 중에 가장 인민들과 친숙한 왕이었는데 어이없이 자살하시니 그저 멍~할 뿐이다.

 

이것은 '상왕전하의 복수다.'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의 죽음으로 현 정부에 복수를 한 것이며, 나의 목숨을 내주고 남의 뼈를 깍겠다는 필살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왜 거 있지 않은가...무협소설에, 스승님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이 술법은 반드시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쓰거라..."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것은 나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적에게 다시는 무공을 쓰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목숨을 내놓으면서 상대방의 정치적 입장에 강한 타격을 주겠다는 것. 비록 목숨은 가져갈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죽은 자는 죽을 뿐, 그외 모든 것을 가지고 간다. 이것은 무엇인가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죽음을 각오한 자는 모든 것을 버리기에 상대방으로부터 극심한 공포심을 줄 수가 있다.

 

역사 얘기를 해보자. 조선 초기 왕자의 난이 일어나 태조 이성계의 아들인 방원이 아버지의 수하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이 정권을 차지하였다. 자신이 왕이 되었고, 아버지는 태상왕으로서 이름 뿐인 힘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아버지인 이성계가 아들에게 복수할 길은 완전히 없어졌다.

 

만약 그때 이성계가 자살해버렸다면??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것이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버렸으니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살펴보면 알게 될지어다.

 

여기 블로그 글 중에 이번 사건을 놓고,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글을 본 것 같은데 매우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그래, 사람이 죽었다는 것, 매우 슬픈 일이다. 그리고 상왕전하께오서 가지고 있었던 인간적인 면모는 그 모습 그대로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슬픔과 함께 역시 상왕전하는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을 죽이면서까지 날린 마지막 필살 무공이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는 매우 미지수이다. 이것은 정말로 무슨 일들을 불러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미래가 너무도 불투명해졌다. 이로인해 우리는 당장 내일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알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것은 국내문제 뿐만이 아니다. 북한을 비롯한 국제문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5일 오전에 행해진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징조도 없이 갑자기 터진 일로 상당히 우려스러운 사태로 다가온다.

 

상왕전하의 죽음으로 이땅에 자유주의 세력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성장한 정치세력은 사실상 열린우리당의 창당으로 빛을 발하다가, 열린우리당의 해체로 거품으로 끝났고, 상왕전하의 승하로 완전히 역사 아래로 자취를 감추었다. 80년대의 자취는 이제 민주당으로, 아니면 한나라당으로 약간씩 흡수되었을 뿐, 이제 사라져 버렸다.

 

광해군 북인정권의 몰락처럼, 자유주의 세력은 북인처럼 다시는 역사에 등장하지 못할 것인가? 나라가 파쇼화되거나 불안해지는 것은 자유주의 세력이 강력하지 못할 때에 일어난다. 과거 독일은 자유주의 세력이 힘을 갖지 못해, 바이마르가 무너지고 나치가 정권을 잡았으며 러시아 혁명도 자유주의 세력의 부재로 인해 좌우의 극심한 대결 끝에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았다. 오스트리아도 합스부르크 왕가를 대신할 자유주의 세력이 부재했고, 이내 나치독일의 충견이 되었다.

 

상왕의 오른팔이라고 하고, 상왕전하의 적자라고 하는 전 보건복지부판서 유판서가 마치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주인공처럼 다시 그들을 일으킬 수 있을까?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픈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인가?

 

제 2의 촛불집회라는 말들? 혹은 현 주상전하의 탄핵에 대해 간간히 들리는데, 만약 혁명을 원하는 자라면 매우 반가운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왠지 불안하다. 사회의 안전판 노릇을 할 자유주의자들이 부재한 상황에, 혹은 현 정부를 대체할 사회정치세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뭔가 일이 터진다는 것은 더더욱 불안한 일이다. 이것은 화끈한 혁명과 동시에 화끈한 반혁명도 있을 수 있는 올인게임이다.

 

범 좌파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어야 하는 것인지는 좀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런 글을 쓸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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