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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2/10/13
    세상 생각
    나그네
  2. 2012/07/26
    올림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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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2/05/27
    진보당의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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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1/12/02
    진영 안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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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1/09/12
    세상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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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1/02/28
    2월의 끝자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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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11/01/03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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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0/11/30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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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11/24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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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0/10/03
    북한 당대표자회의(2)
    나그네

세상 생각

 

 

 

젊었을 때에는 젊은 놈 답지 않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정치권과 노동계, 그리고 북한 관련 뉴스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거의 관심을 꺼버렸다. 나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이상하게 요즘은 세상 일이 도무지 재미가 없다.

관심을 갖고 생각하고 논의하고 비판해봤자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큰 것 같다. 그렇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내가 대학 때 했던 일들, 내가 무슨 큰 일이라도 했었던가? 훅 하고 지나가는 뉴스 가십거리처럼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하고 끝나고 마는 일이다.

또한 내가 신념을 갖고 응원했던 일들, 응원하고 지지했던 정당들도 요즘 너무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한때 꿈꾸었던 이상들이 당장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관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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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진보당은 완전히 세미 조선로동당으로 대내외적으로 각인된 것 같다. 주요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악의적인 기사들을 차치하더라도 통합 진보당은 진보로서의 미래를 잃어버린 것 같다. 통합 진보당 내홍 과정에서 주류 세력이 보여준 한나라당 못지않은 폭력성, 그리고 조직성은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뜨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례대표 선거를 둘러싼 그 내홍이 자주 계열의 NL 세력에게 얼마나 억울한 일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것이 그들이 주장하듯, 당 내 비주류 세력들의 음모라고 보는 것은 마땅히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해가 있으면 풀면 되지 오히려 이를 음모라고 보고 화를 내는 것은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과 같다. 그래 그들 말대로 방귀는 누구나 뀌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걸 얘기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결국 그들의 고집대로 나가게 됨으로서 통합 진보당을 구성한 세력이 당을 이탈하였다. 비주류 NL(언론에서 말하는 인천연합), 그리고 구 진보신당 세력(심상정, 노회찬), 그리고 구 참여당 사람들(유시민)이 이들이다. 또한 계급정당으로서 통합 진보당을 지지했던 민주노총도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

이놈의 진보정당의 역사는 참으로 기구하다. NL, PD 연합정당으로 출발한 민주노동당이 분당으로 인하여 NL정당 민주노동당, PD 정당 진보신당 / 사회당으로 나뉘었다가, 진보신당이 점점 몰락하고, 민주노동당은 살기 위해 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천천히 당의 진로를 개척해 나갔다. 물론 이에 대해 계급성을 버린 것이라는 좌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이 논의가 되어 NL세력은 민족주의 향수를 공유하는 자유주의 좌파와의 밀월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 노회찬)가 참여함으로서 진보좌파로서의 계급적, 정치적 색채가 어느정도 보완되었다. 남아 있는 진보신당은 두 번 죽은 셈이 되었다.

그렇게 출발한 통합 진보당은 결국 NL의 자멸로 공중분해 되었다. 그리고 NL스스로도 분열되었다. 권영길, 문대현과 같은 인물은 진보연합정당 민주노동당 시절 당의 지도자로서 나섰던 사람들이다. 강기갑은 민주노동당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했던 인물이다. 현 통합 진보당 지도부는 그런 사람들의 비판 마저 무시하였고, 이들 인천연합은 통합 진보당으로부터 탈당하였다.

현재 통합 진보당은 주류 NL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며, 나머지 NL계열은 당을 탈당한 좌파들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NL의 사회적인 진보성은 그 의미를 많이 잃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존 통합 진보당은 계급성을 잃어버림으로서 사실상 '종북'이라는 딱지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현 지도부는 아직까지는 계급적 색채를 유지하려 하겠지만 결국 현 통합 진보당은 순수한 민족주의 정당으로서 결국에는 한단고기, 대제국 고조선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같이 민족주의 우파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정당이 나중에 독일 나치스와 같은 광기어린 정당이 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그렇게까지 매도당할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탈당파가 올곧게 자신의 모습을 바로세워야 한다. 당이 내홍에 빠져있을 때 진보의 가치를 위해서는 좌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했다. 탈당파는 남아 있는 진보신당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빌어야 한다. 다시 진보연합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구 참여당 사람들, 즉 자유주의 좌파를 수용할 만큼의 유연함도 발휘해야 한다. 나는 유시민을 비롯한 구 참여당 사람들을 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통합 진보당의 공중분해로 진보정당은 이번 대선은 물론 향후 4년 동안(다음 총선까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 할 것이다. 한국의 사민주의 실험은 그만큼 지체되었다.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이 세 사람이 대한민국의 사활을 건 경쟁을 하는 동안 진보세력은 뒤에서 장기나 두면서 담배나 빨 수 밖에 없다. 초라하다.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프랑스 좌파, 이탈리아 좌파라고 하면 이들 좌파들은 나라별로 독특한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한국의 좌파를 만들어 본다는 생각으로 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계급적 정황과 분단으로 인한 민족적 정황을 유연하게 종합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대안을 고민한다는(당장 대안 제시는 못하더라도)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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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어느새 올림픽 시즌이 다가왔다. 베이징 올림픽이 엇그제였던 것 같은데 또 올림픽이란다.

 

어릴 때야 아시안 게임이라든가 엑스포라든가 올림픽이 열린다 하면 TV라든가 주변에서 떠들어대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요즘은 어른이 되어서 그런가 이런 행사에 무관심하다.

 

그나마 2009년의 베이징 올림픽은 서울 올림픽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약간의 관심은 있었다. 중국의 막강한 국력이 개막식에 어떻게 반영될까 하는 것도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런던이란다. 이상하게 이번 올림픽은 무관심뿐만 아니라 적개심마저 일어난다. 왜? 왜 런던이지? 왜 런던일까?

 

이건 뭐 아무런 의미도 의의도 보람도 결실도 없는 것 같다. 예전 아테네 올림픽은 올림픽의 성지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베이징 올림픽은 개혁, 개방 이후 죽의 장막을 벗어난 중국이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자신의 세련된 모습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런던 올림픽..이라고 하니, 굉장히 식상한 기분이 든다. 차라리 버밍엄이나 맨체스터 올림픽을 한다면 신선하기는 하겠다. 아니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올림픽을 하던지 말이다. 왜 또 런던일까? 유럽 어르신 심심하지 마시라고 IOC에서 효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해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다. 하도 울궈먹어서 식상한 느낌...

 

그 외 운동선수들이 운동경기 하는 거야 뭐 어디서 하든 다 똑같지 아니한가.. TV에서는 또 태극전사 운운하며 금메달 어쩌고 저쩌고 하겠지만 사실 그런 상업적 민족주의의 단물이 빠져버린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치에대한 비난과 비판의 여론을 돌려버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데, 그래도 이게 씨알이 먹히는 시대는 지나갔다.

 

금메달을 따면 그게 운동선수가 좋은 거지, 내가 좋아할 이유가 세상에 어디있느냔 말인가? 뭐 먹고 살기 좋고 취업률 높고 집값 싸고 복지 정책 잘 되어 있고, 출산률 높으면 여유가 있어서 그런 장단 맞춰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는 마냥 올림픽 보면서 만세~만세~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게다가 TV로 본다해도 저 멀리 유럽에서 하는 경기는 새벽에나 보여줄 게 뻔하기 때문에 더더욱 보고 싶지가 않다. 뭐 그래도 열대야 때문에 잠이 안오면 보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ㅋ

 

심심한 예언을 하자면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성적은 아마도 근 10년래 최저 성적이 아닐까 싶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가 느끼기에 4년 전에 비해 한국의 국가적 역량은 학문, 산업, 스포츠, 정치, 사회, 문화 거의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

 

암울한 얘기만 했지만, 그렇다고 암울한 기분인 것은 아니다. 이게 사실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보고 싶은 올림픽은 과거 파리처럼 문화와 문명의 중심지였던 바그다드에서 열리는 중동의 올림픽,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올림픽, 몽골이나 러시아에서 열리는 올림픽, 그리고 평양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뭐 그게 어른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런던 올림픽. 정말 재미없을 것 같다...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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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의 자멸

통합진보당에 대한 기사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이후 이에 대한 기존 당권 세력의 반발과 반비판이 이어지고 보수 세력들은 거기에 끼어들어 통합진보당을 간첩단을 몰고 가고 있으며,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실망과 냉소를 흘리며 돌아서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통일을 추구하는 민족주의적 정당, 온건한 좌파정당으로서 평화통일에 기여하고, 좌파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없애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내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진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변명의 여지가 없는 통합진보당 스스로가 자초한 문제이다. 누구를 욕할 수도 없다. 검찰의 수사도, 당의 분열도 모두 당권파가 자초한 것이다.

 

당권 세력은 물론 억울할 수도 있다. 부정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모든 비례대표가 사퇴하는 그런 상황은 잘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차에 약간의 하자가 있다면 정당성을 잃어버리는 게 정치의 영역인 것 같다. 특히나 비주류인 진보세력은 더더욱 이에 해당한다.

 

과거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의 분당에도 불구하고, 당의 명맥을 비교적 충실하게 이어왔다. 이렇다 할 인물도 없고, 종북이라는 딱지가 붙었음에도 대단한 역량이 아닐 수 없다. 범NL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인물을 앞세우고 민주당과 연대하면서 당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시켜 나갔다. 그리고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과감하게 뛰어듬으로서 좌파세력의 비난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권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였다. 진보적인 대중정당..이것이 통합진보당의 기본틀이었다.

 

이런 역량은 범NL 세력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통합진보당에서 범NL세력은 다수의 세력을 가지게 되었고, 통합진보당 건설의 승리자는 구 민주노동당 사람들이었다. 비행기의 좌우 날개를 진보신당 통합파와 국민참여당으로 하고 몸통은 철저하게 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 몸통 중에서도 지금 당권파라고 언급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나 보다. 그리고 자주세력은 진보신당과의 분당과정에서도 드러난 패권적인 문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나 보다.

 

자주세력의 패거리적 행태는 이번 비례대표 부정 사건으로 전 국민이 알아버렸고, 이에 대한 대응은 정말 어린아이에게 보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추악한 것이었다. 유례 없이 높은 득표율로 10여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인 통합진보당은 이렇게 개작살 나버렸다. 이것은 외부의 탄압도 뭤도 아닌, 그냥 자멸이고 공멸이다. 자주세력의 자멸이고 NL의 공멸이다. 물론 이 사건으로 범NL 세력이 한국 정치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적어도 진보당이 주류정치에서 나와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이 3~5년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일은 민주노동당의 분당 과정에서 이미 나온 일이기 때문에, 자주세력은 이를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번 사건으로 NL세력이 진보의 적으로 완전히 낙인찍힌다 해도 사실상 변명의 여지가 없어져버렸다. 80년대 운동권의 다수를 차지하던 그들이 내부가 썩을 대로 썩은 조폭같은 단체로 비춰지게 된 것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이다.

 

이번 일이 범NL의 내부적인 반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는 어떠한 상황이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통합진보당이 공중분해된다면 진보정치는 향후 적어도 5년간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며,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화해하고 끝나버린다면 당은 존속하겠지만 더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내 칠 세력은 내쳐버려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주세력이 보여온 북에 대한 온정적 태도의 후퇴를 가져오고, 진보적 색채의 후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소 잃고 외양간도 망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NL의 몰락으로 그간 좌파세력이 비난했던 대로 당의 우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이것은 온건좌파정당이 아니라, 그냥 국민참여당이 될 뿐이다.

 

나는 여기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보신당,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세력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위기는 진보라는 가치에 대한 보편적인 위기이다. 통합진보당은 좌파세력을 찾아가 우리를 도와달라고 싹싹 빌어야 한다. 변혁운동의 역사에서 숫적으로나 규모면으로나 가장 큰 세력이었던 NL이라는 거목이 쓰러진 이때, 살기 위해서 남아있는 자주, 진보세력은 좌파어르신들을 찾아가야 한다. 물론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사회에서 북한에 온정적인 당 하나는 통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대중적인 온건좌파정당도 우리 정치사에서 중요하고 타당한 시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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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안의 문제

얼마 전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의 탈당파인 통합연대가 합당하는 방안이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에서 통과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90%정도 인가 하는 압도적인 지지였다고 한다.

 

처음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합당을 시도했을 때, 내 생각은 섣불리 합당하지 말고 각자 내실을 기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이후 달라진 것은 이른바 진보신당의 통합파가 진보신당을 탈당하여 민노 + 국참의 합당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예전 진보신당과의 탈당에서 진보신당으로 돌아선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등이 고대로 거기게 속해 있었다. 세월 참....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통합연대의 참여로 인해 얘기가 많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에 대해 좌파들은 이것은 자주파의 배신이며, 신자유주의 정당이 하나 더 탄생할 뿐이라는 비판과 푸념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른바 좌파로 분류되었던 사람들, 혹은 세력이 이들 합당에 참여하게 됨으로서 당의 색깔이 조금 짙어지게 되었다. 물론 그들마저 배신자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다.

 

통합연대의 참여로 인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던 사람들 일부가 합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서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 이제 어쨌든 합당은 기정 사실이고, 아마도 이변이 없는 한 합당의 논의가 구체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새롭게 만들어질 통합신당은 과연 어떠한 정당이 될 것인가? 좌파들이 비판하는 대로 결국 우경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까? 국민참여당은 과거 노무현 정권 하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밀고 나갔던 사람들이고, 그들이 지금은 다른 말들을 하고 있지만 그저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있다. 국민참여당 세력이 결국 본의를 드러내어 통합신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자주파와 좌파 일부를 모두 말아먹거나 제압해버릴 거라는 이야기이다. 뭐 그런 시나리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좌파들의 비판은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들의 합당은 좌파정당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다. 특히 통합파가 빠져나감으로서 진보신당은 과거 주요인물들을 진보신당에 빼앗겨 버린 민주노동당의 입장에 처해버렸다. 생각할 수록 처량하고 불쌍하다.

 

나는 이들 합당의 노력이 한국에서의 사민주의 정당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은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으로 전면에 등장한 자유주의 세력들이 문재인을 비롯한 자유주의 우파와 유시민이 대표하는 국민참여당의 자유주의 좌파로 나뉘어 각자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시민을 비롯한 국민참여당의 국가관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열린우리당 같은 신자유주의 정당으로의 회귀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민주노동당과 통합파, 그리고 국민참여당의 합당은 한국에서의 사민주의적 정당의 탄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급진적인 혁명을 꾀하거나 급진적인 변혁은 경계하면서도, 복지의 증대, 노동권의 보호, 사회적 형평의 실현, 자본주의적 폐해의 완화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는 방향으로 신당의 정체성이 잡일 것이다. 또한 그러한 온건한 좌파의 정체성 하에서 남북 간의 화해, 통일,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까지 바라보는 로드맵을 고민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물론 유럽에서조차 사민주의 정당이 현재 우파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일이 많으며, 결과적으로 사민주의적 경제정책은 오늘날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기 때문에, 결코 밝은 미래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민주의 정당이 출현했다 해도, 그 안에서 자유주의 무역과 보호주의 무역의 균형을 어디로 맞출 지, 민족주의적 외교정책과 전통적인 친미적 외교정책을 어떻게 조화시킬 지, 재벌에 대한 사회적 규제를 어느정도까지 실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사민주의 정당은 좌와 우로부터 수도 없이 많은 비판과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아마도 열린우리당이 직면했던 좌우 샌드위치 보다 더 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파적인 정책을 몇몇 허용했을 경우, 좌파들로부터 거센 비판과 비난을 받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미 좌파들은 신자유주의 정당의 탄생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데, 이것이 아마도 사실로 드러나는 때가 분명 있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의 시도는 헛된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에서 나타났던 불안한 부분은 통합연대가 잘 메꾸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민주노동당 대의원 대회의 승인을 얻어낸 결과로 나타났다. 사민주의 정당의 출현은 레드컴플렉스에 막혀 섣불리 제기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끌어내고 논의하는 개방된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평등, 노동, 자주, 복지 등의 가치는 개발과 국제화, 자유화, 세계화, 경쟁, 선진화 등의 가치에 막혀 단 한번도 사회적으로 고민된 적이 없었다.

 

아마도 사민주의 정당은 이러한 문제들을 열린 장으로 끌어들이는 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좌파들에게도 유리한 일이다. 비록 좌파들은 이번 통합을 격렬히 반대하지만, 통합신당의 출현을 통해 그들은 좌파정당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사민주의 정당이 마련한 열린 장 안으로 들어와 사회적으로 '좌파'의 존재가 알려지게 될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사실 한국의 좌파들은 그들 나름의 정치적 이념이나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일보다는 사안마다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이러한 모습은 과연 이들이 원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정말 옛날처럼 맑스 레닌주의 식의 폭력혁명을 추구하는 것인가, 아니면 진지전이야? 대체 어떤 나라, 어떤 사회를 만들려는 것인지 그들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다함께 제외). 맑스레닌주의 정당도 아니고, 사민주의도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혁명을 이끌려는 것인지 한국의 좌파들은 이제 고민해야 될 때가 왔다. 그리고 그들의 좋은 상대가 되어 줄, 이른바 샌드백이 되어 줄 상대는 사민주의 정당이다. 그들은 샌드백을 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남북의 통일 이후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좌파에 대응하여 한국 좌파라는 특색있는 모습으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나는 사민주의 정당의 출현은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그것이 비록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을 지라도, 한국 정치의 하나의 실험이라는 점은 분명하고 한번 해볼만한, 해야하는 실험인 것도 사실이다. 이제 통합신당의 등장을 전후로, 아마도 '다함께'는 필연적으로 퇴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진보신당과의 분열 중에도 남아 있던 좌파들이었으나, 자주파는 이미 대중정당으로의 전환을 결심하였다. 이제 자주파는 탄압받던 신분을 버리고 지배하고 다스리는 보수화의 길을 택하였다. 아마도 통일이 완료되면 자주파는 보수세력으로, 자신의 역사적 사명을 마치게 될 것이다. 이제 다함께와 함께 할 동지는 통합신당에는 없다.

 

이들의 맑스 레닌주의 혁명, 혹은 대중혁명에 대한 강한 열의는 결국 그들 스스로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 지하에서 전위당으로의 역할을 할 것인지, 새로운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 기존의 좌파들과의 어색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주목된다. 아마도 다함께는 통합에 극렬하게 저항할 것이고, 저항하고 있지만 통합이 계속되는 한 계속 거기에 남아 있을 수는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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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생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끄고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일이 바쁘다 보니 간간히 인터넷 뉴스를 통해 눈팅을 하는 것 말고는 전혀 세상 돌아가는 일에, 정치권의 향방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물 건너 갔다고 한다. 예전에 분당이 되었을 때 많은 논란과 비난이 있었고 나 역시 좋게 보지 않았었지만, 다시 통합 논의를 한다고 했을 때는 좀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분당 이후,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며 충실하게 현실 정치의 영역에서 살아 남았거나 적어도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었다면 재통합 논의는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다시 통합 논의가 나온다고 하였을 때, 떨어져 나가서 잘 좀 해보지 왜 다시 통합하자고 하는 것인지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의 과정과 합의안을 낑낑대며 만들어 냈지만 결국 통합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런 배경에는 국민참여당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의 통합 논의와는 따로 국민참여당이 제안하는 민주 통합 논의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이에 질새라 민주당에서도 대연합, 대통합의 논의를 꺼내면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진보신당이 보기에는 전혀 진보도 아니며, 예전 열린우리당에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밀어붙이던 참여정부의 잔당들이 국민참여당을 만들어 지들이 마치 진보라도 되는 듯이 통합을 들먹이는 꼬라지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또 혹해서 끌어들어가는 듯이 보이는 민주노동당의 행태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이런 습관은 분당 이후에 달라진 당의 위상도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좌파가 빠져나간 민주노동당은 엔엘 자주파 계열만이 남게 되었다. 물론 다함께가 잔류하기는 했지만 그들의 언어는 어차피 현실 정치 체제에는 통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실상 묻히기 마련이었다. 좌파 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다함께가 민주노동당 내의 소수 의견 그룹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당은 당연히 자주파의 정체성을 반영하게 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족주의 노선과 햇볕 정책의 추억을 공유하는 국민참여당과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시민이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까지 하게 되면서 상당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무산되면서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민주노동당의 기층 당원들의 정서가 자주 계열의 정치 노선을 완전히 따르는 것이 아니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세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논의는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큰 논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은 당대당 통합의 모든 논의가 다시 또 분열될 위험을 안고 있는 위험한 거래라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한다고 해도 이것이 오래갈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현재 통합의 논의는 이 빌어먹을 정도로 덩치가 큰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합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정책적 단결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단결만이 요구되는 정치적 상황이기 때문에 그 상황과 환경이 바뀌면 당과 당은 다시 제 갈길 가기 위해 분열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일단은 국민참여당은 그들 대로, 민주노동당은 민노당대로, 진보신당은 그들대로 나름의 내실을 기하는 노력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이 현재 지지율도 찌질하고 국민들에게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 당장 힘을 합치자는 생각은 내가 보기에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한 것 같다. 사실 그런 정치적 상황은 선거 연합이라든가 정책 연대 등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당대당 통합까지 꼭 가야 할 일인가?

 

진보신당은 통합 논의도 물 건너 간 만큼 그들의 내실을 기하는 일부터 하였으면 좋겠다. 사회당과의 통합이라도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세간이 평가도 그렇고 진보신당은 너무 작다. 너무 작은대 요구하는 것은 많은 말많은 좌파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당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는대 왜 한번 싸운 적이 있는 민주노동당과 어려운 통합을 하려 했던 것일까? 내실을 다지는 일부터 했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은 분당 이후 김이 빠져버린 측면이 많았다. 그렇기에 선거 연합에 매진하고 몰두하였던 것인데, 그런 식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도 좋지만, 좀더 정책적 측면에서 도타운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 '복지'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한 만큼 인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또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북한에 온정적인 정당, 민족주의 정당이라는 이미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머지 영역에서는 무식하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이건 좀 안타까운 모습이다. 민주노동당은 이 나라를 어떤 국가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면 사람들은 부자들이 모두 탄압받고, 나라는 친북, 친중으로 갑자기 돌아서서 미국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복지 정책을 마구마구 남발하여 나라 예산을 거덜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이미지이다. 이런 이미지로 무슨 놈의 집권을 바랄 수 있겠는가. 합리적인 복지정책, 안정된 정치력을 갖고 균형이 잡히되 일관된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은 당장의 통합이내 뭐내 하는 것보다는 민주주의 정책 학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다함께에서 주장하는 식의 지하 혁명 정당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이런 과정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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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끝자롹

2011년의 2월도 이렇게 지나간다. 이제 또 3월부터 새로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등교하는 학우인민들, 학교가는 대학쇙 쇄내기들, 새로 유입되는 출근하는 경제활동인구개체들..등등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친미, 반미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튀니지부터 시작해서 이집트, 바레인, 이란 그리고 리비아까지 그들이 어떠한 나라를 지향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정치사회적인 민주화와 자유를 바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그 불똥이 이제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사우디와 중국, 그리고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뭐 사우디는 워낙 부자나라이고, 국민들도 이에 대한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는지라 정치적인 민주화 열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의 경계도 완벽해 보이고 말이다.

 

북한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를 제외하고도 오래전부터 삐걱거린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했었다. 한두번 정도면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지만 자꾸 새로운 소식이 나오는지라 이거 정말 북한이 휘청거리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말한바 있지만 북한이 3대세습을 정말로 결정하고 이를 밀어붙인다면 북한에 희망은 없다. 북이 핵을 끌어안고 자폭을 하면 그 폐허 위에는 미국기가 꽂힐 지, 중국기가 꽂힐 지, 태극기가 꽂힐 지 정말 알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릴 것이다. 태극기가 꽂힐 확률은 극히 낮은 듯이 보인다. 아직 3대 세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북의 체제에 인민들이 점차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경제도 어렵고 말이다.

 

사우디는 왕정국가이긴 하지만 그 엄청난 석유 덕분에 국민 모두를 배부른 돼지로 만들 수 있었고 그 덕에 국민들은 편하게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정권이나 조정에 큰 불만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치적 억압과 체제 경직성이 경제적 불평등이나 경제붕괴와 만난다면 사태는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러시아 혁명도 빵을 달라는 여성들의 가두시위에서 촉발되었고, 이번 이집트 민주투쟁도 빵과 먹거리 부족이 인민들을 들고 일어나게 하였다.

 

북한은 점점 중대한 선택의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 강하고 딱딱하게 서 있다가 언제 부러져 버릴지 모른다. 아마도 북의 인민들은 지금의 경제난을 그들이 외치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시기까지는 참고 기다려 줄 것이다. 그러나 그때가 지나도 하는 말은 똑같고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강성대국 씨발 개뿔) 지도자 스스로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되어 정당성은 훼손될 것이고 체제위기는 가속화될 것이다. 물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당내 민주화에 해당하는 집단지도체제를 내가 바라고 있기는 하지만....

 

북이 붕괴되어 버리고 반도의 북반구에 태극기가 아닌 다른 어떤 깃발이 꽂혀 버린다면, 통일 안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뭐 괜찮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은 남한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는 북과 대립하였지만, 적어도 미래 한국은 통일된 국가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전국가적으로 전인민들이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은 한국의 하나의 이상향이었다.

 

그 이상이 깨져버린 반도 남반의 조선은 꽤나 초라할 것이고 상상하기도 애처롭다. 사실 일제에 대항한 독립운동과 피터지는 한국전쟁, 그리고 경제개발과 민주화 운동 모두 아름답고 떳떳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커다란 노력이었고, 그 국가는 언제나 통일된 조선이었지 결코 우리 남한만의 나라는 아니었다. 분단 50년의 약진은 이젠 이렇지 않을 것이라는 염원에서 비롯되었다.

 

만약 그러한 이상이 좌절된다면 한국은 손해도 이득도 없는 0이겠지만, 허무함은 엄청나게 클 것이다. 더이상 동아시아 3국이라 불릴 수 없을 것이며 기껏해야 작지만 경제는 발달한 싱가포르, 홍콩 정도의 취급을 받을 것이며 더 나아봤자 대만 정도에 그치고 말 것이다. 중국지나 일본가는 징검다리의 자그마한 끝자락의 나라..

 

내가 너무 민족주의적 망상을 펼쳐놓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통일이 좌절된다면 몇개 도시국가를 합쳐놓은 듯한 자그마한 나라로 전락했다는 국가적 좌절감은 꽤나 길게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과거 분단의 경험과 통일의 경험은 프랑스 좌파, 이탈리아 좌파를 특징 짓듯이 한국의 '좌파'를 특징짓는 의미를 갖게 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여하튼 2월은 다 지나갔고, 세상은 걱정된다. 올 한해는 우리나라보다 북한에게 더 중요한 한해가 될 것 같다. 큰 인물이 필요하다면 남한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더 필요하다. 북한의 행동과 생각은 정말로 중요하다. 북한의 지혜로운 인물을 기다린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와 통일의 방향에 대해 더 생각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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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얼마 전 장하준씨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이 외신을 통하여 소개되면서 도서계와 경제계에 잔잔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전에도 이 사람은 현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경제학자로 유명했던 것 같은데, 나도 이번 책을 통하여 그 사람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과 그가 쓴 책에 대한 기사들을 한두개 보게되면서 어떠한 내용인지는 대충 감을 잡게 되었다. 세계적인 미국발 금융위기는 사실, 무분별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때문이라는 것. 그의 견해는 보편적인 복지의 향상, 복지국가로의 회귀였다. 경제사상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를 케인즈주의로 분류할 지도 모르겠다.

 

그가 하는 말은 국내의 유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기에 세간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전문적인 수준까지는 잘 모르더라도, 자유무역, 복지예산의 축소, 재정감축, 시장의 자율 혹은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공기업 민영화, 세금 감세와 같은 내용에 대해 계속 주장해 왔는데, 그들에 대해서 '좆까네!'라고 외친 경제학자가 등장했으니 말이다.

 

물론 이런 경제학자가 국내에도 분명히 있겠지만, 당연히 주목받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가 주목받은 것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수라는 지위에서 나오는 포스와 외신에서부터 이미 주목하는 터라 국내의 보수신문, 언론들이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각설하고, 얼마 전 박정희 대왕의 딸 박근혜 공주께오서 대선캠프 출범식을 가지면서 얘기한 '복지'라는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제 지배층들도 슬슬 복지의 필요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인식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배집단에게 복지라는 것은 일종의 금기시 되었던 단어였기 때문이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만 해도, 보수신문은 노무현대 이회창/ 분배중시 대 성장중시라는 식으로 판을 바라보며 당연히 후자에 힘을 실어주던 분위기였다.

 

앞으로의 대선에서 주된 이슈는 '복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제 슬슬 남조선도 복지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전 계층이 공감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상은 긍정적이지만 과연 어디까지 복지의 폭을 넓혀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을 겪어야 할 듯 하다. 아무래도 상위계층은 복지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고, 하위계층이나 진보진영은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98년 IMF 이후 거의 20여년이 흘렀으며 그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자유주의 개혁의 성과는 오늘날 많은 폐해를 낳았으며 그만큼 많은 자성과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를 낳았다. 비정규직 최대, 노동시간 최대, 자녀 양육비 최대, 실업률 최대, 빈부격차 증가, 자살률 증가, 출산율 최하 등의 사태는 이제 어느정도의 복지 없이는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출산율의 하락은 그 누구도 변명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살기 힘들어졌다는 말이 된다. 결혼식 하는 데 돈이 그 얼마며, 요즘같은 높은 부동산 가격에 집 장만하는 게 얼마나 어려우며, 자녀를 낳는다 해도 사교육비에 대학 등록금에 해외어학연수에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이 그 얼마란 말인가. 나 스스로도 결혼해서 자식 하나 키울 생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해진다.

 

복지의 방향성을 두고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서울시 무상급식 관련 논쟁만 해도 그렇다. 과연 어떠한 복지여야 하는가를 두고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도 그런 논의가 시작이라도 되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대개 복지 정책의 시작은 보수 우파정권에서 시작되었으며 복지의 확장은 좌파 정권에서 이루어진 선례가 외국에 이미 존재한다. 조선도 안정적인 복지국가로의 전향은 이들의 예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허나 보수정권이 한사코 복지정책에 반대한다면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복지정책의 이슈는 거시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과의 균형을 어느정도로 맞추는 지에 달려있다.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희생하면서 복지를 강화할 것인지, 단순히 자유주의 경제정책의 폐해를 보완하는 수준에만 그칠 것인지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제 큰 정치적 싸움을 예고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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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

 

북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강도높은 훈련을 하며 북을 압박하고 있다. 뉴스와 신문에서는 미군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의 위용과 첨단무기를 보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쉬운 것은 그건 우리 것이 아니라 미국 거라는 것이다....

 

왜 보수는 이토록 미국에 의지하려는 것일까? 보수세력들은 나라를 지키는 우리 젊은이들을 믿을 수 없나 보다. 그들에게서 야릇한 사대주의의 냄새가 난다. 그것이 난 참으로 이상해보인다. 차라리 우리끼리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북을 압박하지 왜 미군은 불러들여서 중국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번 사건은 포격이 있을 때에 보다 강도높은 반격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반격은 포격의 그 순간에 했어야 했다. 공군이 폭격을 하든 해군함정에서 미사일을 쏘든 해안포기지를 공격했어야 했다. 지금 이제와서 하는 미군과의 훈련은 왠지 한발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군에게 기대는 모습도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북한이 남한의 호국훈련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면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라늄 공개 이후 이에 대한 대응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채 북에게 싸대기를 맞고 말았다. 방귀 뀐 놈이 성낸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도하고 도발적인 반응은 당연히 북의 책임은 물론이고 북한의 자충수라고 생각한다.

 

북은 이번 도발을 예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은 햇볕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킨 게임의 양상이 남북 모두에게 좋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남북한의 비극을 양산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은 이번 사건으로 얻은 것이 있다. 북은 김정은 체제로의 이행을 위한 내부결속의 계기를 마련하였고, 남은 또한 메가왕의 담화에서 보듯 국민들에게 '단결'을 요구함으로써 다시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양성의 부정. 단결. 민주주의 세력에게는 공포스러운 단어들이다.

 

강경은 또다른 강경을 낳는 법이다. 이렇게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다면, 이번 다툼은 전쟁으로 치닫지는 않더라도 남과 북의 사회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준전시사회가 지속된다고 생각해보자. 자유와 민주는 그만큼 뒤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대결구도는 누가 이런 긴장된 위기사회를 상대보다 더 오래 지속하느냐에 달리게 될 것이다. 남과 북에게 모두 비극적인 일이다.

 

나는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보고 싶다. 북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더 강력한 주먹으로 응징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은 현실이다. 이상주의가 들어설 틈이 없다. 내가 평소 인간과 동물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든 간에, 어떤 놈이나 개새끼가 나를 때리거나 물려고 달려든다면 나는 일단 싸우고 봐야 하는 것이다. 현실이 그러하다. 평화를 부르짖으며 전쟁 반대를 외치기에 우리 현실은 얼마나 리얼하고 치열한가...

 

남한은 충실한 미국의 개이지만, 북한은 중국이 관리하기 힘든 대상이라는 것 또한 밝혀졌다. 중국은 북을 관리하고 싶어하지만 북은 생각처럼 중국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이러한 북에 대해 중국도 고민이 많으리라. 마냥 북을 옹호해주는 것을 보며 오히려 북한이 중국을 조종한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 중국은 북을 말리지 못해 쩔쩔매며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북을 옹호하느라 정신이 없다. 미국에 대응하는 패권을 추구하면서도 아직 일단은 미국에 맞설만한 힘은 갖추지 못한 중국의 현 상황을 북은 잘 이용하고 있다.

 

해결책은 없다. 누군가는 이대로 가다가 또 협상하겠지 하겠지만, 남북의 험악한 기조가 하루아침에 변할 리 없다. 어떠한 계기도 찾아볼 수 없다. 앞으로 오바마 황제의 대북정책이 갑자기 변하거나, 중국이 결국 북의 뒤를 봐주기로 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이러한 남북 간의 준전시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아마도 이변이 없는 한 이런 준전시상태는 메가 정권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진보진영에게는 숨막힌 상황이 될 것임은 안봐도 뻔하다.

 

누구의 책임인가? 직접적으로는 북의 도발 때문이며, 더 간접적으로는 남과 북의 화해하지 못하는 서로간의 적대정책 때문이다. 보다 더 근원적으로는 북의 핵개발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는 핵 문제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러한 긴장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자유와 민주를 옹호하고 시민사회의 감시와 복지의 증진을 주장하는 진보진영에게는 최악의 시련이다.

 

 

추신

- 연평도 포격이후 북한은 능청스럽게 적십자 회담을 제의하여 황당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북의 포격에 대해 2배, 3배로 응징하고 우리가 먼저 대화를 제의하였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북포용정책과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은 이처럼 서로 상이한 것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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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신각신

조선은 언제나 시끄럽다. 자그마한 국지전까지 전쟁으로 친다면 한국은 거의 1년에 한번씩 전쟁이 터지는 국가인 것 같다.

 

연평도에서 북조선놈들이 포를 쏴갈겼다. 이른바 남한의 호국훈련을 문제삼아, 이것이 조선에 대한 공격훈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로서는 어떠한 위협을 느끼긴 했을 것이다. 서해 바다에서 군함들이 꽝 꽝 거리며 훈련을 해댔으니 위협을 느끼는 것은 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훈련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군인이라면 당연히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고, 훈련하지 않는 게 어디 군대인가? 그것은 군대가 아니다.

 

물론 호국훈련 도중에 비공식적인 차원에서 북에 대한 위협이라든가 포 발사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훈련에 대한 대응은 훈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 훈련이 위협적이라고 포를 쏴 갈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면, 벌써 미국과 중국 간에 전쟁이 나고도 남았을 것이다.

 

천안함 이후 한국과 미국 합동으로 훈련이 있었고, 이에 대한 민감한 대응으로 중국 역시 서해상에서 훈련을 하였다. 훈련이 위협적이라면 조선놈들은 훈련으로 대응했어야 한다. 조선군은 돈이 없어서 훈련을 못하나? 훈련할 돈도 없는 군대가 선군을 부르짖을 자격이나 있는가?

 

저들의 민감한 작태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이런 식의 대응은 지지받을 수 없는 사건이다. 이번 일에 대해 솔직히 북한의 해안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해군 함정이든 공군이든 토마호크 미사일이든 써서 영국과 아르헨 간의 포클랜드 사건에 준하는 국지전을 각오했어야 한다. 상당히 감정적인 건 나도 인정하는데, 남한도 하나의 국가라는 점에서 저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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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대표자회의

북한의 당대표자회의가 끝났다. 그리고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었다. 뭐 시사에 정통하다면 누군들 모르겠는가. 일단 그토록 말들이 많았던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추대되었으며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되었다. 그리고 많은 수의 사람들이 새롭게 당직에 올라 선군정치에 밀려 거의 관리되지 않았던 조선로동당이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당의 군 지도, 내지 군사정책들을 총괄하는 부서, 혹은 군부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는 당 내 군사지도기관이다. 이 기관이 상설기관인지 비상설기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김정은이 이 자리에 오르면서 김정일을 대신하여 군부를 지휘할 자리에 올랐음이 명확해졌다. 애초에 나는 예전 글에서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될 가능성만을 생각했으나, 부위원장이라는 직위에 갑자기 오르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그만큼 포스트 김정일에 대한 구상이 바빠졌다고 할 수 있을까..

 

김정은은 청소년 시절 해외유학 이후 김일성군사대학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이미 김정일의 선군정치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일 자신이 다닌 김일성종합대학이 아닌 김일성군사대학을 나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김정은을 '선군'을 대신할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던 듯 하다.

 

또한 김정은은 이와 함께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되었다. 이것도 매우 큰 의의가 있다. 당대회라든가 이번에 있었던 당대표회의를 제외하고 당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당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당 중앙위원이 됨으로서 여기에 참여할 자격을 얻었다. 자신이 담당하게 될 '군사'이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정철과 같은 다른 아들이 당직이 오르리라고 예상했던 것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당대표자회의에서 김정철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정일 이후 시대에 그의 아들들이 난립하는 것은 오히려 권력의 안정성을 해친다고 보았던 것일까. 일면 타당하다고도 생각이 된다. 고구려 연개소문의 아들들을 생각해도 그렇지 않은가..

 

이번 일을 계기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김정은의 3대세습을 사실상 확정하는 분위기이다. 이에 반하는 의견은 후계구도는 이제 시작이라는 일본 외무성의 말이라든가, 민주노동당의 논평 정도가 이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전부이다. 이로써 나의 집단지도체제 예상은 깨진 것인가. ㅎㅎ

 

적어도 '선군'에서의 3대세습은 확실한 것 같다. 앞으로 김정일이 죽으면 그의 국방위원회 자리는 당연히 김정은이 이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북한의 권력기관을 당(조선로동당), 군(군대), 정(정부) 이렇게 세 개로 보았을 때 당과 정에서 권력을 잡을 인물은 아직 김정은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미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만큼의 명성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인물이다. 김정일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김정은에게로 3대 세습을 할 의향이 있었다면 애초에 왜 수령제를 폐지했단 말인가. 그가 가진 국방위원회 자리는 법적으로는 북한을 대표하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김정일이 북한의 지도자로 생각되는 이유는 그의 인간적 카리스마에 기대고 있다.

 

김정은이 국방위원장이 된다면 김정일만큼의 카리스마로 북한의 지배층과 인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아마도 김정은은 핏줄 하나만으로도 당내 최고 직위인 당 총비서에 추대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김정일을 이은 김정은 유일지배체제가 확립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리하자면, 김정은은 군부에서는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선군정치를 이끌 것이지만, 당과 정에 대한 지도력은 아버지 김정일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집단지도체제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번 당대표자회의를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이제부터는 조선로동당이 다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인지 하는 것이다. 조선로동당내에서 당 정치국 내부의 회의와 비서국의 회의를 거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전반적인 당과 국가의 주요의제를 다루는 것이 정상적인 민주집중제 원칙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김일성 시대에 나름대로 이어져오다가, 90년대부터 뜸해지기 시작, 김정일대에는 전혀 이어져오지 않고, 김정일의 명령만을 수행하는 사조직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나는 아마도 김정일이 당내 새로운 인물들이 영입된 만큼 김정은을 위시로 해서 당의 정상적인 절차와 회의를 다시 실시하면서 그의 후계구도를 구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토의와 토론이 당의 정책에 반영된다면 그것은 북한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이것이 정말 그럴지 아닐 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이 선군정치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대외정책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들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수교라든가,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이행이라든가, 미국으로부터의 안보보장이라든가 하는 미국의 양보없이는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 문제를 자국의 개혁, 개방의 문제와는 별도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것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내외로 김정은의 3대 세습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정말로 북한의 권력이 김정은에게로 온전히 이양되는 것은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김정일이 자신의 아들을 권력의 핵심에 둔다는 사실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물론 북한의 특수성 운운하기는 하지만 우리와 세계의 보편적인 생각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슬람국가인 이란조차도 대통령 선거를 하는 것이 작금의 세계이다. 물론 이란은 종교지도자가 더큰 권한을 갖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정은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실망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의 말로는 청년대장이라고 하지만 전혀 '대장'같아 보이지 않았다...그저 어느 지주집의 귀하지만 멍청한 막내아들을 보는 것 같았다. 안습이었다. 북한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 같다는 어두운 마음이 일었다. 남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혼자 살이 찐 모습 자체가 어떤 기득권속에서 자라왔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에게는 이것이 희소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김정은이 씨발 간지폭발의 샤프하고 지적인 인상의 인민군대장이었다면 모골이 송연했을 것이다. 그런 걱정은 안해되 되시니 보수세력에게는 위안이 될지...ㅎㅎ

 

북한이 어떤 형태의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할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김정은을 위시로한 선군정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나갈지 궁금하다. 안타깝게도 그것이 외줄타기처럼 위태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지혜로운 북한의 인물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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