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소회

 

북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강도높은 훈련을 하며 북을 압박하고 있다. 뉴스와 신문에서는 미군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의 위용과 첨단무기를 보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쉬운 것은 그건 우리 것이 아니라 미국 거라는 것이다....

 

왜 보수는 이토록 미국에 의지하려는 것일까? 보수세력들은 나라를 지키는 우리 젊은이들을 믿을 수 없나 보다. 그들에게서 야릇한 사대주의의 냄새가 난다. 그것이 난 참으로 이상해보인다. 차라리 우리끼리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북을 압박하지 왜 미군은 불러들여서 중국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번 사건은 포격이 있을 때에 보다 강도높은 반격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반격은 포격의 그 순간에 했어야 했다. 공군이 폭격을 하든 해군함정에서 미사일을 쏘든 해안포기지를 공격했어야 했다. 지금 이제와서 하는 미군과의 훈련은 왠지 한발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군에게 기대는 모습도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북한이 남한의 호국훈련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면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라늄 공개 이후 이에 대한 대응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채 북에게 싸대기를 맞고 말았다. 방귀 뀐 놈이 성낸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도하고 도발적인 반응은 당연히 북의 책임은 물론이고 북한의 자충수라고 생각한다.

 

북은 이번 도발을 예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은 햇볕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킨 게임의 양상이 남북 모두에게 좋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남북한의 비극을 양산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은 이번 사건으로 얻은 것이 있다. 북은 김정은 체제로의 이행을 위한 내부결속의 계기를 마련하였고, 남은 또한 메가왕의 담화에서 보듯 국민들에게 '단결'을 요구함으로써 다시 민주주의의 후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양성의 부정. 단결. 민주주의 세력에게는 공포스러운 단어들이다.

 

강경은 또다른 강경을 낳는 법이다. 이렇게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다면, 이번 다툼은 전쟁으로 치닫지는 않더라도 남과 북의 사회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준전시사회가 지속된다고 생각해보자. 자유와 민주는 그만큼 뒤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대결구도는 누가 이런 긴장된 위기사회를 상대보다 더 오래 지속하느냐에 달리게 될 것이다. 남과 북에게 모두 비극적인 일이다.

 

나는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보고 싶다. 북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더 강력한 주먹으로 응징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은 현실이다. 이상주의가 들어설 틈이 없다. 내가 평소 인간과 동물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든 간에, 어떤 놈이나 개새끼가 나를 때리거나 물려고 달려든다면 나는 일단 싸우고 봐야 하는 것이다. 현실이 그러하다. 평화를 부르짖으며 전쟁 반대를 외치기에 우리 현실은 얼마나 리얼하고 치열한가...

 

남한은 충실한 미국의 개이지만, 북한은 중국이 관리하기 힘든 대상이라는 것 또한 밝혀졌다. 중국은 북을 관리하고 싶어하지만 북은 생각처럼 중국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이러한 북에 대해 중국도 고민이 많으리라. 마냥 북을 옹호해주는 것을 보며 오히려 북한이 중국을 조종한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 중국은 북을 말리지 못해 쩔쩔매며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북을 옹호하느라 정신이 없다. 미국에 대응하는 패권을 추구하면서도 아직 일단은 미국에 맞설만한 힘은 갖추지 못한 중국의 현 상황을 북은 잘 이용하고 있다.

 

해결책은 없다. 누군가는 이대로 가다가 또 협상하겠지 하겠지만, 남북의 험악한 기조가 하루아침에 변할 리 없다. 어떠한 계기도 찾아볼 수 없다. 앞으로 오바마 황제의 대북정책이 갑자기 변하거나, 중국이 결국 북의 뒤를 봐주기로 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이러한 남북 간의 준전시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아마도 이변이 없는 한 이런 준전시상태는 메가 정권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진보진영에게는 숨막힌 상황이 될 것임은 안봐도 뻔하다.

 

누구의 책임인가? 직접적으로는 북의 도발 때문이며, 더 간접적으로는 남과 북의 화해하지 못하는 서로간의 적대정책 때문이다. 보다 더 근원적으로는 북의 핵개발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는 핵 문제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러한 긴장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자유와 민주를 옹호하고 시민사회의 감시와 복지의 증진을 주장하는 진보진영에게는 최악의 시련이다.

 

 

추신

- 연평도 포격이후 북한은 능청스럽게 적십자 회담을 제의하여 황당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북의 포격에 대해 2배, 3배로 응징하고 우리가 먼저 대화를 제의하였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북포용정책과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은 이처럼 서로 상이한 것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