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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어느새 올림픽 시즌이 다가왔다. 베이징 올림픽이 엇그제였던 것 같은데 또 올림픽이란다.

 

어릴 때야 아시안 게임이라든가 엑스포라든가 올림픽이 열린다 하면 TV라든가 주변에서 떠들어대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요즘은 어른이 되어서 그런가 이런 행사에 무관심하다.

 

그나마 2009년의 베이징 올림픽은 서울 올림픽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약간의 관심은 있었다. 중국의 막강한 국력이 개막식에 어떻게 반영될까 하는 것도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런던이란다. 이상하게 이번 올림픽은 무관심뿐만 아니라 적개심마저 일어난다. 왜? 왜 런던이지? 왜 런던일까?

 

이건 뭐 아무런 의미도 의의도 보람도 결실도 없는 것 같다. 예전 아테네 올림픽은 올림픽의 성지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베이징 올림픽은 개혁, 개방 이후 죽의 장막을 벗어난 중국이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자신의 세련된 모습을 과시하는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런던 올림픽..이라고 하니, 굉장히 식상한 기분이 든다. 차라리 버밍엄이나 맨체스터 올림픽을 한다면 신선하기는 하겠다. 아니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올림픽을 하던지 말이다. 왜 또 런던일까? 유럽 어르신 심심하지 마시라고 IOC에서 효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해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다. 하도 울궈먹어서 식상한 느낌...

 

그 외 운동선수들이 운동경기 하는 거야 뭐 어디서 하든 다 똑같지 아니한가.. TV에서는 또 태극전사 운운하며 금메달 어쩌고 저쩌고 하겠지만 사실 그런 상업적 민족주의의 단물이 빠져버린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치에대한 비난과 비판의 여론을 돌려버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데, 그래도 이게 씨알이 먹히는 시대는 지나갔다.

 

금메달을 따면 그게 운동선수가 좋은 거지, 내가 좋아할 이유가 세상에 어디있느냔 말인가? 뭐 먹고 살기 좋고 취업률 높고 집값 싸고 복지 정책 잘 되어 있고, 출산률 높으면 여유가 있어서 그런 장단 맞춰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는 마냥 올림픽 보면서 만세~만세~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게다가 TV로 본다해도 저 멀리 유럽에서 하는 경기는 새벽에나 보여줄 게 뻔하기 때문에 더더욱 보고 싶지가 않다. 뭐 그래도 열대야 때문에 잠이 안오면 보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ㅋ

 

심심한 예언을 하자면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성적은 아마도 근 10년래 최저 성적이 아닐까 싶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가 느끼기에 4년 전에 비해 한국의 국가적 역량은 학문, 산업, 스포츠, 정치, 사회, 문화 거의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있다.

 

암울한 얘기만 했지만, 그렇다고 암울한 기분인 것은 아니다. 이게 사실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보고 싶은 올림픽은 과거 파리처럼 문화와 문명의 중심지였던 바그다드에서 열리는 중동의 올림픽,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올림픽, 몽골이나 러시아에서 열리는 올림픽, 그리고 평양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뭐 그게 어른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어쨌든 런던 올림픽. 정말 재미없을 것 같다...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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