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살자 39회


1


요즘 배운 게 하나 있다. 누군가를 돕는 이는 스스로 목소리를 낮춘다. 돕는 일에만 열중하는 이는 자세가 낮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늘 땅바닥에 붙어 있고 건드리면 숨어버리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도 없다. 이름을 묻기도 전에 사라지는 그런 이들을 만나며, 명예라는 말이 좀 우습게 들리기 시작했다. 요즘.

 


안녕하십니까, 성민입니다.
오늘 방송은 정신지님의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글로 시작해봤습니다.


최근 제주에 들어온 예맨난민들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요
그 와중에도 그들을 돕기 위해 발벋고 나선 분들이 있습니다.
정신지님도 그 중의 한 분인데 며칠 전에 이런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어떠신간요?
저는 글 내용에 대해서 더 덧붙이고 말고 할 말이 별로 없더라고요.
이런 글을 접할 수 있음에 더없이 반갑고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sns를 비롯해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대부분 자기 주장이나 한탄, 세상을 향한 욕설들로 넘쳐나는데요
요즘에는 이런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더라고요.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예맨분들이
한국이라는 사회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는데
그 속에는 이런 따뜻함도 들어있었습니다.
예맨분들이 우리에게 안겨준 뜻밖의 선물입니다.


불교 용어 중에 ‘회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쌓은 공덕을 남에게 돌려서 함께 나눈다는 말인데요
정신지님의 글을 보면서 ‘회향’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분들이 쌓은 공덕이 이 글로 인해 저에게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걸 두고 날로먹는다고 그렇죠? 하하하


오늘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에게도
이분들의 공덕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


방송을 재개하셨군요.
그동안 기다렸는데 이렇게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네요.
방송을 재개하면서 이런저런 고민들이 많이 묻어있군요.
그렇게 조금씩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뒤로 물러서면 물러설수록 자신의 자리가 더 좁아진다는 건 아시잖아요.
앞으로 나아가지는 않더라도 속절없이 뒤로 도망가지는 말자고요.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것이 더 힘들겠지만
저처럼 이 방송을 들으며 삶을 돌아보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잊지말아주세요.
- 들풀님의 사연

 


사람에게도 동물 친구에게도 마응이 따뜻한 성민씨~♡
오랜만에 읽는 라디오.좋아요~^^
- 김형숙님의 사연

 


오래간만에 다시 시작하는 방송에 들풀님과 김형숙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외롭지 않아서 좋네요.


김형숙님 사연 중에 ‘마음’을 오타로 쳐서 ‘마응’이 됐는데요
‘마응’이라는 말이 왠지 더 정겹게 느껴져서 좋습니다.
제 마응이 전해지나요?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녁이 되면 마당에 나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곤 합니다.
주변에 밭들만 있는 조용한 이곳에
저녁이 되면 우정이도 찾아와서
사랑이와 함께 셋이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냅니다.
낮동안 비닐하우스에서 감귤나무와 씨름을 하다가
저녁에 즐기는 이 쾌락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요즘 비가 자주 와서 그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몰려오기에 저녁의 여유도 사라지지요.
그래서 비가 오지 않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요즘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늘은 잔득 흐려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 어느날
소중한 저녁의 쾌락을 즐기고 있는데
하늘이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사진이라서 실제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먹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하는 달이 묘한 기운을 전하더군요.


후덥지근해서 짜증이 절로 나는 장마철
하루하루가 소중한 요즘입니다.

 


(M.I.A.의 ‘Border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