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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6회

 

 

 

1

 

 

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들풀입니다.

 

 

 

 

실제 자연의 폭풍우 치는 파도 속을 헤쳐 나가 살아 남는 것은 실로 커다란 의미가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라는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또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지난 방송에서 소개해드린 이반 아이바조프스키라의 ‘파도’를 보고

곰탱이님이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자본주의라는 폭풍우 속에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주셨는데요

음... ‘살아남는다’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답이 다양해질 수 있는 문제여서...

음... 저는 단순하게 죽지 않고 살아간다는 의미로 삶을 생각했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냥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것이 이 방송이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끝없이 출렁이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다는 것에 대한 곰탱이님의 생각은 무엇인지요?

질문거리를 던져주셨는데 답변이 너무 허전한가요?

방송내용에 대한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집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

 

 

집에서 물건 하나를 옮길 일이 있었는데

버스를 타기에는 물건이 무겁고

택시를 타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나이 드신 아버지는 면허를 반납해버렸고

차가 있는 동생은 회사에 출근해있고

오토바이가 있는 또 다른 동생은 가게가 멀리 있어서

고민 고민 하다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는 이도 있었고

아파서 누워 있다는 이도 있었고

일이 바빠서 움직일 수 없다는 이도 있었고

차가 고장났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날 물건 옮기는 걸 포기하고

주말에 동생이 시간을 내서 옮겨주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조그만 것이라도 나눌 것이 있으면 나누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에게 부담이 되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서운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나를 위로하는데

심술궂은 내 마음이 한마디 뚝 던져놓는 겁니다.

“편하게 쉬고 있을 때 누가 도와달라는 전화가 걸려오면 기꺼이 달려간 적이 있니?”

그 한마디에 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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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씨가 사랑이 사진을 잔득 보내왔습니다.

한집에서 같이 지내다보니 성민씨가 조금만 움직여도 고개를 들고 쳐다본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뒀다네요.

이 사진을 보니 눈이 참 맑은 개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사랑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개입니다.

 

 

이 방송을 준비할 때 사랑이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사람만 있는 건 아닌데, 왜 사람만 사랑하자고 그래? 개도 사랑하며 살아가고, 고양이도 사랑하며 살아가고, 돼지도 사랑하며 살아가고, 말도 사랑하며 살아가고... 전부 같이 사랑하며 살아가면 좋잖아.”

사랑이의 질문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하던 성민씨는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그건 사람이 가장 사랑하기 힘들기 때문이야. 개보다도, 고양이보다도, 돼지보다도, 말보다도 사람을 사랑하는 게 제일 어렵거든. 그래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모든 생명을 다 사랑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사랑이는 ‘왜 사람을 사랑하는 게 힘드냐’고 물었고

성민씨는 나름 열심히 설명했지만

사랑이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저렇게 맑은 눈을 가진 사랑이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세상일까요?

 

 

 

4

 

 

아내는 여전히 바쁘다

해야 할 기획이 산적해있고

매주 월화수 서울시에 출근하다시피 한다

제주집에 내려와 곯아떨어지기 일쑤이고

늦은 아침까지 새근하게 잠든 그녀가 안쓰럽다

아침식사로 야채를 찜기에 푹 삶아

따뜻한 차와 함께 침대맡에 놓았다

그녀가 배시시 웃는다

오후 손님 한 분을 맞이했고 나는 저녁으로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했다. 보통 뭘 먹고 싶다고 하지 않는데 오늘은 유난히 아내의 스파게티가 자꾸 생각이 났다

저녁을 먹고 거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고

평온하게 토요일 주말이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평온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치열하게 산다. 생활이 주는 열정이 아닌 순수한 열정으로 버티는 시간들이 나이가 들 수록 줄어드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우리에게 작은 불꽃 정도는 남아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또 하루와 이별하는 풍경을 이쪽 어딘가에 접어놓는다

 

 

 

 

박중일님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글을 옮겨왔습니다.

사랑과 열정을 갖고 살아가시는 모습이 너무 부러우면서도 기분 좋았습니다.

별거 아니지만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오늘 또 다짐해봅니다.

내 가슴 속에 자그마한 사랑이나 열정이 남아있다면 그걸 잘 지키며 살아가야겠습니다.

 

 

 

5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 주위에는 고마운 사람이 많습니다.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고

뭔가 사소한 것이라도 물어보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삼촌이 있고

맛있는 거 먹을 때면 연락을 해주는 친구가 있고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한 걱정과 푸념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고

저를 대단한 사람인냥 신뢰해주는 후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 편안해서 그런지 그 고마움을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그 대신 나를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만든 사람들은 절대로 잊지 않지요.

그러다보니 주변에 그런 사람들만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잠을 자기 전에 하루 동안 고마웠던 이들을 세 명만 떠올리고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면 삶이 훨씬 편안해질 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자기 전에 고마운 세 명을 떠올리려고 하는데

하루를 돌아보면 짜증나는 얼굴들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그 얼굴들을 지우고 고마운 세 명을 떠올리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제 마음속이 얼마나 구정물인지 알게 됐습니다.

 

 

그럴 때 강아솔의 ‘다 고마워지는 밤’이라는 노래를 듣다보면

제 마음이 조금 맑아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매일 이 노래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저도 언젠가는 사랑이처럼 맑은 눈을 가질 수 있겠죠?

강아소의 ‘다 고마워지는 밤’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오늘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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