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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16회

 

 

 

1

 

 

읽는 라디오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시골에서 허름한 집을 빌려 살던 친구가 집을 수리한다고 해서 도와주러 갔습니다.

큰 공사가 아니어서 친구네 부부가 직접 수리에 나섰고 별다른 기술이 없는 저는 그저 옆에서 거들뿐이었습니다.

친구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잠시 쉬러갔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큰 공사가 아니라 해도 일을 벌이니 만만치 않게 해야 될 것들이 많았습니다.

어림짐작으로 봐도 최소한 3~4일은 걸릴 것 같았습니다.

친구네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최대한 시간을 만들어가면서 일을 해야 했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집수리만이 아니라 이래저래 밀린 일들도 마쳐야한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고 살짝 긴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날씨가 문제였습니다.

첫날부터 하늘이 잔득 흐렸는데 오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친구는 “뜨거운 햇볕보다는 흐린 날이 일하기에는 좋다”면서 즐겁게 일을 이어갔는데

밤부터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다음날에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도와주러간 제 마음이 괜히 급해지기만 했는데

친구는 웃으며 “여기는 다행스럽게 할 일이 많다”면서 가게 내부 정리를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셋째날에는 비가 그쳤지만 안개가 짙게 끼어서 예정된 페인트작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오후에는 출발해야하는 처지여서 하나라도 더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친구는 “하늘이 쉬면서 천천히 하라고 하네”라면서 간단히 주변 정리만하고 저와의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는 거였습니다.

 

 

일을 도와준다고 갔는데 한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내심 쉬러간다는 마음이었지만 제대로 쉬지도 못했습니다.

어정쩡하게 2박3일을 있다가 돌아오는데

제 마음이 더없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친구네 부부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삶의 여유가 너무 부럽고 좋았습니다.

 

 

 

2

 

 

2주 동안 무척 바빴습니다.

갑자기 생긴 일을 처리해야 했고, 이래저래 미뤄뒀던 일들도 더 미뤄둘 수 없어서 처리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오지랖 넓게 친구 도와준다고 다녀오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지난 주 방송은 제가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사전 공지도 없이 방송 펑크를 내서 죄송합니다.

다행히 저보다 더 진행을 잘 하는 성민씨가 깔끔하게 빈틈을 메워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예정된 방송도 펑크 낼 정도로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돌아보면 정신없이 바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초반에 예상치 못하게 일이 밀려들었을 때 잠시 휘청이기는 했지만

급한 것부터 하나씩 처리하다보니 곧 일머리가 잡혔습니다.

그 뒤로는 완급을 조절하면서 일을 처리하다보니 조금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그 와중에 친구를 도와준다고 오지랖을 넓혀본 것도 그런 여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2주 동안 바쁘게 보냈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았습니다.

그 와중에 컴퓨터가 고장 나서 고쳐야하기도 하고요.

제게 할 일이 있다는 현실을 즐기면서 하나씩 처리해나가야겠습니다.

 

 

비가 자주 와서 ‘장마가 시작됐나?’했는데 아직 장마는 아니라네요.

올해 장마는 좀 늦는다지만 벌써 30도를 넘나드는 걸 보니 서서히 여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음... 올 여름은 어떻게 즐겨볼까요?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페르메이르의 ‘골목길’이라는 그림입니다.

화가가 자신이 살았던 동네의 모습을 그렸다고 합니다.

한적한 유럽의 작은 도시를 거닐다 눈에 들어온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1658년도 작품이라는데 요즘 작품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 오래됐지만 정갈한 집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오는데

바느질을 하는듯한 분과 청소를 하는듯한 분이 정갈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길바닥에서 놀이를 하는듯한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움을 더해줍니다.

평화로운 일상의 한 순간이 살며시 다가오는 그런 그림입니다.

 

 

오늘 방송은 그런 느낌으로 마치고 싶습니다.

바쁘고 어수선한 나날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편안함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떤날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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