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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노동자의 현실

버스 노동자의 현실

시내버스기사는 오전조, 오후조 2교대로 오전조가 되면 새벽 3,4시에는 잠에
서 깨어나서 대충 세수하고 출근해서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오후조는 오전 11
시에서 오후3시사이 교대할 수 있게 출근해서 오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1, 2
시 정도에 퇴근한다. 새벽 출근할 때와 한밤중 퇴근할 때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차고지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살거나 오토바이, 고물 승용차
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시내버스의 첫차는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한다. 첫차에는 건설 현장에 막노동하
러 나가는 아저씨, 식당 음식재료를 사가는 아주머니, 일찍 학교에 가는 학생
등 주로 탄다.
이 시간에는 항상 보는 얼굴이 있어 아주 반갑게 인사도 하면서 막히지 않는
새벽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가 출근시간이 되면서 도로가 막히고 승객이 많
아 "더 들어가 주세요, 잘 잡으세요, 다음 차를 이용해주세요." 말하랴,  잔
돈 거슬러 주랴, 안내방송 하랴, 방향 지시등 켜랴, 승객 묻는 말에 대답하
랴, 승객안전에 신경 쓰랴, 정말 중요한 운전하랴 손발이 바쁘다.
힘든 출퇴근시간이 지나가면 운행하기가 조금 나아져도  시내도로 교통사정이
나빠  배차간격을 지키려고 급하게 운행하다보면 신호위반, 운행질서 위반, 교
통사고로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제대로 가져가는 기사는 절반도 되지 않는
다.
운행차량 숫자를 늘리지 않고 한 바퀴라도 더 돌려 수익금을 늘리려는 회사는
앞차와 뒷차의 시간 간격인 배차시간을 빠듯하게 주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
이 다시 출발해야 할 정도다. 식사도 5분, 10분만에 급하게 먹어 위장병 걸린
기사도 많다. 식사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버스가 좀 늦어지면 승객들이 버스
에 타면서 "이 버스는 아예 운행하지 말아라, 이 버스 기다리다 약속시간 다
어겼다" 등 욕을 한마디씩 한다. 회사에서도 배차시간 지키지 않는다고 시말서
까지 쓰게 한다. 밥이라도 먹으려면 기사들은 급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다. 이
렇게 운행하다보면 교통사고와 승객이 차내에서 다치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처리를 해주어야 할 회사는 운전기사에게 부담을 지우려 하
고 이를 거부하는 기사에게는 시말서는 물론 퇴사할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안
전하게 운행하려면 회사와 승객에게 비난받고 급하게 하면 딱지(?)떼거나 사
진 찍혀 구청에서 개인 과태료 나오고……. 게다가 앞 뒤차 기사간 운행 때문
에 "빨리 가서 간격이 벌어져 뒤차인 내가 힘들다. 늦게 가서 나까지 휴식시
간, 식사시간이 없다. 운전을 그 따위로 하지 마라" 등 싸우기가 일쑤다.
운전기사가 부족하다고 항상 기사 구함이란 광고를 버스에 달고 다니면서도 정
규 정원에서 20% 정도 적게 유지해서 일주일에 한번 휴일에 쉬어야하지만 휴일
근무를 해야하고 한 달에 두 번 휴일이 있을까 말까 년 월차는 회사에 눈치 보
여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  
밖에서 보는 것은 어떤지 모르지만 시내버스기사로 생활하기가 힘들다. "평생
직장이 아니라 잠시 거쳐가는 직장이다, 다른 일 해야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생활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퇴사해도 회사만 바뀔 뿐이지 버스기사로 생활하
는 사람이 많다. 배운 것이 운전뿐이라 한번 기사는 영원한 기사인 것이 현실
이다.
서울시내버스 운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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