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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43회 – 붉은 팥죽과 화이트 크리스마스

 

 

 

1

 

읽는 라디오 불을 꼅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지난 주에 성민씨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그에 대한 얘기를 해드렸더니 곰탱이님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저도 그 마음을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곰탱이님도 얼마 전에 친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던데

그래서 안타까움이 더 끈적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성민씨는 누구에게도 연락할 사람 없이 그저 상주로서 장례식장을 지켰다고 했는데

이곳에서는 일부러 찾아와 마음을 전해주는 분이 계셨네요.

 

곰탱이님은 읽는 라디오가 ‘쉬고 싶은 사람이 마음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라고 얘기해주셨는데

저는 ‘외로운 이들이 그 외로움을 편안하게 발산할 수 있는 고해실’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남겨진 흔적들은 더 따뜻하고 편안한 것 같습니다.

 

아버님을 떠나보낸 성민씨나

친한 분을 떠나보낸 곰탱이님이나

아니면 그저 이 글을 읽고 계신 어떤 분이거나

부디 편안하고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 전에 동지라고 동생이 팥죽을 사들고 왔습니다.

주문이 밀려서 세 시간 걸려 사온 팥죽이라고 했습니다.

동지인지도 모르고 있던 저는 동생이 내미는 팥죽을 보고 살며시 웃었습니다.

죽집에서 사온 간단한 팥죽을 먹으면서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주변은 쓸쓸하기만 하고

세상은 나와 상관없이 어지럽고

차가워지는 날씨에 온기를 좀처럼 찾기 어려운 요즘

그런 현실을 한탄만 하고 있었는데

팥죽 한 그릇을 먹으며 반성도 했습니다.

 

세 시간을 기다려 팥죽 한 그릇을 사들고 갈 수 있는 마음이 제게도 들어왔습니다.

 

 

3

 

올해 크리스마스는 오래간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됐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한복판인데다가 눈의 축복이 과해서 그리 낭만적이지 않네요.

그래도 성탄절이니만큼 마음은 조금 포근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게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과

충분히 사랑을 나누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합니다.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읽는 라디오 열심히 진행하면서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무진장 떠들어대면

어느 순간 제 마음 속에 사랑이 자리 잡을 것을 믿습니다.

그것이 온누리에 퍼지는 아기예수의 사랑이겠죠?

 

 

 

(조동진의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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