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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공유합니다 - 5

20년쯤 전에 법정스님의 ‘무소유’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현실에 의해서 무소유를 경험했습니다.

쌓아놓고 싶어도 쌓을 수 없는 것이 부와 명예와 권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냉정한 현실에 짓눌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저의 무소유정신이었습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평소 법정스님의 정신을 찬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에게도 법정스님의 강연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몽준 대표는 법정스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법정스님은 정몽준 대표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성민 smkim18@hanmail.net


암베드카르 평전 (필맥, 2005년판) : 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 민족의 단결과 독립을 주장한 간디와 달리 암베드카르는 계급적 억압을 구조 짖는 힌두교를 비판하면서 불가촉천민의 단결을 주장했습니다. 철저히 소외계급에 기초해서 사회를 변혁하려 했던 그는 현실 정치 속에서 사회주의에서 사민주의로, 사민주의에서 불교로 사상적 변화를 이어갑니다. 암베드카르의 정치적 행보에 집중하다보니 사상적 깊이나 얇아졌고, 거대한 인도가 너무 작은 신생 독립국처럼 그려진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예브게니 오네긴 (열린책들, 2009년판) : 알렉산드르 뿌쉬낀은 우리나라에 시인으로 잘 알려진 러시아 근대 문학가입니다. 이 책은 진부한 사랑얘기에다가 1800년대 초반의 러시아 상황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운문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이 소설은 매우 자유롭고 재미있습니다. 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은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얘기를 풀어가는 뿌쉬낀의 재주 역시 식상한 내용을 식상하지 않게 만듭니다.


군주론 (까치, 2009년판) : 마키아벨리의 유명한 책입니다. 르네상스 시기 인문 정신을 바탕으로 냉혹한 정치 논리를 풀어나가는 마키아벨리의 탁월한 능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러 공화국들의 대립과 외국의 침략 속에서 군주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처신을 해야 할 것인가를 풍부한 예를 들어가면 간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지배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그리고 그런 얘기를 포장하지 않고 분명하게 써내는 마키아벨리의 당당함이라니...


코민테른 (서해문집, 2009년판) : 케빈 맥더모트와 제레미 애그뉴라는 두 공산주의 역사학자가 코민테른의 탄생과 해체까지의 기간을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공산주의 세계혁명의 지도기관으로 만들어진 코민테른이 어떻게 소련 공산당의 부속물로 전락해서, 스탈린 통치를 뒷받침하는 허울로 변한 뜻에 해체되었는지를 자세하게 분석해놓고 있습니다. 학자다운 꼼꼼함이 돋보이지만, 학자다운 냉철함은 당시 계급대중의 열망을 읽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변질되어가는 코민테른의 영향력 속에서 비타협적인 식민지 해방투쟁을 벌였던 이 땅의 사회주의자들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스코트 니어링의 희망 (보리, 2005년판) : 사회주의자이자 생태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이 냉전이 맹위를 떨치던 1965년 제국주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외친 반제국주의 강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읽으면 기술의 진보와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역사와 대중에 대한 믿음을 놓치지 않는 불타는 열정은 당시 80세가 넘은 나이에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문화대혁명, 또 다른 기억 (그린비, 2008년판) :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극좌 모험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많이 거론 되는 오래지 않은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 책을 쓴 천이난은 당시 16살의 견습공으로 자신이 겪은 문화대혁명의 경험을 생생한 다큐멘타리처럼 써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공산당 관료권력에 맞선 조반파 노동자가 경험했던 문화대혁명 10년의 경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최고지도자에 의한 위로부터의 지침과 아래로부터의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매우 역동적으로 나타납니다. 세계를 혁명적 열정으로 뒤흔들었던 68년 혁명이 그렇게도 칭송했던 문화대혁명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요? 800쪽이 넘는 꽤 두툼한 책을 읽고 나면 역사의 소용돌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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