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책을 공유합니다 - 16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젠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 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 버린 새를 그려 새장 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 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간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장맛비 속에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기분은 가라앉는 날

이상은의 노래를 듣다보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렇게 잠시 삶의 여유가 찾아옵니다.

여유롭게 책을 읽기 좋은 때입니다.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성민 smkim18@hanmail.net


어둠의 속도 (북스피어, 2007년판) : 자폐아들의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본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그러면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것의 기준이 헷갈립니다. 그리고 세상을 호흡하는 방법도 달라지고요. 이 소설을 쓴 엘리자베스 문 역시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폐아들의 생각과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또 다른 자폐아에 대한 소설을 연상시키는데, 자폐아의 심리를 자세하게 그리다보니 조금 장황한 느낌이 있습니다.


88만원 세대 (레디앙, 2007년판) : 이 땅의 20대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무거운 현실을 얘기한 책입니다. 이론적 도식이나 통계와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20대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쉽게 얘기를 풀어가는 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의 지은이는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들은 촛불을 드는 대신 도서관에서 토플책을 펴고 있었습니다. 20대들의 마음 깊은 곳의 얘기를 드러내지 못한 한계는 현실에서 그렇게 나타났습니다.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 (삶이 보이는 창, 2006년판) : 2004년 구미의 금강화섬이라는 회사가 폐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그에 맞서 1년 7개월을 싸웠습니다. 화섬사업장에 몰아닥친 구조조정에 맞선 싸움 속에 깨지는 투쟁을 무수히 보면서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갔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금강화섬노동조합에서 펴낸 이 책은 그 투쟁의 기록입니다. 두툼하게 이런 저런 투쟁 자료들을 건조하게 모아놓은 여타 투쟁백서와 달리 이 책은 두툼하지도 않고 건조하지도 않습니다. 그 열정과 아픔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지구영웅전설 (문학동네, 2008년판) : 아주 재치 있는 글쓰기로 지질이도 못난이들의 삶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박민규의 초기 장편소설입니다. 바나나맨이 슈퍼맨과 배트맨과 원더우먼과 아쿠아맨과 함께 악당들을 무찌르지만 그는 별 볼일 없는 꼬봉일 뿐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정의감을 잃지 않고 랄라라랄라라 노래를 부릅니다. 미제국주의 문화에 대한 반성과 조롱이 패배의식 없이 그려지지만 조금 어설프기는 합니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요즘 박민규의 소설들보다는 초기의 소설들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체 게바라 평전 (실천문학사, 2000년판) : 혁명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에 대한 책들은 무수히 나와 있지만 이 책이 가장 많이 읽힌 책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장 코르미에라는 프랑스 기자가 오랜 세월 모은 체 게바라에 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리한 이 책은 혁명에 대한 그의 꿈과 열정을 감상적이지 않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삶을 차분하게 따라갈 수 있지만, 그의 심장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인간에 대한 오해 (사회평론, 2005년판) : 미국의 유명한 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쓴 인종주의적 우생학과 창조론에 대한 비판서입니다. 창조론자들과 우생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기만적인지 하는 점을 철저한 과학자의 시각에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관점에 따라 사회적, 역사적, 인문학적 지식이 함께 녹아든 글쓰기가 인상적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