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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83회 – 겸손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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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스워 보이냐? (39회)
1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하루 진행을 맞은 회색구름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송 진행은 처음이라서 미숙하더라도 이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신 곳 날씨는 어떤가요?
추위가 많이 풀렸죠?
오늘 하루는 어떻게들 보내시고 있을까...
힘내시라고 얘기해 드리고 싶네요.
노래 하나 들을까요?
성민씨가 가능하면 밝게 진행해 달라고 했는데
이런 노래 어떨런지요.
랄라 랄라 랄라 랄라~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랄라라~랄라 랄라 랄라~
문득 외롭다 느낄 때 하늘을 봐요~
같은 태양아래 있어요 우리 하나예요~
마주치는 눈빛으로 만들어 가요
나즈막히 함께 불러요 사랑의 노래를
작은 가슴 가슴 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랄라라~ 랄라 랄라 랄라~
혼자 서는 이룰 수 없어 세상 무엇도
마주잡은 두 손으로 사랑을 키워요
함께 있기에 아름다운 안개꽃처럼
서로를 곱게 감싸줘요 모두 여기 모여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
랄라 랄라 랄랄라라~ 랄라 랄라 랄라~
작은 가슴가슴 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 가요 아름다운 세상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
랄라 랄라 랄랄라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랄라 ~
랄라 랄라 랄랄라라~ 랄라 랄라 랄라~
2
시작부터 횡설수설해서 죄송합니다.
성민씨가 편하게 제 얘기하면 된다고는 했지만
오프닝이라는 것이 은근히 신경 쓰이네요.
저는 올해 32살이 된 여자입니다.
그저 그렇게 살아와서 별로 저에 대해서 소개할 것은 없어요.
작장을 다니다가 그만 둔지 2년이 됐고
가끔 아르바이트 하면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 방송이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방송이라고 해서...
이 방송을 보시는 분들 중에도 하루하루 그냥 살아가는 분들이 많은가요?
꼭 그런 분들만을 위한 방송은 아니겠지만
그런 분들이 들으신다면 제 얘기를 쉽게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노래 하나 더 들려 드릴게요.
몇 시쯤일까
창문 사이로 무심한 햇살
눈을 떠보면
항상 똑같은 내 방이지만
믿을 수 없어
이건 꿈이 아냐 텅 빈 그 자리
이렇게 또 다시
하루를 살아야 나의 죄가
오오오~ 너무도 낯선 아침
보내지도 못한 편지처럼
너무도 낯선 아침
깨져버릴 그 얘기처럼
그저 몰랐다고
믿고 싶을뿐야
맨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어
아니길 바랬어
이 나쁜 예감
지울 수 없어
두 눈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
뜨거운 무엇이
얼굴을 흘러야 나의 죄가
오오오~ 너무도 낯선 아침
보내지도 못한 편지처럼
너무도 낯선 아침
깨져버릴 그 얘기처럼
3
지난 설에 고향에는 다녀오셨나요?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겠지요?
저는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고향이 가까워서 설날 아침 일찍 내려갔다가 그날 늦게 올라왔어요.
그날 저녁에 가족들이 전부 모였어요.
오랜만에 조카들 재롱 지켜보는 재미는 좋았어요.
그날 가족 모임의 주된 내용은 부모님 해외여행이었어요.
작년 연말에 오빠랑 동생네가 모여서 그런 얘기가 나왔나 봐요.
베트남여행을 시켜드리기로 해서 준비가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오빠가 여행사쪽을 알아보고 있고
큰 동생이 여행 준비를 위한 자잘한 것들을 챙기고 있고
미혼인 막내는 여행 경비로 20만원을 건넸어요.
부모님은 기분이 좋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하셨고요.
조카들도 자기들 선물 사오라고 한 마디씩 거들었죠.
저는 아무 말 없이 지켜보기만 했어요.
가족들이 저를 무시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제 처지를 이해하니까 사는 형편이 나은 형제들끼리 준비한 거죠.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가족들 사이에서 이렇게 소외되니까 기분이 좀 그렇데요.
4
원래는 그날 하루 고향집에서 자고 올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날 가족 모임이 끝나고 나서 뒷정리를 하다가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 말았어요.
사소한 문제로 약간 언쟁이 있었는데
제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그냥 폭발해버렸어요.
평소 같으면 그런 아버지가 참으셨을 텐데
그날은 아버지도 폭발해버렸어요.
서로 막말이 오가면서 장난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제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며칠 동안 많이 심란했어요.
아르바이트 자리가 하나 들어오기도 했는데 거절하고 집에만 있었죠.
제 성격이 원래 서글서글해서 사람들이랑 잘 어울렸거든요.
그런 제가 2년 만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외톨이가 되어 버렸어요.
그러다보니 성격도 많이 까칠해졌고
감정조절도 잘 되지 않고
한 번 폭발하고 나면 며칠 동안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요.
가만히 두세요.
만지지 말아요.
나의 무엇을 당신이 아시나요,
그냥 지나가 줘요.
아무도 몰라요.
침묵해 주세요.
단어는 마음을 에는 비수,
날 내버려 둬요.
아무 것도 아무에게도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아요.
누구라도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니까.
상냥한 침묵과
따스한 외면만이
오로지 나를 위로해 주어요,
날 내버려 둬요.
아무 것도 아무에게도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아요.
누구라도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니까.
상냥한 침묵과
따스한 외면이
오로지 나를 위로해 주어요,
날 내버려 둬요.
5
어제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신다고 해서 전화를 드렸어요.
아버지께 미안하다는 얘기는 못 드리고 잘 다녀오시라고만 했어요.
아버지는 감정이 아직도 풀리지 않으셨는지 건성으로만 대답하시더라고요.
그렇게 건조한 얘기만 몇 마디 오가다가 전화를 끊으려는데 아버지가 한 마디 하셨어요.
“이제 너도 직장을 구하든, 결혼을 하든 해서 제 앞가림을 해야 하진 않겠냐?”
울음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았어요.
그리고 오래간만에 혼자 술을 먹었어요.
술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그동안 많이 참아왔었는데...
세상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저에게서 멀어져 갈 때
제 어릴 적 친구들이 저를 위로해줬어요.
제 어릴 적 친구들의 위로마저 시들해져 갈 때
제 형제들만이 제에게 도움을 줬어요.
제 형제들의 도움 속에 은근한 무시의 기운이 느껴질 때
부모님만큼은 제 투정을 받아주셨어요.
이제, 그 부모님도 제 투정에 지치셨나 봐요.
저의 마지막 보루가 그렇게 살며시 무너져버렸어요.
막걸리 두 병을 마셨더니
술을 취하지 않는데
마음은 조금 진정이 됐어요.
그렇게 용기를 내서 일을 벌였어요.
이불을 펴고
수건 석 장을 손목 아래 깔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하고
그었어요.
무섭다는 생각을 하면 더 무서워지기 때문에
양들을 세기 시작했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양 다섯 마리
......
그렇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죠.
나 이제는 너를 잊으려 하네
아직 못 다한 사랑을 여기에 남긴 채
나 이제는 나의 길을 가야만하네
아직 모르는 곳이지만 너를 두고 가려하네
수많은 별들이 가득한 이 밤
창가에 스치는 얼굴들
모든 것이 여기에 있는데
내가 정말 떠나야 하는지
잊지 말아요, 우리의 사랑을
잊지 말아요, 그날의 기억들을
이제는 시간이 됐나요
그대여 안녕~
6
그렇게 죽은 지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았네요.
아직 제 몸은 제 방에 그래도 누워있어요.
사람들의 저 볼품없는 몸뚱이를 발견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빨리 처리해줬으면 좋겠는데...
이 방송을 보시는 분에 중에 누가 저를 아는 분에게 연락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죽었다고...
날씨가 많이 풀려서 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
이런 우울한 내용으로 방송을 진행해서 죄송합니다.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여러분, 제 얘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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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에서 들려드렸던 노래는
유리상자의 ‘아름다운 세상’
델리스파이스의 ‘낯선 아침’
김윤아의 ‘가만히 두세요’
장덕의 ‘예정된 시간을 위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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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송에도 누군가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방송에 대한 의견도 좋고
전하고 싶은 얘기도 좋고
광고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도 됩니다.
아니면 쓸데없는 얘기 주절거려도 되고요. ㅋㅋㅋ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문을 열어 놓고 있겠습니다.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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