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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농의 샘, 보는 이의 마음까지 경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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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기도
- 김재진
내가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더 외롭게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가
나를 그리워하는 그 누군가에게
떠올리기만 해도 다칠 듯한
아픔으로 맺히는 대상이 되지 않게 하소서.
순간을 머물다 세상과 멀어져도
눈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미소로 남으며
내게 기대는 그 누군가에게
그 자리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고마운 존재가 되게 하소서.
오늘 방송은 멋있는 시 한편으로 시작해봤어요.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입니다.
시 어때요?
이 방송에 가끔 사연을 보내주시는 윤선생님이 보내 주신 시인데요
저는 이 시를 처음 읽어보고는
공자님이나 부처님이 말하는 구닥다리 고전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너무 옳은 얘기만 늘어놓았잖아요.
내용은 엄청 쉬운데 실천하는 건 엄청 어려운...
그런데 방송에 소개하려고 몇 번 더 읽어봤는데요
자꾸 가슴이 찔리는거 있죠?
그러다가 슬퍼졌어요.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더 외롭게 만들었고
나를 그리워하는 누군가에게 떠올리기만 해도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을 줬고
세상과 멀어져서 눈물로 남게 했고
내가 그 자리에 없는 것 하나만으로 고통이 되게 만들었으니까요.
하~~
자살하면 이런 것들이 남는답니다.
아직 살아계신 여러분은 어떤가요?
2
안녕하십니까, 성민입니다.
저는 며칠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요즘 농업기술센터에서 하고 있는 감귤 전정기술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론교육과 현장교육에 이어 처음으로 현장실습을 해보는 날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전정이라는 걸 해보는 저는 가지를 자르는 게 긴장이 됐습니다.
그래도 배운대로 해본다고 나름 열심히 가지를 잘랐습니다.
생각보다 전정을 많이 했고 작은 실수도 있었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약간 쑥스러웠는데,
옆에서 어떤 두 분이 제가 한 전정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입을 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나 웃음기까지 섞어가면서 은근히 조롱하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가슴에서 뭔가 올라와서 머리가 뜨거워지더군요.
전정교육을 하다 중간에 간식시간이 있었습니다.
센터에서 준비한 빵과 우유로 출출함을 달래는 시간입니다.
종이컵을 들고 우유를 먹기 위해 기다리다가
앞에 분이 저에게 우유를 내밀길래 저보다 먼저 기다리던 분에게 양보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양보를 받은 분이 제 컵에 우유를 먼저 비워주시더군요.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었지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날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즐거웠던 기억은 금방 사라지고
불쾌했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농사를 위해서 밭을 갈고 있습니다.
한 번은 깊게 갈고, 또 한 번은 고르게 펴서 갈아주는데
두 번의 밭갈기를 다른 분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첫 번째 깊게 갈기는 돈을 받고 해주는 사람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모든 게 자기 마음대로입니다.
미리 부탁을 해도 바쁘다면서 1주일 늦게 와서 밭을 갈다가
트렉터가 고장났다고 중간에 가버리고는 다시 1주일만에 나타났습니다.
1시간이면 끝날 일을 그렇게 애를 태우면서 했습니다.
밭을 갈다가 커다란 바위들이 나와서 트렉터로 치워달라고 부탁했더니
5만원을 더 얹어서 받고는 대강대강 처리하고 가버렸습니다.
왕짜증이었습니다.
두 번째 고르게 갈기는 다른 사람을 알아보는데
다행히 아는 형님에게 트렉터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끔 밭일도 도와드리고 울금도 갖다드리고 하는 친척분인데
전화 한 통화에 기꺼이 승낙을 해주셨습니다.
자기 밭처럼 아주 정성스럽게 갈아주셔서
1시간이면 끝날 일을 2시간 반이나 걸려서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일을 마치고 돈을 드렸더니 받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찾아가서 돈을 드리려고 했는데 끝까지 받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미안하고 고맙고 기분좋고, 뭐, 그랬습니다.
밭에서 수확하는 게 있으면 친척형님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갖다드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밭을 갈아줬던 분은 다시는 찾지 않을 겁니다.
즐거운 기억보다는 불쾌한 기억이 오래가지만
착하게 살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집니다.
김수철이 부른 ‘치키치키 차카차카’ 들어볼까요.
3
밭 중간에 돌담을 두른 무덤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제주도만의 독특한 무덤형태입니다.
무덤이 있는 곳에 밭을 경작한 것인지
밭이 있던 곳에 무덤을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이곳에는 곳곳에 이런 무덤들이 있습니다.
밭 중간에 이런 무덤이 있으면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경작하기에도 불편한 게 많습니다.
그래도 다들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며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이런 불편함 속에서도 별 문제없이 갈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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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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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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