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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농의 샘, 보는 이의 마음까지 경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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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며칠 전 고추 모종을 심던 중
일하는 방식을 놓고 아버지와 대립하다가
심한 말다툼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홧김에 고추 모종을 모두 던져버리고
바닥에 깔아놓은 멀칭 비닐도 다 벗겨버렸습니다.
힘들여 심어놓은 고추 모종으로 가득해야 할 밭이
텅 비었습니다.
한 달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고추농사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정차식의 ‘용서’)
2
아버지와 심한 다툼이 있었던 날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저의 분노를 정당화해줬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아버지를 보지않겠다고 결심도 했습니다.
둘째날에는 제주도를 떠날 생각을 했지만
세상에서 밀리고 밀려 이곳에 내려온 저는
여기를 떠나서 갈 곳이 없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자살이라는 놈이 슬며시 다가왔지만
꼬마인형이 했던 말들도 떠오르고
자살의 유혹은 예전처럼 강하지 않았습니다.
셋째날에는 잡념을 떨어버리려고
아는 형님댁에 가서 일손을 도우고 가볍게 막걸리도 한 잔 했습니다.
기분이 살짝 펴지려는데
아버지가 연락이 안된다는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왔고
저는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어 흐느끼는 어머니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지만
저는 더욱 매섭게 댓구를 하고 전화를 끓었습니다.
넷째날에는 오일장에 가서 모종 몇 개를 사왔습니다.
밭 한 쪽에 모종도 심고 잡초도 뽑으면서 이런 저런 궁리를 했습니다.
뭘 심어야 할지, 어떻게 재배를 해야할지 자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쌓이는 빨래도 은근히 신경 쓰이고
비어가는 냉장고를 채워넣는 것도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다섯째날 새벽 일찍 일어나 명상을 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기운을 돋우고
그 기운을 부모님에게 전했더니
부모님이 다시 나에게 기운을 보내왔고
그 기운을 또 다른 이들이게 전했습니다.
명상을 마치고 마음이 가벼워진 저는 아침을 먹고
부모님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반찬을 챙겨달라고 하고는
아버지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게 화해를 하고 다시 돌아와 잡초를 뽑았습니다.
아직도 저는
누군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워야 할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내 안의 가시들을 더 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며칠이었습니다.
(Two Chairs의 ‘그리다’)
3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오늘 방송 내용이 엄청 무겁죠?
후후, 진행자 상태가 그런걸 어쩌겠어요.
뭐, 세상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데
무거울 때 아닌척하고 밝은 얘기하는 것보담
무거우면 무거운 그대로 말해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괜히 방송 보는 분들 기분 다운시키나요?
그렇다면 공동 진행자로서 죄송하다는 얘기를 해야겠네요.
사실 성민이 상태가 이래서 저 혼자 진행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요
이럴 때 성민이를 뒤로 밀어버리는 것보담
앞으로 불러내서 아무 얘기나 하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여러분들 중에 혹시 성민이처럼 상태가 안 좋은 시간을 보내시는 분이 있을까요?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뒤로 물러나지 말고 앞으로 나와서 아무 얘기나 해보세요.
제가 귀를 쫑긋하게 세우고 그 얘기를 듣고 있을게요.
상태가 안 좋은 분들을 위해 제가 특별히 노래 하나 불러드릴게요.
이 노래 듣고 울지마세요~
하나, 둘, 셋, 넷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서있는데
토끼 한 마리가 뛰어와
문 두드리며 하는 말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날 살려주지 않으면 포수가 와서 빵~ 쏜대요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서있는데
토끼 한 마리가 뛰어와
문 두드리며 하는 말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날 살려주지 않으면 포수가 와서 빵~ 쏜대요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
어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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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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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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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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