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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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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에서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의 아흔 아홉 번째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민입니다.


한여름의 숨막히는 더위는 그저 견디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같으면 견디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듯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는 한 견디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는한데...


이렇게 생각해보죠.
숨막히는 것도 보름을 넘기니까 조금 적응이 되는지 그 속에서도 숨을 쉬더군요.
더위에 지치기는 하지만 조금은 적응이 돼서 견딜만 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만 더 참으면 더위도 지쳐서 조금씩 기운이 약해질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기분이라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요?


아니라고요?
음~ 그러면 뭐...
생각을 하지 말아보세요.
너무 더우면 만사가 귀찮아져서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지잖아요.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멍때리는거죠.
멍때리면서 가만히 있는 게 힘들면
그냥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따라가보기도 하고
그러다 지치면 또 멍때리고


멍때리기에 좋은 연주음악 하나 들려드릴게요.
Kevin Kern의 ‘Remembering the Light – Sea(Mar)’입니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머리를 비워보세요.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은 녹두가 익은 모습입니다.
꺼멋게 된 것이 익은 건데 이걸 매일 따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떨어져버리거든요.
따는 건 어렵지 않은데 매일 따야하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7월말부터 녹두가 익기 시작해서 계속 따고 있습니다.
더위가 한참 위력을 떨치고 있을 때 말입니다.
땀을 줄줄 흘리며 모기와 전쟁을 벌이는 것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녹두를 따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매일 허리를 숙여 녹두를 따다보니 근육통이 와서 병원에도 다녀왔습니다.


벌써 수북히 쌓인 녹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걸 팔아봐야 이것저것 빼면 남는 돈은 많지 않겠지만
수확은 즐거운 일입니다.


만만치 않은 폭염이 숨을 막히게 하지만
저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땀을 흘리며
올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3


2년전만 해도 성민이가 여름을 보내는 방법은 아주 달랐습니다.
경기도에 살던 저는 아침 늦게 일어나서 적당히 아점을 먹고는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립니다.
그리고 빌린 책을 들고 지하철을 탑니다.
지하철 개찰기를 통과하면 최장 5시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원한 지하철 안에서 5시간을 보냅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을 찾아다니지만
지하철에서 5시간을 보내는 건 사람에 시달리는 일입니다.
가장 경제적이면서 가장 피곤한 피서법입니다.


지금의 성민이는 별다른 고민없이 아침 저녁으로 녹두를 따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은 힘든 것도 생각할 여유없이 바쁘게 지나고 있습니다.
틈틈이 영화도 보고, 조카들 장난감도 사고, 종이접기도 하고 있습니다.
가끔 막걸리를 마시며 여름밤의 열기를 식혀보기도 합니다.
조금 있으면 녹두에 이어 재배에 들어갈 브로콜리 종자를 심어야합니다.
사랑이 산책을 자주 시켜주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성민이는 올 여름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2년 전 성민이는 즐겁고 행복한 사람을 볼때면
기운이 빠지고 짜증이 나고 역겹기까지 했습니다.
2년 전 성민이가 지금의 성민이를 보면 어떨까요?
그때의 성민이랑 막걸리 한 잔 했으면 좋겠네요.

 


(‘김사월x김해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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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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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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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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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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