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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8
    사과즙 판매
    깡통

나의 걱정

나의 걱정

이번 추석 연휴가 시작될 때 부모님이 계신 충북 보은으로 차를 몰았다전 날 늦게 잠이 든 아이들을 깨워서 7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건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차는 부모님이 사시는 곳이 아니라 아버지가 일하고 계신 곳으로 갔다부모님께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과즙을 짜고 계셨기 때문이다. 15시가 돼서야 도착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와 집으로 가고나는 3시간 정도 아버지와 함께 일을 했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시고 어머니가 오셔서 뒷마무리를 하시는 아버지만을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새벽 아버지와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아버지가 10월과 11월에 내려와 일을 할 수 없느냐는 말씀을 하셨다농촌에서 일당 10만원은 받는다며많이는 못 주고 그 정도 줄 테니 내려와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신다.
  
사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9월부터 11월까지는 바쁘시기 때문에한창 바쁠 때는 동네에서 일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나보고 내려와 함께 일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신다.
  
사실 전 날 어머니에게 시민회에서 월 75만원을 받는 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그 이야기를 들으신 것 같다.
  
나이 스무 살에 나를 낳으신 동갑내기 부모님이제 일흔둘얼마나 더 일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길어야 3~4년 이지 않을까?
  
아버지가 주식으로 가진 집까지 팔았고결국 고향으로 가고 싶으셨던 어머니와 달리 고향으로는 가기 싫으시다 며 선택한 곳이 지금의 보은이다보은에는 내게는 사촌누나가 살고 있다그 사촌누나의 아들이 사과농사를 하고 있는데그곳으로 가셔서 손자가 하던 공장에서 임대료를 내시고는 인근 농장에서 가져온 사과를 즙을 짜주는 일을 하시거나사과를 사셔서 즙을 짜 팔고 계신다.
  
그런데 사과즙 짜는 일이 쉽지는 않다이른 아침부터 무거운 사과콘티박스를 들고 나르고사과를 씻고잘게 부셔서 끓이고즙으로 만들어 포장하고나르는 일이 쉽지 않다일이 끝난 뒤 청소까지 마무리 하면 저녁이 된다이번에 가니 아버지가 허리에 보호대를 하고서 일을 하고 계셨다
  
아버지는 더 일을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시지만 내가 보기에 길어야 3~4년 일을 더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문제는 농촌에 사시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약값이 만이 들기 때문에 적지 않은 생활비가 필요한 상황이다그런데 두 분께 필요한 만큼의 생활비를 보낼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보통은 나이가 50이 넘으면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살아야 하건만 나는 내일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더군다나 아이들은 성장하는 만큼 돈을 쓰려고 하는데가진 것이 없다.
  
당장 먹고 사는 것도 버거운 상황에서 몇 년 뒤 부모님 생활비를 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못하는 게 걱정이다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가진 것도 없고재주도 없다그런데 내 나이 벌써 52.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로 시골 목회 자리라도 있느냐고 물으신다
  
내 나이 때 아버지는 무엇을 하셨을까? 32. 30 결혼하지 않은 두 아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그래서 더더욱 아버지는 주식을 하셨는지 모르겠다자식들을 먹여 살려 보려고.
  
나는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까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하나아니면 어디 유치원 차라도 운전을 해야 하나?
  
목회를 할 수 없어서 선택한 곳이 열린사회구로시민회였고갈등이 싫어 선택한 것이 계단청소였으나돈 보다는 이상을 따라 다시 선택한 것이 열린사회구로시민회였다하지만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상근 활동도 오래 못할 것 같고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자리는 어디에 있을까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가야 할까알 수 없다정말그러니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지난 2019년 9월 17일 열린사회구로시민회 글쓰기 모임의 글감 나의 고민’ 또는 페미니즘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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