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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01
    딸의 질문에 답하기.
    깡통

딸의 질문에 답하기.

하경이가 다니는 대안학교에서 주제수업을 하면서 인터뷰한 이야기(이하경 초등학교 3학년 주제학습 중 2015.06.19.)에 있는 내용을 생각하면서 하경이에게 쓴 편지입니다. 언젠가 아내가 자기 자랑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던 것이 떠올라 고민을 했지만 혹여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올립니다.

 

 

하경아 지난 번 입양에 대해 엄마 아빠 인터뷰 한 것을 아빠가 다시 글로 적어서 네게 보여주려고 했는데 자꾸 미루다 이제서야 적어본다.

 

1. 엄마 아빠는 나를 입양을 하게 됐나요?

 

엄마 아빠는 사실 결혼 전부터 입양에 대해 생각을 했었단다. 둘이서 아이도 낳고 입양도 하자고 했었는데 엄마가 많이 아파서 결국 입양만 하게 되었지^^

 

하경이 널 입양하기 전 아빠가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옮겨 봤어.

 

2006년 4월 15일 제목 : 넌... 가슴으로 낳은 딸

 

하경아 가끔은 엄마, 아빠가 네가 원하는 만큼 잘 해주지 못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엄마, 아빠는 하경이를 위해 아주 오래 전부터 기도하고 있었단다. 엄마 아빠는 결혼 전부터 둘이서 입양을 하자고 했었거든...

 

하경이를 엄마, 아빠가 아이를 못 낳기 때문에 입양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 우리 하경이가 알아줬으면 해... 엄마, 아빠가 아이를 낳을 수 있었어도 우리 하경이를 입양했을 테니까...

 

2. 입양을 한다고 했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엄마 아빠가 입양을 한다고 하자 입양 결정을 잘 했다고 하는 분도 계시고, 엄마 건강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단다.

 

 

2006년 4월 4일 제목 : 하경이를 기다리며

 

아내의 몸 상태를 생각하여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고...

입양이라는 선택을 잘 했다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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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딸랑이와 첫병 소독기와 하경이 양말을 주위분들이 하나 둘

보내 주시고 있습니다.

 

3. 입양을 결정하고 엄마 아빠는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무엇을 준비했나요?

 

아빠는 엄마 건강도 걱정이 되었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 그래서 한국입양홍보회에 들어가 먼저 입양한 가족들이 적었던 일기들을 거의 다 읽었단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입양특례법 등을 찾아보는 등 입양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했단다.

2006년 4월 4일 제목 : 하경이를 기다리며

 

요즘은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아내가 비가 오는 날엔 아픈 티를 많이 내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아픈 티를 내면 많이 망설이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조만간 어여쁜 딸을 공개 입양하려고 합니다.

벌써 이름도 지었습니다.

 

이하경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하경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내의 몸 상태를 생각하여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고...

입양이라는 선택을 잘 했다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남편인 저는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하경이를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입양을 하자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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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딸랑이와 첫병 소독기와 하경이 양말을 주위분들이 하나 둘

보내 주시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경이가 오면 아내가 육체적으로 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지금처럼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친정에 간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통해

몸이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듣고는 하경이를 조금 더 있다가

데리고 오자는 말을 해 버렸습니다.

 

비가 오기 전이라 몸이 많이 아팠던 것 같습니다.

 

입양을 결정하기 까지 과정을 시간 날 때 하나 둘 정리하려고 합니다.

 

이 포스트에는 딸 하경이에 관한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하경이 동생들이 생긴다면 하경이 동생들에 대한 이야기도 적으려 합니다.

 

그래서 하경이와 하경이 동생들이 글을 읽으며

아빠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 엄마 아빠는 나에게 입양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어땠어?

 

하경이에게 입양에 대해 다른 입양 가족보다 좀 더 일찍 알려줬던 것 같아. 그래서 가끔 네가 하는 말 때문에 어른들이 당황하는 일이 생기곤 했단다.

 

2010년 9월 8일 제목 : 엄마가 둘, 아빠가 둘

 

하경이가 몸이 좋지않아 화요일에 어머니에게 SOS를 했다.

손녀 딸이 아프다는 소리에 아침부터 달려오셨다.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을 함께 먹은 후 집으로 돌아가시던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한 마디 하신다.

 

하경이가 아빠가 둘, 엄마가 둘이라고 그러더라....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더구나...

 

어머니 그거 우리가 가르쳐준거예요

그러냐 괜한 걱정했구나...

 

하경이에게 자신을 낳은 엄마가 있고 지금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때 나름 걱정도 많았다.

조금 더 큰 다음에 알려줘야 하는 건가? 그렇다면 얼마나 커야 하는 거지?

 

많은 입양 부모들은 어린나이에 입양아동에게 입양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다.

지금의 나나 아내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경이를 호적에 올릴 때도 출산으로 해야 하나 입양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입양으로 호적에 올렸다.

그래서 입양아동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라도 없애는 것이 하경이를 위한 길이라 생각해서 가끔 글도 쓴다.

 

김길태 사건 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의 대부분은 입양에 대한 편견 속에서 쓰여졌다.

 

입양은 혈연을 통하지 않고 사회적이고 법적인 과정을 통해 영구적인 부모와 자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경이와 나는 사회적이고 법적인 과정을 통해 영구적인 아빠와 딸이 된 것이다.

즉, 나는 하경이를 낳은 친생부모는 아니지만 난 하경이의 친부모인거다.

 

입양부모는 천사도 아니고, 어떤 미담의 주인공들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단지, 한 아동이 입양을 통해 부모를 만나는 것,

즉, 한부모이든 두명의 부모이든 한 아동에게 영구적인 부모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경이에게 언제 입양 사실을 말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하경이가 아빠가 둘, 엄마가 둘 이라는 사실을 무척 자랑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하경이가 다니는 궁더쿵 어린이집에서 한 엄마가 당황했었다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자기는 엄마가 둘, 아빠가 둘이라는 소리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단다.

 

하경이가 하는 소리에 하경이 할머니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경이에게 우리 부부가 이야기를 했다는 소리에 안심이 되시는 것 같았다.

 

언젠가 하경이가 이런 말을 했다.

 

깡통(내 별명이다)은 예쁜이 할머니(할머니가 그렇게 부르라고 했다)가 낳았고,

징검다리(아내의 별명이다)는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가 낳았고,

나는 다른 엄마가 낳았어

 

지난 번 종단 연구때에도 하경이가 조사원에게 비슷한 말을 했다.

자신을 낳은 부모가 있고,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부모가 있다는 것을

5살 된 하경이가 알고 있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미래는 하나님 만이 아시기에 하경이가 더 자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단지, 하경이는 잘 자랄 것이라는 정도만 예상할 뿐 더 이상 뭘 바라겠나...

 

5. 엄마는 나를 10 키워주셨는데 지금은 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엄마에게 질문을 했지만 아빠도 한마디^^

 

아빠는 하경이와 하람이와 함께 살아서 좋았다. 하경아 네가 돌 (1살 생일) 때 아빠가 사람들 앞에서 읽었던 글을 보여 주고 싶구나. 그 때나 지금이나 아빠의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서 ^^

 

2007년 5월 5일 제목 : 하경이 돌을 끝내고...

 

2006년 5월 1일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복된 아이는 낳아주신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없어 새로운 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복된 아이는 새로운 엄마와 아빠를 만나 아름다운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며 하경이라 불렀습니다.

 

2006년 6월 15일 목요일 오전에 하경이를 처음 만난 엄마와 아빠는 하경이로 인해 웃음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경이를 사랑하는 딸로 만난 엄마와 아빠는 너무나 감사해 하나님께 늘 감사를 고백합니다.

 

처음 하경이와 함께 집에 돌아온 아빠는 하경이에게 하경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하경이가 부딪힐 수많은 편견과 오해의 장벽들을 모두 허물 수는 없지만 아빠의 능력이 닫는 데로 최대한 허물어 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제가 이렇게 하경이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하경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행위의 한 부분이라 생각을 합니다.

 

정부에서는 작년부터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정하고 올 해 제2회 입양의 날을 지키게 됩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삶 가운데 입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벽들을 줄여가야 하는 일은 이 자리에 앉아 계신 모든 분들의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사랑이라 말을 합니다. 입양은 어떤 특별한 사람들만의 행위가 아닌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쉽지는 않은 실천 행위입니다.

 

입양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은 하경이와 같은 입양 자녀들을 어떤 불쌍한 아이를 마음씨 좋은 사람이 받아들여 키우는 것이 아닌 보통의 가정에서 성장하는 자녀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아이들이며 부모라고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하경이의 첫 생일을 기뻐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2007년 5월 1일 하경이 아빠가...

 

하경아 아빠는 네게 편지를 쓰면서 아빠가 예전에 적었던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아빠는 지금 네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아빠는 하경이와 하람이를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한단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하경이와 하람이 네 사람이 한 가족이 되어 함께 웃고, 울고, 싸우고, 놀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단다. 하경아 사랑해.

 

참, 이 글은 아빠 블로그와 산학교, 궁더쿵 등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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