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스와니 영상 작업이 막바지로 가고 있는 가운데(막바지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수 있으나)

일본으로 떠난 마지막 추가 촬영.

아세아스와니 본사가 있던 시코쿠에 가는 것이 주요 목적

당시 아세아스와니의 투쟁을 지원했던 것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노동조합 조직과 일조공투

재일 코리안들을 중심으로 한 고려노련과 동포사회

그리고 본사가 있던 시코쿠의 활동가들

이렇게 세부분 이었다.

전반부 촬영이 조합조직과 고려노련 중심이었고

이번에는 시코쿠 현지 활동가들을 만나기 위해서 떠난 촬영이었다.

 

오사카의 한 동네쯤으로 시코쿠를 사고 했던 나는

첫째 일본은 엄청나게 큰 나라라는 것.

둘째 시코쿠는 일본 본토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것

셋째 시코쿠를 가기 위해선 섬을 하나 건너야 한다는 것

넷째 시코쿠 역시도 엄청나게 넓은 섬이라는 것을 몰랐다.

 

오사카에서 장장 5시간 차를 타고 도착한 시코쿠

시코쿠는 4개의 현이 모여 있는 섬인데. 그중에서도 본사가 있는 카가와현의 시라토리를 찾아 간다.

시라토리 입구에 들어서자 충격적 장면 목격

시라토리는 한국말로 '백조'라는 것.

그러니까

이 애향심 충만했던 아세아스와니의 자본가는 자기 동네 이름을 자기 회사 이름으로 쓰고 있던 것.

 

한자로 쓰여진 白鳥를 보는 순간.

아 우리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다시한번 새삼 느끼고 다시 본사로 향한다.

 

오래된 사진 자료와 영상 자료에서 확인했던 스와니 본사는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다.

본사를 거쳐 행진했던 장소

스와니 사장 집

현지 지원 사무소등을 거쳐

당시 지원활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마바리로 향했다.

이마바리까지는 차로 3시간.

 

조직된 노동자 조직이 아닌

원전 반대운동을 중심으로 하던 풀뿌리 단체들로 구성되어 있던 시코쿠 현지 지원단.

 

통나무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다.

다들 20년만에 아세아스와니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우리의 작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20년전의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고 기록을 한다는 것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물론 나 스스로는 처음에 자발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어서 그런 칭찬을 듣는 것이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20년전의 여러 문제들

노동운동과 사회운동간의 운동 방식으로 인한 갈등

투쟁방향에 대한 갈등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밤새도록 이야기가 이어졌다.

새벽 2시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7시에 일어 났는데.

그분들은 밤새도록 잠도 자지 않고 20년전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이어진 인터뷰

 

허겁지겁 떠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일정 때문에 아쉬웠지만

돌아서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가 서울이라면

시코쿠는 전라도이고 본사가 있던 시라토리는 부안쯤 되는 시골이다.

그 시골에서 벌어진 유래없는 투쟁.

전라북도 전역에 이 투쟁을 알리려 동분 서주한 현지 지원단과

금요일 저녁에 퇴근후 출발해 토요일 집회에 참석하고 일요일에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는 식으로

지원활동을 벌였던 오사카, 코베, 쿄토의 지원자들

 

체계적인 지원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회의를 통해 투쟁 방식이 결정된 것도 아니고

이 투쟁을 지원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자유롭게 지원을 벌였다는 일본에서의 지원 투쟁.

그리고 협상과 현지 운동과의 괴리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담아 종료 될 수 없었던 투쟁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아세아스와니 당사자에겐 현재 운동하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한 부채감을 남기고

오사카의 노동자들에겐 20년간의 한일 노동교류를 남기고

시코쿠 현지 지원단에겐 진정한 연대, 지원운동은 무엇인지 물음을 남겼다.

 

그리고 나에겐 무엇이 남았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17 11:50 2010/04/17 11:50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dalsang/trackback/16

  1. 치즈 2010/04/19 14:01

    고생하셨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