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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1
    여자가 가장 아름다울 때(1)
    하얀저고리

여자가 가장 아름다울 때

여자가 가장 아름다울 때가 언제일까?

카불대학의 여성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유투브 영상으로 보고 난 후 나는 생각했다.

억압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이라고.

 

여성이 더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멘트를 거부해야 한다.

화장을 지우고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벗어버리고 '오빠'를 부르기를 걷어치워야 한다.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기를 중단해야 하고 소비만을 조장하는 자본주의 문화에 종결을 선언해야 한다.

여성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여성은 더 이상 성적인 존재가 아님을 거부해야 한다.

섹시하지 않음, 현모양처 아님, 밥하는 사람 아님, 구매자 아님을 당당히 선언해야 한다.

 

나는 최근 10년간 운전해왔던 차를 없앴다.

한번 주유할 때 5만원씩 한달에 10번 넣었다.

요즘은 주로 걷는다. 두 다리로.

쑈우 핸드폰도 요즘은 받기만 한다.

일가족 통신비만 50만원이 들었다.

피부가 약한 나는 백화점 화장품만 써왔다.

기초 화장품 셋트에 50만원 든다.

요즘은 화장품을 안사고 알로에로 화장수 만들어 쓴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상품 선전으로부터 구매자가 됨을 거부해보려고 한다.

된장 간장 모두 사먹었지만 올해 처음 담궜고 마늘과 감자도 심었다.

되도록 텃밭에서 채소도 자급자족을 하려고 한다.

식기세척기에 세탁기, 냉장고, 그리고 컴퓨터가 낮에도 5대가 돌아가니까 전기요금이 무지 많이 나온다.

겨울철 난방비와 에너지 문제도 조만간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형태로 기필코 해결할 것이다.

자본가가 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조만간 망할 것이다.

 

왜 이런짓을 하게 되었냐면

생태학을 공부하면서 모든 동물들은 자족능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심지어 쇠똥구리 같은 작은 미물까지도 땅 속에 똥구슬을 만들어 저장해 놓으면 근심 걱정 끝이다.

그런데 인간은 매달 돈을 누군가에게서 받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일가족이 집단 자살을 하고 지하철에 뛰어들고....

만물의 영장이 작은 미물만도 못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왜 이렇게 인간은 자생능력이 퇴화되어 버렸을까?

인간의 자생능력이 무너진 이유는 이러한 소비를 조장하는 자본주의 문화 때문이다.

 

나는 아직 귓구멍을 안뚫어봤다.

치렁치렁 귀에 뭐 달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덕지덕지 화장하고 예쁘냐고 한다면

나의 미학적 관점으로는 결코 예쁘다고 말할 수 없다.

현재 여성들은 자본주의의 성(性)산업 문화에 젖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섹시한 몸매를 만들고 얼짱이 되어야 하는 것이 여성의 일부가 되었다.

그것은 모두 돈으로 만들어진다.

미혼 여성들은 얼굴을 성형하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몸 만들고,

중년 여성들은 눈 밑에 주름 없애고 얼굴에 아이피엘 한다고 천만원 쓴다.

바보 같다.

성(性)산업, 패션과 몸매산업에 정신줄을 놓아 버리는 사이 자본주의의 착취구조는 여성들의 자족능력을 상실케 한다.

자본주의가 화려하게 세상을 현혹시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단들에 걸려들어 여성들은 절대약자로 살아간다.

 

우리 여성이 모두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남녀 혼성 오케스트라의 꽃이 되기를 거부하고 여성들만의 목소리로 억압에 맞서 노래해야 한다.

나는 경쟁의 관계를 깨뜨리고 하나되어 노래 부르는 여자들만의 찌렁찌렁한 목소리가 듣고 싶다.

나는 수 천년간 계속되어 왔던 억압의 쇠사슬을 단칼에 내리치는  여자들의 진정 고운 얼굴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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