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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의 미래

종이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도 같다.

그러나 이제 종이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연 종이책은 앞으로 없어질까? 안없어질까?

나는 이게 정말 궁금하다.

왜냐하면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미래를 점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나의 나아갈 방향을 불확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물류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혁명적인 보급 방식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출판산업을 가져온다.

종이책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가 물류비이다.

출판사에서 서점으로 갈 때 보통 물류비가 3천원이 든다.

다시 서점에서 소비자에게 갈 때 또 3천원이 든다.

총 6,000원이 든다.

서점에서 책을 한꺼번에 다 가져가면 좋겠지만 주문이 올 때 마다 가져가니까

물류비가 그렇게 든다.

그렇게 되니까 책값은 최소한 6천원이 넘어야 한다.

인쇄 할 때 종이값도 들어간다.

저작자와 화가들은 뼈골이 빠지게 그렸으니까 노동의 댓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가 만원에 책을 사면 저작자는 500원 ~1000원 받고

화가도 500원 ~ 1000원 받는다.

이런 구조에서 우리 나라 그림책 시장이 이렇게 발전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전자책은 이런 물류비가 전혀 안든다.

종이값도 물론 안든다.

인쇄비 대신 전자책 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

저작자와 화가의 노동에 대한 댓가가 발생한다.

소비자는 그래서 그 돈만 내면 된다.

 

돈은 싸게 들지만 현재 종이책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연민 같은 것을 준다.

종이는 친근하지만 디지털은 낯설다.

종이는 책냄새가 난다.

지니고 다닐 수 있어서 소유욕을 만족시킨다.

그래서 종이책은 안 없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내후년엔 교과서도 없어진다. 노트북 같은 데 교과서가 뜬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무한정 제공되는 교과서는

값싼 비용으로 제작된 국정 종이 교과서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종이책 교과서에서 전자책 교과서로의 전환은

마치 3차원의 세계에서 4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런 교과서로 공부한 아이들도 커서 종이에 대한 향수를 과연 느낄 것인가!

종이책의 미래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점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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