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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2
    은사다리 금사다리와 금강초롱(2)
    하얀저고리

은사다리 금사다리와 금강초롱(2)

북한옛이야기

 

은사다리 금사다리와 금강초롱(2)

 

 

 

 

이튿날 아침이었어요.

아지는 정성껏 준비한 밥보자기를 무쇠의 손에 들려주며 몇번이고 당부했어요.

 

"너무 늦지 말고 해지기전에는 꼭 돌아와야 해, 어머니가 근심하시지 않게..."

 

'누나두 참, 벌써 몇번째야.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어머님시중이나 잘 들어줘."

 

무쇠는 제법 어른스럽게 누이를 안심시키고는 비로봉으로 향했어요.

허리춤에 도끼를 꿰지르고 점심밥곽을 둘러멘 무쇠는

산골짜기를 지나 아슬하게 높은 벼랑길을 톱아오르기 시작했어요.

금강산에서 나서자라긴 했으나

아직 비로봉에까지는 올라본적이 없는 무쇠로서는

이번 길이 여간 힘겨운 걸음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은

무쇠의 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어요.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끝이 있을상싶지 않게 아득히 솟아있는 벼랑바위들,

서로 잇닿아 키동음하는 수천개의 봉우리들은

어린 무쇠의 대담성을 시험이라도 해보려는 듯 심술굿게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아래로는 천길이나 실히 될 듯한 아찔한 벼랑이

커다란 입을 쩍 벌리고 한잎에 삼킬 듯한 기세로 노려보는 것이었어요.

무쇠는 정신을 바짝 차려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한치한치 힘겹게 톱아오르느라 한낮이 지나서야 비로봉마루에 올라섰어요.

산꼭대기에 오르니 산중턱까지 무겁게 드리웟던 구름이 말끔히

걷히고 영랑봉쪽으로 밝은 해살이 비쳐왔어요.

 

손 안에 잡히던 구름이 어느새 하늘높이 올라가고

파아란 하늘이 제모양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그 사이 사이로 솜뭉치같은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돌고 있었어요.

 

'저 구름을 잡아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는 없을까'

 

무쇠는 구름더미들이 밀려가는대로 눈길을 돌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어요.

 

이 때 맞은켠 바위 앞으로 아릿다운 선녀가 사쁜사쁜 다가가는 것이 눈에 띄였어요.

선녀는 바위짬에서 무엇인가 꺼내들고 동쪽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었어요.

그리고는 오른 손을 쳐들어 손에 쥔것을 하늘에 대고 비쳐보더니

다시 왼손에 바꾸어쥐고 비쳐보는 거시었어요.

 

순간 "좌르르-착"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금빛, 은빛으로 눈부신 사다리가 선녀앞에 내려와 닿는 것이었어요.

 

넋없이 이 광경을 지켜보던 무쇠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다시 없을 좋은 기회였어요.

 

"선녀님-"

 

무쇠는 앞뒤를 가릴새없이 나무사이를 헤치고 바위를 넘으며 허둥지둥 달려갔어요.

엎어질 듯 달려가 선녀앞에 이른 무쇠는 무릎을 꿇어 앉아 간절히 말햇어요.

 

"버릇없는 저의 행동을 용서해주세요.

저는 이 아래마을에 사는 무쇠라는 아이인데

방금 선녀님의 행동을 죄다 엿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어머님의 병에 쓸 계수나무 열매를 구하러

하늘나라에 올라가려고 여기 비로봉에까지 올라왔답니다.

선녀님, 간절히 부탁합니다. 저희 어머님을 불쌍히 여기시여

저에게 하늘아라에 올라갈 수 있는 방도를 가르쳐주세요. 예?"

 

무쇠는 눈에 눈물까지 글썽해서 사정했어요.

(3부에 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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