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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짜증이

 

최근 갑작스레 짜증이 밀려오고 있다.

 

 

요즘 하고 있는 알바를 시작할 때도 사기인 줄은 알았지만 이리 심한 사기인 줄은 몰랐다. 일의 진척이 빡빡하다. 부자연스럽고 매번 확인할 때마다 구멍이 나는 느낌이다. 그래도 박박대고 1월까지 개겨야 한다.

 

동네 당원들이 가끔씩 모여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러는데 지난 주에 모임에 갔다가 꼭지돌고 왔다. 얘기를 나누면 진전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오래오래 공회전을 한다. 아주 천천히 앞으로 가긴 간다만 맥이 빠진 채 덜덜거리는 고물차 마냥 늘어진다. 말걸기도 뭐 별로 도움되는 거 없긴 마찬가지다.

 

한동안 '생활 속의 사진'을 모토로 사진기 들고 다니면서 하루에 몇 장씩 찍었다. 아무래도 외출하는 날은 사람 만나는 날이라 주로 사람들을 찍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사진을 받아도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없다.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싸가지가 없는 종족임을 또 확인했다. 말걸기만 어리석다는 생각이 드니 더 짜증이다.

 

 

당과 인연을 놓지 못해 다시 짜증이 느는 것 같다. 1년 동안이나 너무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며 조금은 극복했는데 이러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은 불안도 있다. 여전히 주사파는 혐오하지만 이들에게 별로 열받고 살지는 않는다. 그런데 스스로 '좌파'라고 칭하는 자들에게는 무지 열받고 산다. 뭔 일이 있거나 소식을 들을 때마가 '저런 개새끼들이 다 있나!'를 반복한다. 강아지들만 억울하게 말이다.

 

'좌파'는 꿈도 없고 용기도 없는 부류다. 실험을 가장 두려워하고 당장 한 줌 가진 것에 목메는 부류다. '좌파'라는 이름이 언제 저렇게 썩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앞으로 정치 활동을 하면서 살아갈까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좌파 대부분은 강아지만 못해, 함께 작당할만한 사람들을 찾기 힘들어 관둘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말걸기가 갖고 있는 재주로 살아갈까 싶기도 하나 이것도 쉽지가 않다. 사진 찍어주는 알바가 들어올 뻔 하다가 좌절되었다. 이 일은 정기적인 게 아니라서 불안한 일감이다. 아주 오랜 시간을 이런 알바로 살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그 길을 가고 싶기도 하다.

 

 

파란꼬리한테 한 2년 쯤 일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파란꼬리는 그러다가 갈 데도 없어지면 어떻게 하냐고 한다. 말걸기도 그게 걱정이다. 지난 1년 동안 말걸기가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결혼, 출산, 육아, 그리고 가족공동체의 생활이란 아주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는 점. 그냥 말걸기 혼자 살고 싶은 대로 살 수는 없다.

 

한편으로는, 남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자기 욕심 채우며 살아가는 법을 체득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긴 한데 성격 문제라서 좀 어렵다.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