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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말걸기-차별금지법, 우리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할 때

빨강, 말걸기

: 퀴어를 상징하는 레인보우의 6가지 색 각각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중 빨강색은 ‘삶’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한, ‘서로에게 말 걸기’가 절실한 때인 것 같습니다.

 

 

-동성애자 차별금지법, 대체 무슨 난리?

 

 

얼마 전부터 다음 아고라(http://agora.media.daum.net/)가 ‘동성애’이슈로 떠들썩하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바로 지금까지 아고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이라는 법안에 대한 이슈청원 때문이었습니다. 10월 22일, 누군가 ‘동성애 차별 금지법에 반대한다’는 청원을 아고라에 띄웠고, 뒤이어 27일, ‘동성애 차별 금지법에 찬성한다’는 청원내용을 올리면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게 되었습니다. 두 입장을 다 합치면, 10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찬반투표에 참여했고, 앞으로도 그 수는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법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불과 1주일 안팎입니다. 이 법이 누구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 쪽에선 반대를 하고, 또 한 쪽에서는 찬성을 한다고 난리가 난 것일까요? 왜 갑자기 이 법에 대해 이토록 격렬한 논쟁이 붙게 된 것일까요?

 

 

-동성애자 차별금지법? 사실은 차별금지법안~!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우리 모두에게 아주 최근의 일일 것입니다. 이름이 주는 막연한 느낌이나 추상적인 내용만을 가지고 이 법안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표했을 사람들도 많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법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법(안)은 국회에 상정이 된 상태도 아니고, 정부안으로 채택되기도 전입니다. 즉, 법의 모양새도 확정되지 않은 ‘법안’이인 것이죠. 게다가 이 법의 공식 명칭은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이 아닌 ‘차별금지법’입니다 즉, 이 법은 ‘동성애’만을 차별금지 하자는 것도 아닌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인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와 직장, 가족 내에서 부당한 대접과 자유롭지 못한 일상을 살고 있는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차별금지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당연한 권리인 것이죠. 이런 중요성 때문에 성소수자 인권단체도, 법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왔던 것입니다.

 

‘차별 금지법’의 원래 안에는 차별해서는 안 되는 요인들 20가지가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전력, 보호처분, 성적지향, 학력(學歷), 사회적 신분) 그런데 현재 아고라에서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청원은 ‘차별금지법’의 원안 속에서 ‘성적 지향’ 항목을 삭제하라는 요청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차별금지법’ 법안에 ‘성적 지향’ 항목이 빠지지 우리의 모든 힘을 모으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우리가 인간답게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싸움은 꼭 이겨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법무부의 기만,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러나,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되기도 전, 법무부는 ‘차별금지법’의 초안에서 ‘성적 지향’ 조항을 삭제한 것입니다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그리고 이 법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어떤 사람들에게 일언반구 말도 없이, 법무부 임의로 차별 요인 20개 중 7개 - 언어, 학력, 병력,범죄 및 보호처분 전력 , 출신 국가,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성적 지향-- 를 삭제한 채로 법제처로 넘긴다고 합니다!

 

 

이는 그 동안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염원했던 모든 인권단체들과 성적소수자 커뮤니티를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어떻게 법무부는 이다지도 쉽게 우리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있는 걸까요? 도대체 무엇이 법무부로 하여금 이런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하게 했을까요?

 

 

사실, 법무부의 이 같은 기만적인 행동 뒤에는 사회적 약자를 비정상이라는 이름으로 차별하며 이익을 얻는, 사회적 기득권의 압력이 있었습니다. 종교계와 재계(기업)는, ‘차별금지법’ 원안에서 ‘성적지향’을 포함한 차별 요인들을 삭제하라며,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대응이 개인적,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음 아고라에서 ‘동성애자차별금지법안 반대 한다’ 청원과 같은 여론을 형성하고, 고위 관료들과 종교계 인사, 국회의원들이 총망라된 ‘동성애차별금지법안저지의회선교연합’ 등의 조직을 만드는 것만 봐도, 이번 싸움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법무부의 ‘기만적 행동’은 우리 커뮤니티가 해 나가야할 싸움의 조그만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할 때

 

 

‘동성애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어처구니없어 실소를 머금기도 합니다. 무시와 침묵으로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며 상황이 정리되기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방법만으로는 우리의 삶에 닥쳐오는 위험을 막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차별금지법’이라 부를 만큼, 저들에게 성적소수자는 너무도 명백한 희생양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할 때입니다.

그 동안 힘겹게 쌓아 올린 안전한 커뮤니티, 개개인의 크지 않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함께 합시다!

 

 

▼ 다음 주 월요일(11월 5일) 저녁 7시 30분, 성소수자 차별 및 혐오 저지를 위한 긴급 번개2에 참여합시다.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 우리의 의견을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합시다.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들은 차후에 다시 홍보가 된다고 합니다.)

 

▼ 커뮤니티와 주변의 지인들에게 사태의 중요성을 알리고.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독려합시다.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라는 말은, 지난 긴급번개에 함께했던 한 참여자의 말에서 따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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