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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파-쓰레기 취급당하다

적군파-쓰레기 취급당하다

 

일요일, 아산에 있는 남산, 남산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신착 자료실에서 책을 구경하였다. 이때 나의 눈을 빨아들이는 책 ‘적군파-내부 폭력의 사회심리학’이 있었다. 주저없이 집어들었다. 이름만 들어서 알고 있던 ‘적군파’, 과연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김려령의 ‘완득이’랑 2권을 대출받아 쏜살같이 집에 와서 ‘적군파’를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산산히 깨지고, 급기야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책을 덮어버렸다. 이런 것을 쓰레기라고 하는 것일까? 아님 나의 편협함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

 

저자, 페트리샤 스테인호프는 미국의 사회학교수로서 68년부터 하와이대에서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40년 이상을 교수로서, 20년이상을 적군파(와 일본사회운동)를 연구했다는, 60년대 신좌파운동을 경험했고 몸담았다는 그것도 여성인 저자가 나를 대단히 화나게 만들고 있다.

 

‘적군파’는 5장으로 구성. 1장은 ‘오카모토 고조와의 인터뷰’, ‘일본인의 책임의식’으로 구성, ‘일본인의 책임의식’부분을 읽으면서 숨이 가빠지면서 결국 나는 1장읽고 나서 2장을 도저히 읽을 수 없어서 덮어버렸다.

 

1972년 5월 20일,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의 이름으로 적군파(일본인) 3명은 이스라엘 텔아비브공항에서 수류탄과 총을 난사, 26명 사망과 80명을 부상입히고, 적군파 3명은 자살했으나 1명은 살아 남아 체포된다. 그 생존자가 바로 ‘오카모토 고조’다. 여권 이름은 ‘난바 다이스케’(1923년 황태자의 차를 겨눠 총을 쏘았던 일본 급진파 청년 이름-저자).

 

사건 발생이후 “일본정부는 이스라엘정부에 공식사과하면서 희생자에게 배상금 100만 달러를 지불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일본인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본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당연하고 오히려 꼭 필요한 의무라고 할 수 있었다. 일본의 관습에서는 가족이나 기업, 국가 같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조직에 속한 자의 행위에 공적으로 책임을 지는 게 일반적이다.” 더나아가 “오카모토 아버지는 일본 정부와 똑같이 관습에 준한 방법으로 책임을 졌다.” “일본인 기독교 단체인 ‘성막’이 공식 사과했고, 공항에 구급차 기부, 일본 유학생(이스라엘인)에게 장학금지급 등....”

 

저자는 이렇게 장황하게 일본의 책임의식을 나열하면서 존경을 표하지만, 정작 오카모토는 ‘아버지 요청에 피해자에게 사과는 했으나 본인 의지는 아니다.’라고 기술한다.

 

1. 일본정부와 일본인의 책임의식

저자는 72년 사과 행위를 가지고, 일본정부와 일본인은 책임지는 자세가 있다고 일반화 시킨다. 그러나 이것은 저자의 중대한 오류다.

일본은 36년간 조선을 지배하면서 200만명이상 학살했으며, 여성을 종군위안부로 강제 징발했다. 아직도 일본정부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모를까?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정부가 기독교 단체인 ‘성막’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정치적 경제적 이유가 있기때문이지, 저자가 일반화시킨 것처럼 책임의식이 강하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사회학자라는 교수가 과연 이것을 몰랐을까?

 

내가 중대한 오류라고 규정한 것은 이처럼 저자의 분석방법이 한쪽으로 편향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 적군파와 PFLP의 관계

저자는 “PFLP도, 팔레스타인도 적군파의 세계혁명이라는 투쟁 목표와 상관이 없다.”라고 규정. “오카모토는 아랍과 이스라엘 항쟁에 대하여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라고 규정. 그러니깐 저자는 오카모토는 위에서 시키니깐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라는 저자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 적군파와 PFLP의 관계에 대하여 무지할 만큼 외면하고 있다.

 

오카모토는 수개월동안 PFLP에서 훈련받은 자다. 이스라엘의 행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하여 모른다고 할 수 없다. 적군파와 PFLP이 관계가 없다고, 그럼 왜 텔아비브인가? 남미나 아프리카 등 보다 수월한 곳은 많다. 저자는 공격장소로 텔아비브를 택한 이유를 외면하고 있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마을사람들을 인종청소하듯이 학살하고 집을 파괴하여 내쫓고 나서 그 땅위에 건국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그들은 민간인들이다)을 무차별 학살을 수십년간 하고 있음을 외면하고 있다.

 

3. 저자는 국가의 폭력, 계급의 폭력을 외면하고 있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찾는 다는 거짓이유로 이라크를 침략, 이라크 국민을 대량 학살했다. 저자는 이러한 미국인의 사회심리학적 내용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저자는 이스라엘 공군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공격하는 모습, 이스라엘 군인이 백기를 흔드는 비무장 여성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 청년의 사회심리학적 분석 내용을 무어라 할지 꽤 궁금하다.

 

저저가 초등학교 교장출신인 오카모토 아버지를 만나고 나서, 저자는 ‘아버지 생각에 주된 원인은 일본 교육을 갉아먹는 입시 경쟁, 인간과 교육의 존엄성은 뒷전인 체제에 있다고 했다.’다고 서술하고 이어서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60년대 미국 학생 활동가중에서 오카모토처럼 진보적이고 사회에 관심많은 중류층 출신은... 주변의 부당함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열의에 불탄다. 그리고 변혁의 그날이 좀처럼 오지 않는 데 조바심을 느끼다가 더 빨리 시회를 진보시킬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류층 출신의 조바심으로 폭력을 테러를 자행한다는 것이다.

 

이럴거면 뭐하러 오카모토 아버지의 이야기를 서술한 것인가? 저자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능력도 이해능력도 없다. 아니다 그녀는 외면하는 것이다. 한쪽만 보기때문이다.

 

공군비행사나 육군 청년이나 오카모토처럼 사회심리는 다 똑 같다. 그들을 폭력으로 내모는 국가의 폭력, 계급의 폭력은 감추고서 공군비행사나 오카모토를 아무리 분석한들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저자는 국가의 폭력, 계급의 폭력은 폭력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오카모토의 폭력만 보일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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