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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사리

요즘 같은때 '콩사리'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콩밭에서 조금 덜 익어 푸르스럼한 콩을 뽑아 줄기채로 불에 구워서, 구워진 콩의

콩깍지를 까고 구수한 콩을 까 먹는 일이다.

 

이는 군것질할 것이 별로 없던 시절에는 요긴한 군것질이 될수 었었고, 또한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도시생활에서는 농사를 가까이 할 수 없고,

그 중에서도 콩을 심는 경우는 더더욱 없기에 생각조차 할 수 었는 노릇일테다.

 

 

지난 여름동안 콩 농사를 한 밭에서 콩을 뽑고 밀을 심으면서, 오후참에 뽑아 놓은 콩을

구워 먹는 콩사리를 할 수 있었다.(남의 것을 몰래 해 먹는 서리가 아니고, 내가 농사한

콩이다.) 밭에서 걷어낸 검불을 가지고 불을 피울려니 불이 잘 붙지 않는다.

 

 

마르지 않은 풀들이라 연기만 나고 잘 타지 않지만, 여러명이 입으로 호호 불고 난리를

치면서 불이 붙게 되었다. 그 불 위에다가 콩이삭을 놓고 계속 불을 피우니 콩이 익게

되었다.

 

 

익은 콩을 둘러앉아 콩을 까 먹는데 구수한 콩맛이 일품이었고, 손과 입이 검게 되는

것도 상관치 않고 재미있게 콩을 까 먹게 되었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도시에서만 살아

온 사람도 있겠지만, 농촌에서 이런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지난날 어린시절의 추억들도

회상 되었으리라 본다.


 

처음에는 연기도 나고 불도 시원치 않아 주춤거리던 사람들이 조금씩 콩을 까 먹어

보면서 콩 맛도 알게 되고, 불도 안정되니 아예 앉아서 콩을 까 먹는데 여념이 없다.

이제 그만 하던 밀심기를 시작하는데고, 콩사리에 재미를 붙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봄 5월 콩 모종을 해서 6월 초순 전후로 밭에 콩 종 심기를 하고, 여름에는 콩 순을

잘라주고, 태풍때 넘어진 콩을 세워주기도 한 콩을 이제 낫으로 베서 말리는 작업을

하고 그 자리에 밀을 심기로 했다.

 

지난 여름 콩농사를 하면서 함께 점심을 먹던중, 넓은밭에 겨울과 봄 내내 비워두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가을에 밀을 심어 보자는 말이 나와서 용기있게 시행을 해 보게 된

것이다.

 

사실 밀을 처음 심어 볼려고 하니 어려운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씨는 어디에서 구하고, 어떤 방식을 씨를 뿌려서 가꿀것인가? 그렇게 수확한 밀은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가? 밀을 제분할 수 있는 제분소는 어디에 있는가?

(저 멀리 강원도 전라도 까지 가야 제분소가 있다는 전언이고 보니 걱정이었다.)

 

 

콩을 뽑아낸 저 넓은밭에다가 밀을 심어야 한다.

미리 밀두레 회원들로부터 약간의 밀 농사자금을 각출해서 모아 밀 씨앗을 구해

놓았고, 또한 밀밭에 뿌릴 퇴비도 수십포대를 구입해 놓았다. 밭에 무성한 풀을 걷어

내고 밭 정리 부터 하게 되었다.


 

정리된 밭에 관리기로 로타리를 치는데, 밭에 남아 있던 풀과 콩그루터기로 인해

관리기가 힘애 부쳐서 여러번 세워서 걸려 있는 장애물을 빼어주고 또 작업을 하였다.

 

로타리 쳐진 밭에 괭이로 밀 심을 골을 파고, 그 위에 밀 씨앗을 뿌리고 레기로 흙을

덮어주는 작업으로 끝이 난다. 이런저런 요소들을 참고하여 작없을 하였지만,  적당한

간격으로 이랑을 만들고 씨앗을 뿌렸는지는 이번 밀 농사를 짓고 나서야 알 수 있을것

같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에 걸쳐서 콩 베기와 밀 심기 작업을 절반 정도 할 수 있었다.

다음 토요일 일요일 또한 밀심기를 계속 하여야 할 것이고, 베어서 말린 콩 갈무리는

언제 끝이 날런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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