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다시 뒤라스/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뒤라스의 두 번째 책.

처음 것은 <여름날 저녁 10시반>. 나쁘지 않았는데도 그 책을 읽으며 내내 지루했다.

내내 푹푹 찌는 여름 낮이 배경이었고, 그 뜨거운 태양때문에 모든 일이 더뎠기 때문이었다. 살인사건이 났는데도 아무도 더위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책만 들면 머리 위로 쨍,하고 거울 깨지는 소리를 내며 태양빛이 직사광선으로 내리꽂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까 말했듯 그 책이 좋았었다.

뒤라스는 한 번도 구상을 해서 소설을 쓴 적이 없다고 하던데, 그 여자, 사람의 심리를 직사광선처럼 꿰뚫고 있어 인물들이 읊는 대사는 귀신처럼 정확하고, 더디게 일어나는 사건도 상징과 함축이 뚝뚝 떨어진다. 그러고보면 사람 사는 건 지구 반바퀴를 돌아도 다 똑같은가 보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다시 숨막히는 더위의 여름날. 아침부터 공기는 밀도높은 더위로 꽉 차있다. 바캉스중의 두 쌍의 커플과 한 여자, 한 남자, 그러나 사랑은 권태로워도 위대하다,의 결말까지 엇갈리는 관계. 결말 직전 그 숨 가쁜 심리전들...으으으

뭐, 실제로 결말이 사랑은 위대하다,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은 사실일 것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캄파리란 술을 마신다. 다른 거 말고 오직 캄파리만.

다음에 나도 캄파리를 마셔보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