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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전교조대의원대회결과와 위원장사퇴

전교조 대의원 대회 결과와 이수일 위원장의 사퇴에 대한 논평

 

전교조는 교원평가 조건부 수용론과 교원평가 절대 반대라는 조직 내 노선 차이로 올 한해  동안 여러 차례 예측불허의 행동을 펴 나갔다. 지난 11월 12일 연가 투쟁 연기를 계기로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되자 전교조는 2005년 11월 26일 교원평가 투쟁 기조를 재점검하는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오늘 위원장 사퇴라는 사태를 맞았다. 이수일 집행부가 기존의 투쟁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해내지 못함에 따라 비상 대책위가 꾸려지고 새로운 투쟁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은 새로운 투쟁 방식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새로운 투쟁을 제안하는 두 번째 안건도 역시 부결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비상 대책위 중심의 전교조는 교원 평가에 대해 당분간은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전체 기조는 새로운 집행부의 몫이 될 것이며, 아무래도 시간이 걸려 결정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대의원 대회 진행 과정과 투표 결과를 지켜보며 대의원들이 고민과 조직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결정은 교원 평가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사회의 여론과 압박, 교사로서 느끼는 교원 평가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교육 개혁을 위한 사회적 기대에 대한 부담 등이 어울어진 결과로 보인다. 조합원들은 앞으로 전교조 집행부가 민주적으로 조합원들의 뜻을 더 잘 수렴하여 집행하고,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더 활발한 대외 활동을 기대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전교조가 내부의 혼란을 빠르게 극복하고 더 강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한다.


아울러 전교조가 우리 나라 교육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중하고, 전교조의 혼란은 곧바로 전체 교육 운동 진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교조와 교육 개혁을 위한 연대 활동을 꾸준히 함께 한 단체로서 우리는 전교조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당부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전교조는 교육 개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행보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 2005년 상반기 전교조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여 그동안 전교조 조합원들은 물론 교육 운동을 같이하던 단체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는 전교조는 자신의 입장을 잘 정리하여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없애고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해 주길 바란다.


둘째, 전교조 조합원은 아니지만 전교조 외부 비판적 우호세력을 포함하여  자문위원회 등을 신설하여 중요한 교육현안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것을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전교조는 조합원이 아니면 그 활동에 참여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활동 과정에서 우호적 비판세력이나 단체의 활동을 제한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교원 평가와 관련하여 교육부와 합의하여 만들어진 ‘교육질력제고 특별협의회’만 하더라도 전교조에 우호적인 인사들의 참여와 발언을 제한하는 열할을 해준 꼴이었다.   


셋째, 전교조가 교육 운동 단체 중에서 조직과 인력이 타 단체 비해 막강하다고해서 타단체를 무시하거나, 적당한 국면에서 우호 단체들을 들러리고 세우는 듯한 행태를 자제하고, 같은 길을 가는 동지로서 겸손함을 발휘해 주었으면 한다.


넷째,  일부언론들도 전교조내 강경대 온건이라는 노선차이로 이를 확대, 재생산할것이  아니라 전교조가 발전하고 확대하는 과정으로 이해할것을 제안한다. 전교조의 임시 대의원대회 결과가 정리되면 교육적으로 올바른 교원평가가 가능한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등을  여러 교육운동단체들과 다시 한번  고민해볼것을 제안한다.

 

전교조가 교원 노조 운동의 정체성을 내외적으로 어떤식으로 규정하든지 전교조의 움직임은 민주적인 교육의 장을 펼 수 있는 중요한 기제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전교조에 쏟는 국민들과 시민사회의 기대와 지지는 각별한 것이다. 교육 운동 단체들도 전교조와 함께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교육 개혁을 더욱 힘차게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5년 11월 28일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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