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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수험생은 예비범죄자 집단이 아니다(논평)

논평-수능수험생은 예비 범죄자집단이 아니다.


본 모임은 지난 수년 동안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문제점 대해 공론화하였다. 그 이유는 국가주도시험의 한계가 전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본 모임은 수능시험을 두 번 이상 볼 것과 문제은행식으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더 나아가 국가주도의 수능시험을 폐지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수능 시험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수험생을 예비 범죄자 취급을 하고 전국의 수험생의 인권을 침해할뿐 만이 아니라 수능의 본질적인 폐해를 간과하는 것이어서 이에 다음 문제를 제기한다.


수능시험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날한시에 전국의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보는 시험은 시험 관리의 한계가 자명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무원 출근시간을 늦추고 항공기의 이륙을 피하는 등 본질과 상관없는 지엽적 대책에 골몰했지만 지난해 대규모 수능부정사태를 막지 못했다. 지난 해 대규모수능 부정에 놀란 정부는 그 대책으로 섬세하지 못한 정책을 내놓고 진퇴양난의 지경에 빠졌다. 이러한 적절치 못한 대응은  수능시험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일조하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부는 수능 수험생을 잠재적 예비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다. 답안지에 수험생의 필적을 확인하는 난을 두거나 이번 MP3사례에서 보듯이 예비범죄자 취급하는 태도는 교육이란 이름으로 비 교육이 남발되는 대표적  사례이다.


셋째, 수능시험은 오전 8시에 입실하여 오후 6시에 끝난다. 무려 10시간이다. 노동자가 하루 8시간을 일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정한 것이다. 교사도 그렇다. 10대 청소년들이 대학입시관문을 통과하기위해 10시간이라는 장시간시험을 치루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하기 어려운 일이다. 교육부는 학생인권을 조금이라도 고려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능시험과 비슷한 미국의 SAT 시험만 하더라도 1년에 수차례 희망하는 학생들이 응시하고 그중 가장 좋은 점수만 합산해서 대학측에 제출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시험을 며칠 전에 취소할 수 도 있으며 자신의 성적이 나쁘게 예상될  때는 점수받기 전에  포기함으로써 시험응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한다. 응시기회가 3번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일 시험에 빈자리가 있으면 당일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IB시험만 하더라도 십여일에 걸쳐 몇 과목씩 나누어 치루며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보며 답안지는 국제적인 평가기구에 보내 인증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의 수능시험은 이 모든 것이 차단된 채 화석화되어 가고 있다. 도입초기부터 관료적이고 획일화되어 재량과 ‘교육적’이라는 수식어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 이에 수능 시험을 둘러싼 크고 작은 문제가 모두 국가적 사안으로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화석화된 운용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는 최근 수능 부정사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현재로서 교육부 방침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모호한 자세에서 벗어나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정치권과 협력하여 최선의 결과를 낼 것을 촉구한다. 또한  말도 많고 탈이 많은 국가주도의 대학수능시험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2005.12.1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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