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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9
    제비꽃
    오!사랑
  2. 2006/05/23
    조뱅이
    오!사랑
  3. 2006/05/22
    지칭개
    오!사랑

제비꽃

 

제비꽃.
어릴적부터 이름을 많이 들어보기는 했지만,
정작 그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viloet
역시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만,
그것을 제비꽃과 바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건
드러내놓기 창피한 영어실력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violet제비꽃이고
제비꽃이 어떻게 생긴 꽃이라는 걸 정확히 알고 난 뒤에도
또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제비꽃이 있다는 걸 알게된 뒤에도
제비꽃에 그렇게 정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다른 들꽃 처럼 마음을 사로잡거나 설레게 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찾아뵌 아버지 무덤가에 핀 제비꽃은 반가왔다.
합천 매화산 등산길에서 만난 노랑제비꽃은 귀여웠다.)

 

 

제비꽃보다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이 더 각별한 건
이용악의 시 ‘오랑캐꽃’ 때문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귀중본서고로 옮겨지지 않고 일반서고에 용케 남아있던
1947년판 시집 <오랑캐꽃>을 발견했을 때의 흥분됨이란...

 

제비꽃의 모양이 마치
“머리채를 드리운 오랭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시인의 설명이 재미있다.

 

 
     오랑캐꽃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 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백년이 뒤를 이어 흘러 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줄께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보렴 오랑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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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뱅이

 

 

지칭개를 알고 나서 조금 뒤 진해 시루봉 등산을 하다 지칭개 비슷한 것이 눈에 띄었다. 같은 연보라색으로, 지칭개가 꽃술이 옴팡지게 모여 있다면 이놈은 활짝 벌려있는 것이 한 눈에 봐도 지칭개 사촌이 틀림없다.

 

 

 

 

찾아보니 '조뱅이'라는데, 지칭개 만큼이나 정감어린 이름이다. 뽀리뱅이가 "3, 4월에 식량이 동나서 보리 수확을 애타게 기다며 나물을 뜯어 연명할 때 나물 바구니에 담기던 풀"이라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니, 조뱅이는 조 수확철과 관계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아님 말구...^^)

조뱅이는 '암수딴그루'라고 한다.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또 흰꽃이 피는 것은 흰조뱅이라고 한단다. 조뱅이.... 누군가의 별명이었다면 한껏 놀림을 당했을 법한 재미있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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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칭개

 

'뽀리뱅이'를 알고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사무실 옆 시민생활체육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오다 보니, 뽀리뱅이와 비슷한 크기인데 연보라색 털이 복실복실 모여 꽃을 이룬 것이 눈에 띤다. 귀엽다. 이름이 뭘까 찾아보니, '지칭개'란다. 이름이 더 귀엽다. 지칭개, 어떤 연유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꽃술이 옴팡지게 모여있는 것이 마치 허공에 연보라빛 도장을 찍어 놓은 것 같다. 누구는 복실복실한 꽃이 삽살개를 떠올리게 한다는데 그도 그렇다. 소요산에는 흰지칭개가 핀다는데, 한번 보고싶다.

 

들꽃은 이렇게 이름 하나 입속에서 웅얼거리는 것 만으로 마음을 즐겁게 한다. 지칭개, 지칭개...... *^^*



 

* <노동자의힘>에 실린 강우근의 글 "지칭개" 보기

http://news.pwc.or.kr/news/view.php?board=news&category2=17&id=3078

 

"지칭개도 즐겨 먹어왔던 나물 가운데 한 가지다. 나물하면서 부르는 노래에는 '쏙쏙 뽑아 나싱게(냉이) 잡아 뜯어 꽃다지'와 함께 '이 개 저 개 지칭개'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는 설명이 재미있다. 

 

 

* <경남도민일보>에 연재되는 "박덕선의 들풀-지칭개" 보기

http://www.idomin.com/news/read.php?idxno=177915&rsec=S1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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