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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가 뜬다


우리는 드라마 얘기만 10여 분을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엄마는 하루종일 TV 재방송을 보거나 할 일 없이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했다. 그녀는 외로움을 견디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듯했다. 술이 항상 달래주니까. 나를 달래줄 것은 대체 무엇일까? 술은 아닌 것 같고 반항인가? 거짓말인가? 그렇다면 자위인가? 자위 끝에는 늘 절망과 수치가 올 뿐. 나는 좀더 완벽한 자기 위로법이 필요했다. 사람인가? 아무도 믿지 않기로 했잖아.......그렇다면 역시 자살만이 희망인가? 혹은 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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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의 <싸이코가 뜬다>를 읽었다. 자기애와 자기혐오 사이에서 분열하는 주인공의 처절한 모습, 그리고 일본이라는 배경 속에서 간간이 나오는 일본인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워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전에 정희진 강의 때 들은 '귀차니즘이 지금 우리의 가장 큰 적'이라는 말도 다시 떠오른다. 소설 속 주인공을 보고 나니 왠지 작가도 바닥의 끝에서 처절함을 여러 번 맛본 사람처럼 느껴져서 실제 만나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진다... 날은 갈수록 더워지고,,가만히 있어도 푹푹 쳐진다. 다시 암중모색의 시간이 다가온 듯 하다.

노무현이 죽었다는데 비비씨 라디오에서 한국 어쩌고가 나오길래 귀를 기울였더니 노무현이 아니라 김정일 북핵 어쩌고가 먼저 나온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하나의 이슈가 온 나라 전체를 다 덮어버리는 것도 한국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과 9시 뉴스의 무서움이랄까. 정말 무서운 응집력이다. 그게 '서울'이든 '현실 정치'든 '국가'이든, 무언가가 순식간에 깔때기처럼 일방향으로 수렴되는 구조..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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