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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의 원근법>

근대 이후 오늘날 초상화 제작은 자율성 없는 예술가의 일로 여겨지지만, 어떤 화가에게는 매력이 넘치는 중요한 작업이다. (...) 따라서 형태만이 아니라 색채가 매우 중요하다. 색채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개개의 인물은 특별한 색채를 띤다. 이것은 회화 전체에 작용한다. (...) 각 개인의 본질은 그 '외모에 나타난다. 그리고 '외모'는 '내적인 것'의 표현이다. 즉 외부와 내부는 동일하다. 즉 의복의 주름, 사람의 자세, 그의 손과 귀도 바로 모델의 정신적인 것을 눈이나 입 이상으로 화가에게 설명해준다. 초상화가는 바로 각각의 얼굴에 숨겨진 아름다움이나 결점을 읽어내, 그것을 회화에 표현하는 위대한 관상학자로 생각되기 십상이다. 이것은 문학적인 생각이다. 화가는 '판단'하지 않고 '직시'한다. 나의 모토는 '너의 눈을 믿어라!'라는 것이다.

- 서경식, "오토 딕스와 그의 시대", 158쪽에서 오토 딕스의 말을 재인용.

 

<론 강의 별밤>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밤중에 아를 교외에 있는 론 강변에 서서 그린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별을 보면서 아를에서 타라스콩 같은 마을에 갈 수 있는 것처럼, 기차를 타고 저 별에 갈 수는 없을까"라고 편지에 적혀 있습니다. 또 "죽음은 무서운 것이 아니다. 특히 화가에게는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기차를 타지 않으면 타라스콩에 갈 수 없듯이, 죽지 않으면 저 별에 갈 수 없다"고도 씁니다. 고흐에게 죽음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친밀한 것이었던 게 아닐까요.

-"고흐에 관한 대담", 264쪽

 

회화의 볼륨과 밀도, 화가의 신체성 등등.

 

 

 

 

 

딱 1년 전, 런던에서 만난 ㅈㅎ이가 빅토리아 버스정류장에서 공항가는 버스 타기 전에 써서 건네준 바로 그 엽서 그림. 따뜻해진다. 돌이켜보면 그때 사람이 참 그리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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