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10/04/11

진보넷 로그인을 하다가 돕 블로그 제목에서 용산 레아가 철거됐다는 걸 확인했다. 파란버스 타고 지나다니며 늘 보곤했는데 그새 또 부셔버렸구나.

 

염, 훈카와 홍대에서 함께 놀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까지 남아 얘기를 나누며 놀았다. 햇빛부엌엔 처음으로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맥주에서 와인까지 술도 팔고, 밥도 판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화목금 아침 8시 요가 교실에 시와가 나온다는 극비의 정보도 알게 되었다. ㅋㅋ 밤 11시가 넘었을 즈음이었나, 시와가 햇빛부엌 앞을 지나다 가게로 들어왔다. 이젠 어느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시와를 동네 가게에서 직접 만나게 되다니 가슴이 너무 두근거렸다. 아무래도 서교동 망원동 일대로 이사를 와야할 것만 같다. 오늘같은 우연을 좀 더 자주 경험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요새 비폭력대화 센터를 들락날락 하며 새로 알게 된 창천동 쪽도 동네가 괜찮아 보였는데,, 흐).

 

훈카를 처음 만났던 건 작년 여름이었다. 그 즈음에 난 무얼 하고 있었나 떠올려본다. 요 근 한달 별 새로운 재미 없이 칙칙하게 살다가 오늘 훈카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인드라망 생협, 신기학교, 관계 등등-도 나누고 햇빛부엌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주주와 하자에서 일하는 한 분(성함이..)-도 보고 뭔가 충만해진 기분.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많고 내가 도전해볼 일도 많구나  하는 깨달음에 에너지를 듬뿍 얻어온 기분이다. 공교롭게 훈태쌤한테 연락도 받았고. 평화도서관이 오늘 햇빛부엌처럼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 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훈카한테 들은 '시절 인연'이란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그간 맺어온 관계의 위치들이 뭔가 계속 변해가는 과도기인 것처럼 여겨지는 요즘의 내게 집착과 번뇌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는 힘을 준 표현이었다. 양자간 관계에서의 주고 받음이 아니라 좀 더 넓은 관계 속에서 주고 받는 에너지의 차원으로 생각해보자는 요지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에, 누군가 일방적으로 퍼주거나 거꾸나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관계는 없다는 믿음. 따라서 당장 일대일의 관계에서 너무 기브앤테이크 식으로 고민하진 말자는 것이 나의 결론인 것 같다. 내가 받기만 하는 건 아닌가 싶은 강박관념을 좀 내려놓고, 반대로 내가 베풀수 있을 땐 기꺼이 가능한 만큼 베풀자. 그동안 너무 받기만 해왔다는 자의식을 내려놓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런 자의식이 타인에 대한 환대를 주저하며 몸을 사리는 핑계로 작동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내일 밤 kbs1 fm 밤 12시? 유희열 프로그램에 시와 공연이 나온다고 한다. 여성영화제 북콘서트에 나오는 시와 공연은 못 보러 갈듯 하니 라디오는 꼭 들어봐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