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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an Project

해방촌으로 이사온지도 어느 새 한달 한달반이 되어간다. 같은 지붕 옆방에 사는 친구와 얼굴 마주 보고 얘기한 시간을 다 합쳐도 한 시간이 될까 말까 할 것 같다. 서로의 생활패턴이 다른데다, 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여유가 없기도 했다. 서로의 존재감은 건조대에 널어놓은 서로의 빨래, 신발장의 신발, 화장실에서 발견하는 나 아닌 다른 이의 흔적을 통해 확인할 때가 더 많다. 

오늘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규호한테 새로운 뮤지션을 소개받았다. Gotan Project. '힙합+탱고'라길래 솔깃해서 들어봤는데 삘이 팍 온다. 당분간 얘네노래로 재미를 봐야겠다. 근데, 유튜브 조회수가 백만이 넘는 그룹을  난 왜 그동안 모르고 있었을까. 세상엔 내가 아직도 모르는 재미난 것들이 산적해있는 것 같다. 재미만 누리며 살 수만도 없는게 인생일텐데, 아직 내가 개척하지 못한 미지의 수많은 유희거리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남은 내 삶이 짧게만 느껴진다.-_-

나도 규호에게 뭔가 답례를 해야할 것 같아서 마침 지금 방에 있던 시와 씨디를 건네줬다. 친필싸인이 있는 씨디라 자랑(?)까지 하면서. 시와 팬이 한명 왠지 곧 더 늘 것 같은 예감이 온다. 같이 사는 사람과 이런 식으로 천천히 친밀함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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