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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월요일, 플랏을 비우고 짐들을 일본 친구 집으로 옮긴 다음 런던 가는 기차를 타다.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고생을 했지. 3주 뒤에 다시 돌아와 기차 내리자 마자 짐을 다시 다 옮기는 상상을 했었는데, 로마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날 밤에 일본 친구가 여권이고 지갑이고 몽땅 잃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나 혼자 먼저 영국으로 돌아왔고, 짐도 나중에 일본 친구가 힘겹게 돌아온 다음에 찾아올 수 있었다.런던에서는 빅토리아역 근처에 한인민박을 잡아 이틀 밤을 머물렀다. 한인 민박에 한번 머물러 보고 나니 다시는 한인 민박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되어버렸다. 나중에 베니스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외부에 간판없는 숙소에 (역시나 등록안 된 B&B 비스무레한 그렇다고 호스텔도 아니었던 곳) 머물렀을 때도 간절히 느꼈지만, 어차피 같은 돈 내고 자는 거면 훨씬 더 자유롭고 괜한 눈치 볼일 없는 여느 호스텔에 머무는 게 백배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