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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머물던 날

8월 18일 월요일, 플랏을 비우고 짐들을 일본 친구 집으로 옮긴 다음 런던 가는 기차를 타다.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고생을 했지. 3주 뒤에 다시 돌아와 기차 내리자 마자 짐을 다시 다 옮기는 상상을 했었는데, 로마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날 밤에 일본 친구가 여권이고 지갑이고 몽땅 잃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나 혼자 먼저 영국으로 돌아왔고, 짐도 나중에 일본 친구가 힘겹게 돌아온 다음에 찾아올 수 있었다.

 

런던에서는 빅토리아역 근처에 한인민박을 잡아 이틀 밤을 머물렀다. 한인 민박에 한번 머물러 보고 나니 다시는 한인 민박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되어버렸다. 나중에 베니스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외부에 간판없는 숙소에 (역시나 등록안 된 B&B 비스무레한 그렇다고 호스텔도 아니었던 곳) 머물렀을 때도 간절히 느꼈지만, 어차피 같은 돈 내고 자는 거면 훨씬 더 자유롭고 괜한 눈치 볼일 없는 여느 호스텔에 머무는 게 백배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런던에서 머문 날은 3일이었지만 실제로 여기저기 돌아본 날은 하루였던 것 같다. 월화수 중에 아마도 화요일 하루였던 듯,,

 

아침 일찍 일어나 빅토리아 역의 출근 인파를 지나쳐 버킹엄 팰리스 앞에 있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화장실 인심 인색한 동네에서 맘 편히 들락날락 할 수 있는 내셔널 갤러리 화장실을 목표로 삼고 걷던 중이었다.

 

버킹엄 궁전 정면으로 큰 공원이 두 개가 있는데 위 사진은 그 중 하나..(이름을 까먹었다-_-) 암튼 런던엔 하이드 파크를 비롯해 큼직큼직한 공원들이 많아서 이곳이 대도시란 느낌을 사라지게 한다. 선유도 공원이나 여의도 공원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서울숲보다 더 큰 공원이 시내 한복판에 세개나 있는 셈이다.


 

 

 

오후엔 약속된 WRI 사무실에 찾아갔다. 트라팔가 스퀘어 부근에서 버스를 타고 한 15분 정도 가서 kings cross 역에 내려 걸어갔다. 안드레아스, 하비엘과 약간은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ㅋㅋ) wri 와 건물을 함께 쓰는 peace news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부엌도 있고 얼핏 예전 아랫집 느낌도 나는 공간이었다. 건물 1층에는 housmans bookshop이 있었다. 이름이 익숙하다 싶었더니, 2년 전에 독일 wri 회의 갔다가 받은 housmans peace diary가 떠올랐다. 신림동 녹두거리에 있는 그날 서점 느낌도 약간 나는 서점이었다.


 

 

 

 

 

여기는 아예 peace and nonviolence 섹션이 따로 있다. 꽂힌 책도 무지 많고. 막상 사놓으면 안 읽을거 알면서도 왠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듯한. 염이 이거 보면 좋아하겠단 생각도 들었다. ㅎ

 

 

 

 

아나키즘 섹션도 따로..서점 내부가 전반적으로 아늑한 느낌이었다.


 

 

 


서경식 선생님의 어느 글에선가 런던 교외에 맑스 묘지가 있다는 얘기를 본 기억이 나서 직접 찾아가본 곳. Highgate cemetery 라고 핑크색 벽에 희미하게 글씨가 보인다. 안타깝게도 묘지를 찾았을 땐 시간이 늦어서 묘지 입구 철창 문이 닫혀있었다. 나중에서야 문을 타고 넘어갔으면 됐을 것을..후회가.. 암튼 그 동네 가서 호스트 맘의 아들 조나단이 태어났다는 병원도 보고 좋은 산책 코스였다..

 

 

 

 

 

 

 

비가 내리면서 날이 추워지고 급 허기가 몰려오기 시작..런던 시내로 향하는 빨간 버스를 다시 탔다..그 날 저녁에 간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먹은 마르게리따 피자의 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영국 여행하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돈 주고 직접 사먹었던 저녁이었다,,-_-ㅎㅎ



에딘버러 가는 야간 버스를 타던 날 먹었던 저녁인 것 같다 아마도...런던 외곽에 뉴몰든이란 한인타운이 있는데 거기 살던 친구의 하우스메이트가 쏠 일이 있어서 나도 덩달아 끼어서 밥을 얻어 먹었다. 순두부찌개를 시켜먹었는데, 베지테리안이라고 이거 저거 빼달라고 얘기했는데 "네?" 하고 못 알아듣는 것까지 한국 식당을 그대로 빼닮았더라.. 숯불갈비+밑반찬이라니,, 얘네 문화에는 밑반찬 개념이 전혀 없으니 그런 말을 굳이 붙여놓았나 싶다. 밑반찬 리필도 되고,,ㅎㅎ 지금 생각이 났는데 영국 와서 처음으로 김치를 먹은 날이었나보다. 찌개 한그릇에 한국돈 만오천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암튼 내 돈 내고 먹는게 아니었으므로,,,,ㅎ 암튼 이거 먹고 빅토리아 역으로 이동해서 야간버스 타고 에딘버러로 고고씽~




한달 전에 써놓은 여행기를 이제서야 올리기 시작,,

다음은 에딘버러 사진들을 올려볼까,,싶지만 이미 다시 발동해버린 귀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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