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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30
    5월 9일-13일
    나르맹
  2. 2013/07/23
    5월 1일-8일
    나르맹
  3. 2013/07/20
    4월 25일-30일
    나르맹

5월 9일-13일

5월 9일 월요일

[MP]

오늘로 딱 한달, 이라고 할랬더니 딱 4주를 보내고 5주차에 접어드는 날이다. 월요일. 지금 갑자기 비가 내린다. 이따 운동을 나가야 하는데. 런던에서 햄스테드히스 갔던 일요일을 떠올렸다. 거기서 내려다 보이던 런던 시내의 모습. 집에 돌아오는 길에 펑펑 내리기 시작하던 눈. 그 다음 날 아침 온 교통이 마비된 런던. 어젯밤 꿈에는 편지를 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못 내고 내일은 또 쉬는 날이니 못 내는 그런 꿈을 꿨다. 이번 주엔 출역장에 나갈 수 있으려나. 우중충한 월요일 아침이다. 내 옆에서 주무시는 사장님이 얼른 나가시면 좋겠다. 그냥 아저씨들은 뭘해도 아빠, 나이 많은 사람 이미지가 겹쳐져서 싫다.

5월 10일 화요일

[MP]

어제 좀 더 많은 편지를 기대했지만, 아침, 햄한테 온 게 전부였다. 내 기대가 너무 컸다. 슬슬 나 혼자 잘 살 수 있는 준비를 해야지. 오늘이야말로 딱 한달이다. 어젯 밤에 (...)

에딘버러로 떠나는 날 오전 런던에 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와, 두렵고 설레는 그 기분. 휴일, 햄한테 편지쓰고 글 하나 써보든지 해야겠다. 지난 토요일에 엄마가 넣어준 책을 비롯한 물품들이 안 들어와서, 수요일까지 좀 더 기다려봐야겠다.

<병역거부자의 날에 부쳐>

5월 11일

[MP]

신기하고 재미있는 꿈을 꾸었다. 기억나지 않은 누군가와 (아마도 J?) 함께 출소를 했는데 방콕 공항이랑 연결이 되어있는 것이다. 곧바로 출국심사대가 나왔고 그곳에서 우리는 수의를 벗은 뒤 엑스레이를 통과한 후 다시 수의를 입고, 따로 출감절차도 없었다. 나올 때 티켓을 받았는데, 웃긴 건 탑승시간과 게이트번호는 있었는데 목적지가 어디인지 안 적혀 있는 것이다. J는 그냥 게이트로 달려갔고 나는 직원에게 영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직원도 금시초문이란 표정이었고, 처음에 난 서울만 가면 된다였는데, 그 티켓으로 아무데나 갈 수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 자기연결. 상상의 나래. 헤이스팅스에서 출발한 기차는 해변을 따라 런던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우왕. 빅토리아역 도착 후 걸어서 하이드파크로 갔다. 그 고요함, 상쾌함. 기분이 좋아진다. 그제부터 계속 내리는 비. 오늘도 비에 젖은 풀내음 한번 맡아봤으면!

+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에 뭔가를 넣고 먹어야 하는 습관은 아직 '교정'되지 않았다. 분류과 직원이 다녀간 후 잠시 내 평정이 흔들려서 비상식량으로 나온 건빵으 우적우적.

5월 12일

[MP]

자기연결을 안(못) 하고 잡생각이 떠오른다. 짧은 시간안에 집중해서 해야하는 건데. 한달 했다고 이제 아무 때나 자기연결을 해서인지 아니면 잡생각이 정말 많아져서인지 모르겠다. 어제 분류과 직원이 왔다갔다. 관용부로 출역해야지 하는 것이다. 내일쯤 방을 옮기게 되려나. 모르겠다. 휴. 햄과 아침, 엄마한테 총 7통 편지를 받았다. 오늘도 그 세명한테만 오려나. 고마운 사람들이다. 아- 배고프다.ㅋ

5월 13일 저녁 -아침 접견

어제 아침에 취장으로 옮겼다. 설마 했지만 예상을 못 한것도 아니어서. '글쓰기의 시차'란 표현에 꽂혀 있는데 이제 이틀 일하고 이곳에서의 경험을 적는 것에 대한 생각도 든다. 생각보단 덜 힘들다. 정신없긴 하다. 얼굴근육이 굳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 "일할 땐 웃지 말랬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 뒤의 기린 or 자칼(의 심장)이 보여서 그렇게 자극이 되진 않는다. 결국은 너도 나도 (인간으로서) 존중을 받고 싶은데 수단방법이 다르단 생각이 든다.

쿠사리 먹고 싶지 않은 내 생각 뒤에는 일을 잘해서 인정, 존중받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평탄함, 여유를 갖는 것이겠지. 접견을 와준 아침에게 고마울 따름. 눈물이 나는데, 돌폼, 따뜻함에 대한 욕구였을까. 진사장님, 너무 고맙다. 이 악물고 6월 말까지는 해봐야지. 너무 진지하진 않게, 유쾌함, 가벼움 잃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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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8일

5월 1일

[MP]

악마와 싸우다가 악마가 되지는 말기. 사소한 자극에 툭 말을 내뱉지 않기. 항상 한번 더 숨 고르고. 오늘 아침 몸 상태는 요 며칠 드물게 허기가 느껴진다. 적당히 묵직한 아랫배도 느껴지면서. 호흡할 때 복식호흡이 잘 안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그새 감옥에 찌들어서인지 나를 웃음짓게 하는 곳의 장면이 잘 선명하게 불러와지지가 않는다. 드디어 5워. 괜히 기분이 좋다-가도 마음 한 구석 출역이 어떻게 될지 불안한 구석도 있다. 비가 그쳐서 좋다!

5월 2일

[MP]

월요일 아침. 주말을 견딘 뒤 월요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냥 설레인다. 뭐든 잘 할 수 있다는 나에 대한 신뢰. 해이스팅스, 런던에서의 시간들, 홀로 돌아다니던 그때의 시간들, 홈스테이 가족들의 따뜻함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게 어떤 시간이 닥쳐도 잘 끝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든다. 타인을 내가 먼저 신뢰할 수 있는 것. 그때 내 마음도 편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 총 10통의 편지를 내보냈다. 연결된 느낌을 간직하면서,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걸 잊지 말자.

5월 3일

[MP]

남산3호터널 입구에서 정장에 넥타이를 맨 내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도 계산하지 않고 마음껏 사랑을 베풀수 있다는 벅차오르는 마음. 내가 받는 사랑을 재보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믿음, 편안함. 수업 준비하며 떨리긴 하지만 뭔가 나의 것을 펼쳐본다는 기대. 결과를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들뜨는, 생기가 들게 만드는. 이 기억으로 징역의 칙칙함을 이겨보리라.

5월 4일

[MP]

날짜를 적고 보니 5년전 대추리 생각이 난다. 이 곳에선 꿈을 많이 꾸게 되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래도 아직 감옥 꿈을 꾸는 것 같진 않다. 따뜻한 말, 돌봄에 대한 그리움. 맨날 '네 귀'만 하고 살 순 없으니깐. 자기연결하는 중간에 영기가 나보고 싱크대 옆 이불에 물 튀지 말라고 베개에서 썩은 내가 난다고 말을 걸어서, 그것도 한 2번 이상 반복을 해서 잠시 평온이 깨졌다.

5월 5일

[MP]

쉬는 날. 목요일 아침이다. 자꾸 어제 분류심사 장면이 떠오른다. 보소로 지원하라던 직원의 말을 그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취장에 못 간다는 말은 확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탄함에 대한 욕구가 아쉬운 걸까. 동전뒤집기를 해서 하나가 나왔지만 여전히 아쉬운 그런 마음이다. 결국은 취장에 안 갔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달까. 원하지 않는 것을 말하기보다는. 물론 내가 보소에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당장 내일 방을 옮길 수도 있으니 오늘 편지를 또 많이 써야겠다.

5월 6일

[MP]

런던의 자전거 행진 Bicycle Mass가 생각났다. 하비엘과 함께 달리던. 금요일 밤 런던거리를 헤집고 다니던 때 생각이 난다.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며 보이던 하늘에 걸려있던 달 생각도 나고. 확실히 휴일 다음날 아침은 몸이 찌뿌둥하다. 오늘 나를 부르려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어젯밤에도 꿈을 꿨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양 옆의 사람들과 안 부딪히려고 이불을 침낭처럼 돌돌 말아잤다.

분류심사를 하는데, 가족의 화목 정도를 물어보더라. 정신적 스트레스도. '화목'이라고 적었는데 직원이 어떻게 화목하냐면서 '스트레스 심함'으로 고쳐적었다. 그 직원에 의해 우리 집은 화목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 것이다.

5월 7일

[MP]

꿈 속에선 뭔가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는데 눈을 떠보니 고작 하루가 지나 다음날 해가 떠있을 뿐이라 좀 허망하다. 꿈에서 출역을 나갔는데 그게 취장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감옥 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오늘 엄마와 동생이 접견을 온다. 어제 엄마가 보내준 전자서신을 받고 생각이 많아졌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좀 잘 노력해봐야겠다. 편지 적당히 쓰고 책 읽던거 마무리 해야겠다. 이번 주말엔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진심의 탐닉>.

5월 8일

[MP]

일요일. 오늘은 식수 이후 배식이 바로 와서 이거 적을 시간이 여의치 않다. 자기연결하며 작년 교생때 갔던 북한산 소풍을 떠올렸다. 빵셔틀. 143번 버스. 산에서 먹던 맛있는 점심. 푸핫. 맛있는게 먹고 싶나보다. 방 안에서의 생활이 서로의 생활에 배려를 하는 것이라지만 먼저 있던 자의 방식이 곧 그 방의 질서일 확률이 높고, 그 사람의 방식에 맞지 않으면 쿠사리를 맞는데 그 논리는 "넌 아직 빵에 적응이 안 됐어"이다. 24시간 갇힌 시간 잘 견디자. 이 시간들을 모두 견딘 후, 여권을 만들어 떠날 수 있단 생각을 하니 불끈 기운이 난다. 어디부터 가볼까. 일본? 영국? 라오스? 아님 일단 제주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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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30일

4월 25일

[MP]
자기공감을 시도하는데 집중이 안 되었다. 잡생각이 너무 많았다. 어제부터 시작된 그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동시에 그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자극을 받아서 그렇다. 일어난지 얼마 안 되어 점검 준비를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명진아 상 치워야지"라고 했을 때, 한 방씩 점검자가 다가오고 있는데 내 무릎을 칠 때, 나보고 긴장해라, 준비해라 이 뜻인데 처음 한두번은 고마웠지만 그게 계속 반복되니 이제 짜증이 나려고 한다. 나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내가 어제 꽂아둔 편지와 보고전들을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이제 내가 그냥 그때 그때 직접 편지를 내버릴까 싶다. 나에 대한 존중? 시어머니같은 그이. 규율화가 잘 된 인간. 자꾸 가르치고 싶어 안달인. 난 왜 내 얘기를 표현을 못할까. 난 왜 이렇게 순하게 굴까. 코어자칼 생각이 잘 안 난다.ㅠㅠ

<농담의 위력>

편지 많이 받은 거 답장 다시 다 하려면 노트북이 필요하겠다는 방 사람들의 말. BBK의 의혹을 우리도 알아내려면 아이패드 정도면 되겠다는 말. 전원이 없으니 밧데리 좋은 거랑 전원 줄이 긴 걸로 추가 주문을. 웃을 때 내가 진지하게 쥐어잡고 고민하던 것들의 무게가 사르르 사라진다. 2평이 안 되는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던 나의 시야와 사고의 벽이 무너지면서 지금 여기서의 삶이 살아볼 만한 것같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기운을 다시 내봐야겠다는.

4월 26일

[MP]

모닝페이지보다 더 값진 경험을 한 날. 오늘 아침도 자꾸 말을 걸길래 오늘은 며칠 연습하던 말을 건냈다. 나름 차분하게. 근데 그 아이의 반응은 바로 미안해하면서 나를 안는 것이었다. 표현을 해서 좀 후련하긴 한데 그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좀 찝찝하기도 하다. 이 버라이어티 스펙타클한 징역의 일상이란!

<교도관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

까마귀라고 불리는 그들. 옛날처럼 교도관이 재소자를 두드려 팰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지만, 그래도 기본 수용된 자-감시하는 자라는 구도가 변하진 않았다. 우리가 보기에 교도관이 이유없이 짜증을 내더라도 일단은 다 들어줘야 한다. '인권'이라는 우리의 무기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일상으로 느껴지는 교도관이 가진 권력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더러워서 피한다지만 이곳은 피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존댓말과 반말을 묘하게 섞어쓰는 그들은 재소자들이 할 수 있는 문제제기를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는 요령을 터득한 자들이다. '인권침해'라는 기소에 걸려들지 않으면서 여전히 효과적으로 재소자들을 관리, 통제, 지배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대응은 "저 사람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데 우리가 넘어가야지"라거나 "밖에 나가면 쥐뿔도 없는 사람이니 이런데서 이런 일이나 하는 거지"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도 않고 궁극적으로 인간 대 인가느로 연결을 하는데 별 도움이 되진 않지만, 수평적일 수 없는 관계에서 약자의 위치를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보호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수세미 미스터리>

<부활절>

부활절 찬양 미사에 다녀왔다. 먹을 것과 편지쓸 시간 중에 고민을 하다가 집회가 있는 강당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담벼락 없는 하늘 생각이 나자 주저없이 집회를 선택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부활절 미사를 볼 기회가 있으랴 싶은 생각도 있었다. 기도를 드리는 중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이게 다 내 탓이오"하고 따라하다가 눈물이 울컥 나오려고 했다. 기도중에 "우리의 죄" 이런 말이 나오는데 감옥 안에 있는 내 처지가 와락 느껴진 것이다.

라이브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 있었다. 함께 기도하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도 좋았다. 무엇보다 노래를 부르며 "할렐루야, 할렐루야"를 크게 외치는데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마지막에 부른 노래 제목은 <내입술로>와 <기뻐하며 왕께>. 끝나고 돌아오는데 먹을 것들로 가득찬 선물꾸러미를 받았다. 방에 들어와 꾸러미를 푸는 순간 모두의 입에서 환호가 나왔다. 초콜렛, 모찌떡, 곡물바, 카라멜, 녹차양갱. 모두 이 곳에선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내년 부활절에서 난 이곳에 있겠구나. 출소날이 성큼 다가와있겠지.

4월 27일

<MP>

5시에 빗소리에 눈이 떠졌다.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소리라 생각하니 듣기 좋았다. 살이 1킬로 정도 쪘다는 걸 어제 목욕 때 확인했다. 최근 입맛이 돌아서 많이 먹긴 했다. 저녁, 아침엔 속이 좀 더부룩할 때가 많다. 관리를 좀 해야겠다. 벌써 수요일. 이틀만 더 있으면 접견이다. 오늘은 이발을 해보려고 한다.

<인사>

4월 28일

<MP>

어젯밤 급작스럽게 새로 한분이 오셨다. 무면허운전으로 6월형 받으셨고 집에서 약주하시다 오셨다고 한다. 새로운 분의 등장에 낯섬과 정적, 내가 신입으로 들어오던 날 기분이 떠올랐다. 다시 시작된 하루, 새로운 동료의 등장이 요 며칠 안정적으로 지속된 방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재밌는건, 새로운 사람(외부인)의 등장이 기존 사람들과의 유대를 강화 혹은 강화된 것처럼 믿게 한다는 사실이다. 어제 신입분 데려오던 교도관, 내가 첫날 만났던 분을 반갑게 만났다.

4월 29일

[MP] 접견 - 용석, 정현, 아규, 성민, 슈와

뭔가 자극이 많았던 어제. 오전에 의무과 검진을 다녀온 것이다. 장티푸스 검사와 흉부엑스레이 촬영은 사실상 취장에 가기 전 단계라고 했다. 지금 불쑥 떠오른 생각인데, 초짜처럼 보이는 의사(공중보건의)를 보면서 이 검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못한게 후회된다. 자기표현. 요 며칠 계속 쥐고 있는 욕구이다. 취장에 가게 될지 아닐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것. 설령 취장에 가더라도 배려, 인간적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혹은 받고 싶은 마음. 돌봄을 받고싶고, 밖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중요(필요)하다는 것을 방금 자기공감 하면서 찾았다. 욕구와 연결되면 수단방법은 자연스레 나온다는데, 두고 볼 일이다.

어젯 밤엔 양쪽에서 코고는 소리와 이 가는 소리에 자는 도중 몇번 일종의 공포를 느꼈다.

*아침, 햄, 클럽, 여옥, 비대칭, 오리, 재진, 안지환씨, 즐, NVC센터, 성민, 빈가게, 상우.

4월 30일

[MP]

어젯 밤에는 천둥, 번개 소리에 잠이 여러번 깼다. 지금도 내리는 비. 빗소리와 비냄새-아마도 비에 젖은 흙 냄새가 좋다. HELC에서 공부를 마치고 홈스테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떠올랐다. 투벅투벅 걸으며 나만의 시간들-무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 의무나 타인으로부터의 시선,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는 여유가 그리운 것 같다. 오늘 운동은 비 때문에 틀렸지만, 편지를 열심히 써야겠다. 밍크 담요의 단점은 먼지가 많아서 아침이 되면 코가 막혀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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