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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대학생의 학교 생활은 어떤가?대구대학교 학생의 차별사례를 중심으로

장애인 대학생의 학교 생활은 어떤가?
교육부의 「장애학생복지실태평가」 03, 05년도 최우수 평가 대학
대구대학교 학생의 차별사례를 중심으로
 
<시각장애학생>
2002년 겨울 계절학기로 초등수학과 교육과목을 수강 중이었습니다. 첫날 수업에서 교수님은 프리젠테이션 수업으로 강의를 지속하셨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서 어디 책이라도 구할 수 있나 싶어 장애지원센터로 갔더니 대구대학교 출판사의 책이 아니라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한번만 더 들어볼 요량으로 다음날 수업을 들어갔는데 또다시 시각화된 수업으로 일관하셨습니다. 교수님께 강의노트를 요구했더니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장애지원 센터에 가니 한번 말씀은 드려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 3일째 되던 날 강의노트를 주시겠다고 장애지원센터에 연락이 와서는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강의노트를 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해야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책 없는 것도 서러운데 볼 수 없어 강의노트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우리는 고마워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동정과 시혜의 대상에서 우리를 바라보지, 이것을 당연한 권리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의노트를 받았으나 역시나 무용지물이더군요! 전혀 편집되지 않았던 강의노트는 브레일 노트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수식들을 브레일 노트가 읽을 수 없도록 되어 있더군요! 학교에 단 한명이라도 점역사가 배치되거나 전문가가 배치되었다면 이러한 일은 있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험을 보았고 결과가 결코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업시간이 다 돼서 급하게 기숙사에서 나오는데 저를 학교까지 보행해줄 친구들은 다들 바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보행해서 가고 있는데 점자블록이 없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꽝! 소리가 들리더니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알고보니 문에 부딪혀서 코와 이마를 정면으로 충돌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포기하고 친구를 불러서 보건소에 가서 치료를 했습니다. 활동 보조인은 둘째 치더라도 점자 블록이라도 깔려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수업도 빠지고 충격을 받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이후 혼자 다니는 것이 더 겁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혹시 차에 치이면 어쩌나 말입니다. 제가 아는 맹인 친구가 얼마전에 학내에서 차 사고를 당했던 터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청각장애학생>
저는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학교에서도 영어회화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할 과목이라고 하기에 영어회화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화통역사도 없는 환경 속에서의 영어회화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장애지원센터에 말하니 영어회화 수업은 안 들어도 된다고 듣지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많이 서운했습니다. 그래도 학교 여건상 제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영어회화 수업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3학년도 되고 취업을 위해 토익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토익 수업을 수강 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토익 수업마저 제가 참석할 수 없도록 수화통역사도 없을뿐더러 음성이 아닌 스크립트를 제공하여 수업을 듣도록 하는 교수님의 어떠한 노력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지원센터에 이야기 하니 또다시 그 수업을 포기하라는 말로서 일관했습니다. 저가 듣고 싶은 과목을 포기함은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취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인 토익마저 듣지 못하게 함은 저의 교육권은 물론이고 생존권의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사렛 대학의 경우 영어 수화 통역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 학생들도 자유롭게 영어회화를 수강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영어가 곧 경쟁력인 이 시점에서 청각장애인의 영어 관련 과목 수강을 언제까지 학교는 포기하게 할 것인지? 참 답답합니다.
 
2005년 1학기 00강좌에서 있었던 저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00강좌의 교수님은 대부분의 수업을 구어적인 방식으로만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수업을 들어보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교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웃기도 하고 흐뭇해하기도 하는데 저는 혼자서 멍하니 수업에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강의노트라도 부탁드리려고 하니 교수님이 그런 것은 줄 수 없다며 저의 말을 끊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출석하고 레포트도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는 몰라도 성실히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성적은 어김없이 C 였습니다. 수화통역사는 둘째치더라도 강의노트만이라도 제공해 주셨다면 제가 최선을 다했던 과목에서 C를 받았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학교 다니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습니다.
 
기숙사에 거주중인 청각장애인 학생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아프면 대부분의 경우 참는 편입니다. 저번에는 배가 아파서 정말 땅을 구르고 했지만 감히 보건소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보건소에 가도 저의 아픈 상황을 설명해 줄 사람도 없고 바보처럼 있다가 아무런 처방도 없이 나와야 했던 경험 때문입니다. 만약 수화통역사가 학교에 상근 배치되었다면 제가 연락이라도 해서 통역이라도 부탁드릴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체장애학생>
저는 지체 1급 장애인입니다. 두 다리를 못쓰고, 두 팔과 손 또한 사용이 힘든 상황이지요. 한마디로 저는 저 혼자서는 샤워나 머리감는 등의 일은 물론이고, 가장 기본적인 신변처리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학년 때입니다. 아직 아는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룸메이트와도 그리 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룸메이트는 외박을 자주 하였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한번 갈 때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부탁해야 했으며 그마저 불가능하면 기숙사에 아는 사람이 최소 2명이 들어 올 때까지는 그게 언제가 됐건 간에 참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감는 일 등도 일주일에 한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인간다운 삶입니까? 화장실 한번 가는 것, 한번 씻는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야하고 참고 또 참아야하는 이것이 인간답습니까? 만약 기숙사에 상근 도우미가 한 명 만 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그렇게 힘들게 살았을까요?
 
2003년 2학기에 1학년 공통 필수과목으로 영어회화를 들었다. 난 지체장애로 손의 기능이 부자유스럽다. 그래서 시험을 칠 때마다 형편에 맞는 다른 방법들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시험치기전주에 영어회화 강사에게 나의 상황을 설명했더니 시험지를 따로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의 시험지가 있어서 경산캠퍼스에 알아보고 구해주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시험 당일 경사캠퍼스에서 시험지를 못 받았다며 3시간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기들 시험 칠 때 난 밖에서 바쁜 시험기간에 3시간을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후 아직도 시험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3일 뒤에 그 때는 될 거라면서 강사 방으로 직접 와서 시험을 치자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가 3일 뒤에 갔지만 결국은 체크용 시험지를 못 구했다며 그냥 원래 치는 방식대로 시험을 치자는 것이었다. 영어회화 시험만 있는 것도 아닌 바쁜 시험기간에 몇 배에 시간을 허비해서도 결국은 원래의 방식으로 시험을 쳤다.
2003년 1학기에 사회복지법제 수업에 관한 내용이다. 사회과학대에는 야간 수업을 생활과학대에서 많이 한다. 나 같은 경우에 복수전공을 하는 터라 수업이 중복이 많이 되어서 야간수업을 꼭 들어야만 할 때가 많다. 근데 생활과학대학은 건물조건이 지체장애인(휠체어)이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장애지원센터에 전화하니 어쩔 수 없다고 내 수업을 변경하라는 것이었다. 난 본관에 전화를 해봤다. 본관에서는 자기 권한이 아니다며 담당교수에게 연락해보란 것이었다. 그래서 교수님께 전화를 하니 교수님도 자기 권한이 없다며 단대행정실로 전화해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행정실도 어쩔 수 없다고 나의 시간표를 변경하라는 것이었다. 결국은 싸우기까지 해서 겨우 강의실을 변경하였다. 그동안 수업은 2주나 결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2005년 2학기 가정복지학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이 수업은 저의 전공수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꼭 듣고 싶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그 수업은 유난히도 필기가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필기내용 중에서 시험에 출제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필기를 하는데 있어서 양 손이 자유롭지가 못해서 그 많은 필기들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 교수님께 강의노트를 제공 해달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강의노트 는 못해준다 수업 받기가 힘들면 수강포기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친구에 노트를 복사해서 보든지 해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단지 필기를 못해서 수강포기를 해야 되고 마치 죄인처럼 강의노트를 빌려 달라고 하는 이 교육현실 속에서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 너무 억울했습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강의노트 제도만 있었더라면 과연 교수가 이런 말을 했을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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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1일(제3호)장애인고등교육권확보를 위한 연석회의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 모음

장애인고등교육권확보를 위한 연석회의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 모음

 

대구대 하용준

 

 

고등교육의 산실이라 말할 수 있는 대학교에 들어가려고 고등학교교육을 배우는 것이 현재의 현실인 것 같다. 그리고 모두들 그렇듯이 비장애인들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갈 때 부푼 가슴을 안고 들어가며 실력과 능력만 있으면 어느 대학교, 무슨 학과든지 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실력과 능력이 되어도 그 대학교에 편의시설이 되어있는지부터 따져서 대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이고 때로는 오히려 대학 스스로가 안 받아 주거나 거부를 하는 일이 빈번하며 그나마 장애인을 받는 대학교는 경증의 학생들 위주로 뽑고 중증의 학생들은 대학교에 들어가기조차 힘든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나는 그나마 중증장애인에 속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간 케이스다. 우리사회에서 흔히 장애인들의 교육 메카라고 불리우는 대구대학교라는 곳 말이다. 나도 누구나 그렇듯이 부푼 가슴을 안고 들어 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 예로 이동권은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고 내가 외출이나 실습을 나갈 때 꼭 필요로 하는 것인데, 확실하고 안정적인 지원이 안 되어 있어서 한 학기 동안은 집에서 통학을 하게 되었고 그 다음 학기부터는 기숙사에 입사를 했는데 ‘만평짜리 시설’에 갇힌 채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벽에 부딪친 것은 수업을 들을 때 나 스스로 필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필자가 없어서 수업시간에 제대로 필기를 할 수 없어 시험을 망치는 일이 많았으며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 있을 때, 활동보조서비스가 없어서 할 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

대학교에 누구나 차별 없이 들어갈 수 있고, 수업을 받을 때도 대필자가 있어서 나만의 수업 자료를 만들 수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활동보조서비스가 있어서 해주고, 내가 이동하고 싶을 때 이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되찾으려면 고등교육 관련 조항이 담긴 장애인교육지원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합니다.

 

 

 

 

 

 

 

조선대 기연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하라!장애인 고등교육권을 보장하라! 나에게 교재를 볼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나는 현재 대학에 제학중인 시각장애인이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 제학중이지만 우리 학교의 수 많은 학우들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한다. 왜냐하면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비장애인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학생으로써의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나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활자 인쇄물을 볼 수 없다. 그럼으로 다른 비시각장애인들이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교재를 항상 어렵게 구해 읽을 수 있다. 교재를 구하기 전 까지는 강의시간에 교수님의 말씀에만 의존해 강의 내용을 이혜하거나, 아니면 아직도 시각장애인들이 접근성이 취약한 인터넷을 어렵게 뒤저서 강의내용에 맞는 자료를 구해 읽어야 한다.이것 보다 더욱 참기 힘든것은 책이 없으면 작성할 수 없는 과제물 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에서 과제물에 대한 주제를 찾을 수 없으면 나는 항상 교수님께 가서 "교수님 제가 책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과제물로 대체해 주십시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또한 문제풀이 시간에 책이 없거나, 교수님이 문제지를 파일로 주시지 않는 경우 그냥 앉아 있어야 하는것... 이렇게 무엇으로부터 항상 배제되는 심정을 당신들 국회의원들은 알고 있는가?이제 더 이상 나는 나의 교재를 어렵게 구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필요한 교재를 다른 비시각장애학생들 처럼 쉽게 구하고 싶다. 또한 마음데로 책을 읽고 싶다. 이제 더이상 학교에서 항상 무엇으로부터 배제되는 것은 싫다. 나도 학교에 등록금을 똑같이 내고 다니는 학생으로써 학생의 권리를 당당하게 누리고 싶다. 이것은 모든 장애대학생들의 바램일 것이다. 국회는 속히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함은 물론, 장애인고등교육권이 잘 보장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

 

 

 

 

 

 

 

 

 

 

 

서울대 이동엽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하라!

장애인고등교육권을 보장하라!

 

나는 서울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당신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앞날은 순탄치 만은 않다. 당당하게 학교에 합격한 청각장애학생이 어느 날 강의를 들으려 왔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가만히 있을 뿐, 사람들이 있는 강의실 안에서는 어떠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 이런 경험은 장애학생 왜냐하면 장애학생을 위한 확실한 제도가 주어져 있기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차별과 불평등은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

서울대학교는 2002년 특별전형이 실시되었을 때 장애학생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 후로부터 3년이 지난 2005년, '청각장애인'이었던 내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역시 그렇다.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에서 수업을 듣는다. '약간이나마 주어진 지원'마저 학교 본부에서 자발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지원해준 것이 아니라 실로 장애학생 당사자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결과였다. 그동안 장애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차별을 받고 희생되었던 것일까.

 

그러므로 더, 이상, 장애학생이 희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장애인고등교육권, 즉 장애인교육지원법이 필요하다.

 

 

 

 

   

 

군산대 이창준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하라

 

장애인 고등교육권을 보장하라

 

 

나는 지체장애 1급이다. 강의실에 턱이 너무 많아서 수업을 받기 너무 힘들다. 수업을 받은 강의실에 엘레베이터가 없는 곳은 수업도 받지 못 하고 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려면 4층에서 1층까지 내려와야 된다.장애인화장실은 1층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험을 볼때에는 나를 위해서 시험을 개별적으로 할 수 없다고 해서 레포트나 한다. 나는 다른 학우들과 함께 시험을 보고싶다. 주말이 되면 난 기숙사에 쳐박혀서 있어야 한다. 전동스쿠터를 타고는 다른 곳으로 멀리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의 교육권을 보장해 달라!!

 

 

 

 

  

 

서울대 이현아

 

새학기를 시작할 즈음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간표를 짜는 재미와 기대로 한껏 부풀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듣고 싶은 강의 하나에도 ‘이 건물은 들어가는데 계단이 있지 있을까’, ‘강의실이 2층인데 엘리베이터는 있을까’, ‘수업이 끝나고는 어떻게 다음 건물까지 가야하나’ 등등의 고민들로 머리가 터져버리기 일쑤였다. 내가 직접 그 큰 캠퍼스를 일일이 다니면서 볼 수 밖에.. 그렇게 내 시간표 짜기는 일종의 미션수행이었다. 얼씨구나! 계단 없이 건물을 들어갈 수 있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건물에서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찾았다. 그리고 개강일.. 잔뜩 기대하고 들어간 강의실. 어마어마한 낭떠러지였다. 사람들이 수많은 계단을 타고 넘어 저기 아래 우글우글 모여 있다. 교수님은 마이크도 쓰시지 않는다. 웅얼웅얼~ 그들만의 수업이었다. 제일 뒤 구석에서 나는 학생이 아닌, 참관인이 된다. 칠판에 뭐라고 쓰신걸까.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아무리 귀를 기울여 보아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내가 잠을 자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 그렇게 수업에 매일 출석하면서도,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대형강의실에 내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수업을 들을 수 없었고, 결국 형편없는 학점을 맞았다. 쉬는 시간이 되고, 사람들로 바글대는 화장실은, 나를 반기지 않는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 짧은 10분의 시간동안, 나는 화장실을 찾아 주위 건물들을 다 헤매고 다녀야 했다. 그나마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은 방치되어 불도 켜지지 않고, 청소도구들로 가득 찬 창고 신세였다.

공부하기 위해 간 대학은, 나를 오롯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 그 자체였다.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휠체어가 접근 불가능한 건물의 구조 때문에 수업을 들을 수 없고, 화장실 등의 기본적인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학생 역시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물리적 제약 없이 들을 수 있어야 하며, 학교의 시설들을 마땅히 누릴 권리가 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 고등교육 관련조항이 담긴 ‘장애인교육지원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단국대 정경호

 

11년 전부터 실시된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인해 장애인 대학생의 입학은 해마다 늘어 한 해 300여명이 입학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입학만 시켜놓았을 뿐, 그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교육환경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정당한 학습권 보장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학교의 현실도 다르지 않아서 심지어 2000년대 초까지는 입학 후 학교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야했다.

내가 처음 학교를 입학했을 때 그야말로 곳곳이 첩첩산중이었다. 학교 지형상 가파른 경사는 둘째 치고 곳곳에 수많은 턱과 요철이 심한 길은 이동하기에 너무 불편했으며, 몇 몇 강의실을 빼놓고는 계단 때문에 강의실에 접근하기 조차 어려웠다.

다행히 내가 수강 신청한 과목의 강의실 변경으로 수업은 들을 수 있었으나 강의실에는 내가 쓸 수 있는 책상도 없었으며, 책상이 너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바람에 강의실내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도서관․학생회관․학생식당 등도 접근이 여의치 않아서 학내 수업 듣는 것 이외의 거의 대부분의 생활은 불가능하다 시피 하였다.

이렇듯 학내 시설 대부분은 접근불가능하거나 접근이 가능하다하더라도 일반 학생들과 달리 주출입구 이외의 곳으로 우회하여야 한다. 대표적 예로 학교도서관을 들 수 있는데, 휠체어 사용자가 도서관을 출입하려면 일반학생들과는 달리 도서관 동문만을 이용하여야 한다.

이곳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길게 우회하는 불편함과 수고를 둘째 치고 같은 학교 학생이 몸의 차이로 인하여 출입에서부터 분리되고 또 일련의 그러한 것들이 확대․재생산되어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격리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다.

성별․인종 등 다른 차별사유와는 달리 장애인에 대해서는 행위자가 의도적으로 장애인을 유형화하고 그들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처우하거나 배제하는 적극적 방식에 의한 차별 이외에도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지위에 있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음으로써 장애인들을 차별하는 소극적 차별, 즉 방임에 의한 차별이 있는데, 앞의 예가 바로 이러한 소극적 차별의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고등교육권 확보를 위한 활동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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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1일(제3호)천재지변+육체적 장애=배움의 권리 박탈??

천재지변+육체적 장애=배움의 권리 박탈??

오늘 4학년 기말시험이 끝났습니다..
전 잘 봤냐구요?? 어제, 아니 오늘 새벽까지도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침이 되고 출발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제가 살고 있는 평택은 폭설이
그치질 않더군요..(참고로 제가 사는 곳이 외곽이라 눈이 오면 차량접근이 어렵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학기부터 카풀해주신 학생회 회장님께서도 직장 근무 관계로 갑작스레 못 가신다고 하고...



저 뇌병변 1급 장애인입니다..
일어나 걷는 건 물론 제 두 손으로 태어나 지금껏 뭘 해본 적이 없고
이 글도 마우스 스틱을 입에 물고 쓰는 것입니다..
저의 머릿속이 온 세상을 덮은 눈만큼 하얘지더군요..
출발시간은 촉박해오고 제가 아는 분들은 사정상 혹은 거리가 멀어 못 오시고..
장애인 심부름센터나 활동보조인서비스(유료외출도우미)도 일요일은 모두 휴무...
설령 콜택시를 부른다 해도 앞이 안보일 정도의 폭설을 뚫고 외진 곳까지 들어올 리
만무하고....... 그것도 지역대학이 있는 수원과 평택을 왕복한다는 건... 불가능이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단어...... 포기..... 제가 가장 말하기 싫어하는 두 글자...였습니다....
결국 시험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 학기 동안의 수고는 무용지물이 된 채..



지난번 학보에서 본 기사가 떠오르더군요.. 집중호우 때문에 교통편이 끊겨 시험을 보지 못한 강원도 학우의 구제요청.. 당국은 재시험 불가라고 한마디로 묵살해버렸습니다..
학교특성상, 인력부족이란 이유만으로.. 국립대학교라 그렇다고 하기엔 상당한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30년이 넘은 역사와 몇 십만 재학생, 그 몇 배에 달하는 졸업생을 배출한 4년제 대학교란 명예에 걸맞지 않게 형평성과 융통성 없는 구 제도만 고수하는 태도를 취하는 건 정말 커다란 모순이 아닌가요?
재시험 제도 실행이 어렵다면 기말고사의 비중을 낮추고 중간고사 외에 과제물이나 웹을 통해 평가할 수 있는 시험제도를 추가 개설하면 훨씬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편입 후 1년을 다니고 1년을 쉬었습니다.. 대필과 차량편을 구하지 못해서였습니다..
평택이란 작은 도시까지 당국이 만들어 놓은 도우미 제도가 미치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한결같은 대답 뿐.....
배움의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교육헌장에는 분명히 나와 있는데
천재지변을 당해서 혹은 육체의 장애를 가졌다고 공정하게 부여된 권리와 기회를 줄 수 없다면 그건 대학당국의 학칙 뿐 아니라 헌장까지 무시하는 것이 되는데..
타 국립대학을 다녀봤지만 이렇게까지 꽉 막히진 않았습니다..



우리대학 시각장애 학우들 괜히 시위한 거 아닙니다..
동등하고 공평하게 배우겠단 겁니다...
무조건 원망하거나 떼쓰는 것도 아니고 도와달란 말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배움의 과정 하나하나를 헛되게 만들지 말아달란 겁니다..



전 내년에도 시간과 체력과의 악전고투를 해야 하겠지요..
저 뿐 아니라 많은 학우들이 그러실 겁니다.. 가정과 직장을 가지셨으니..
하지만 제가 겪은 이 일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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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7일(제2호)장애인대학생이 말한다, 우리에게 대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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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7일(제2호)청각장애학생은 계절학기 신청도 교수허락 받아야만 들을 수 있나!

청각장애학생은 계절학기 신청도

교수허락 받아야만 들을 수 있나!!

 

>> 계절학기엔 교육지원 안된다?!

    장애학생은 계절학기 수업도 못듣나..

학 때 서울에 있는 Y 대학에 교류 계절 학기를 신청하려고 신청서를 조교언니에게 제출하면서 그 대학에 문자통역제도가 있는 걸로 아는데 혹시 지원이 가능하냐고 물어봐달라고 했어요.

다음날 조교언니에게 연락이 와서 한 번 더 찾아가서 얘기를 해봤어요. 그 언니에게 들은 얘기로는 그 대학에서 방학 땐 문자통역제도가 적용이 안 된다면서, 적용이 된다더라도 다른 대학교 학생이라서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했어요.

>> 개인적으로 구한 노트북, 도우미도 허용안해..

    그 이유는 장애인의 능력을 폄하한 교수의 자의적인 판단?!

래서 내가 개인적으로 노트북과 도우미를 구해서 강의를 듣는 것도 안 되냐고 물어보자 그건 가능하긴 한데 내가 신청한 과목의 교수님의 허락을 받아야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 대학교에 연락을 다시 해서 내가 신청한 과목의 교수님들께 허락을 받아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런데 신청한 두 과목 중 한 개만 허락을 받았고, 한 개는 못 받았어요. 혹시 다른 과목이라도 허락을 받을 수 있는 게 있냐고 물어보자 전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왜 안 되는지 이유를 물어보자 교수진들은 내가 도우미를 구하더라도 수업을 못 따라잡는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허락을 받은 한 과목은 ‘수화’ 라서 도우미가 없어도 수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 청각장애학생, 도우미 모집과 그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을

    개인이 전부 해결하고 있어..

 재 나는 문자통역제도가 없는 우리 대학교에서 개인적으로 노트북과 도우미를 구해서 강의를 듣고 있어요. 도우미가 강의 내용을 100% 받아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수업내용을 이해를 할 수 있고 충분히 따라잡고 있어요. 교수님들도 처음에는 수업을 못 따라 올까봐 힘들 거 같다고 하셨지만 지금은 도우미가 필기보조를 해주니깐 충분히 따라잡고 있다는 걸 인정하시고 문자통역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셨어요.

그런데 그 대학교 교수님들은 저를 직접 만나보지도 않고 당연히 수업을 못 따라잡는다고 결정을 내려버렸어요.  

왜 이렇게 일일이 허락을 받으면서 수업을 들어야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청각장애인은 학생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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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7일(제1호) 고등교육차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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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7일(제1호) 지체장애인대학생들은 학교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지체장애인대학생들은 학교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훨체어를 탄 장애인학생에 경우에서 더 심하다. 강의실에 턱이라고 있으면 다른 비장애인학생들한테 도움을 청해야 하고. 강의실이 계단식일 경우에는 교수의 말도 잘 안 들리는 구석진 곳에 쳐박혀 있고 비장애인학생에게는 밥 먹듯이 할 수 있는 지각도 할 수 없다. 비장애인학생에 경우에는 시험기간이면 왠지 초초해진다. 하지만 중증장애인학생에서는 비장애인학생이 느끼는 기분을 못 느낀다. 왜냐하면 교수들이 중증장애인학생에게 늘 하는 말은 “그냥 자네 c줄테니까. 시험을 보지말게나.”“시험 대신해서 레포트로 해오게”하고 항상 교수들은 이야기한다. 그래서 중증장애인학생에게서는 시험에 대한 걱정 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기숙사에서는 활동보조학생이라도 없는 날에는 중증장애인학생에 경우에는 기숙사에서 못 나가고 기숙사에서 쳐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기숙사가 장애인수용시설로 느껴지는 정도이다. 개그 중에서 생각이 나는 대사가 있다. “ 비장애학생들이랑 같은 등록금을 내면서 장애인대학생은 대학생이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없다. 이건 아니잖아 ” 진짜 이건 아니라고 생각 한다. 교육부는 장애인고등교육권에 대해서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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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7일(제1호) 시각장애인에게도 교육권을!

 

<시각장애인에게도 교육권을!!>

 

-대구대학교 장애인교육권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파링.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여러분은 누구나 초등학교 사회 책에서 보았던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며, 동등한 기본적인 권리를 갖는다.’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것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권리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요구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므로 외면하거나 지금으로도 충분한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냐며 못마땅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애인의 교육권 특히 고등교육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금까지 소수의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상에 불구한 생각이라고 인식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온 권리의 평등원칙에 근거 했을 때 비장애인의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하는데 비해 장애인의 대학 진학률은 그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평등이다. 장애인들도 대학에 가면 되지 그걸 가지고 평등이니 불평등이니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장애인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데도 괜히 대학에 가지 않으면서 고등 교육권을 이야기 하고 있겠는가?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대학에서 특별 전형을 실시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장애인의 대학 진학률이 늘어나긴 했다.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공부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학교에 장애학생을 무작정 입학하게 하는 것은 마치 밥 없는 밥그릇처럼 허울뿐인 제도가 아닌가?

  장애인들도 대학에 진학해서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서 사회의 일익을 담당하고, 부모, 형제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대학에 올 권리가 있고 그래 많은 장애인들이 대학으로 오고 있다.

  그러나 많은 장애인들이 입학은 했으되 졸업을 하지 못하고 ‘대학 중퇴’라는 상처를 안은 채, 집에서 혹은 원하지 않는 직업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의 고등 교육권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몰라도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생각하고 나는 이제 나의 이야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나의 이야기가 반드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비교적 사실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초, 중, 고 12년 동안 특수학교를 충실히 다닌 그야말로 특수 장애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나 같은 사람을 일컬어 장애인이라 호칭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체험할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았었다. 특수학교는 나 같은 장애인만 모인 그리고 우리 같은 장애인에게 맞추어져 외부와 고립된 시설과 같은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 곳에서는 없는 것이 별로 없었고 혹시 있다 하더라도 비교 대상이 없었으니 뭐가 있는지 없는지 잘 파악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에 올 때 나는 아무 걱정 없는 천하태평이었다. ‘대구대학교’에 대해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특수교육의 메카라는 멋진 별명과 내가 다닌 특수학교와 설립 재단이 같다는 일종의 연대감 비슷한 것 뿐 이었다. 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그리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듯,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 즉 13학년이 되었다.

  제일 먼저 나를 당황스럽게 했던 것은 면접을 보기 위해 학교를 찾아 갔을 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서명 운동을 받던 선배들의 모습이었다. 같은 과 친구가 시각장애인인데 책이 없어 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 책이 없느냐고 물어 봤더니, 그나마 장애 학생이 많이 다니는 특수교육과나 사회복지과 전공 서적은 대부분 제작되어 있지만, 다른 전공 책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는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내가 들어야 하는 전공 책은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신입생 ‘새터’에서 만난 어떤 선배의 말에 나는 실로 큰 충격을 받고 좌절했었는데, 선배의 말에 의하면 내 전공인 특수교육과의 교과서조차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이었다.

  설마 설마 했던 것이 학교에 입학하여 본격적으로 수업을 듣고 난 후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혼자서 가고 싶은 교실을 마음껏 찾아다니던 내가 학교가 좀 넓어지다 보니 옆에 친구가 없으면 수업도 혼자 들으러 갈 수 없는 바보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왜 장애인이라 불리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물론 불편한 것들도 많이 발견했지만 다른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아는 어떤 시각장애인 선생님은 정보 통신 공학을 복수 전공하신 분이다. 그야말로 전국에 몇 안되는 시각장애인 컴퓨터 전공자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 선생님은 컴퓨터를 공부한 것을 후회 하신다고 했다. 변변한 교과서도 학습도우미도 없었던 선생님은 그림과 기호가 난무하는 컴퓨터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 힘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시각장애인이 컴퓨터를 전공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왜? 우리는 컴퓨터를 전공할 수 없는가? 우리는 교과서가 있고 도와줄 친구가 있는 특수교육과와 사회복지과에만 진학하여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시간표를 짤 때 같이 수업을 들을 사람이 있는가를 신경 써야 했고, 교재를 워드 작업 맡긴 것이 시험 치기 전에 파일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를 걱정했다. 또 과제를 작성할 때, 인용할 자료가 없어 힘들어 했고, 칠판에 또닥또닥 분필 움직이는 소리의 내용이 무엇일까를 궁금해 했다.

다른 아이들이 정신없이 몰입하는 자막 영화 보는 시간에 나만 혼자 그 쉬운 영어를 알아 듣지 못해 멀뚱멀뚱 강의실 천정만 쳐다보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잤고, 내 친구는 입구에서부터 강의실 문을 하나하나 세며 복도를 헤매어야 했다.

  학기가 끝날 때쯤 그때까지의 강의 내용을 평가하는 것조차도 나는 혼자서 할 수 없어 친구에게 부탁하고는 그걸 다 읽어 달라고 하기 번거롭고 미안해서 대충 아무렇게나 점수를 주고 말곤 했었다. 강의 평가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걸 하지 않으면 성적을 아예 조회해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것이 어디 나만의 경험, 나만의 생각이겠는가? 이것은 지금까지 학교를 다녔거나 현재 다니고 있는 모든 시각장애인 학생의 현실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어떤 것들이 부족하고 그것이 어떤 형태로 지원되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먼저 교재 문제이다. 현재 대구대학교 도서관에는 70만권이 넘는 도서가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70만 장서는 시각장애인 학생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물론, 이 모든 책을 시각장애인 학생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 지금 당장 필요한 교과서라도 제대로 제공된다면 한결 공부하기에 편해 질 것 같다. 물론 지금도 학기 초에 필요한 교재를 타이핑하도록 맡길 수 있지만, 책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일단 책 없이 수업을 들어야 하고 과제를 하거나 수업 진도를 따라 가기가 매우 곤란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시각장애인 학생이 소속되어 있는 과나 부 복수 전공을 많이 하는 전공의 교과서를 미리 파악하여 전자 도서화 하여 놓는다면 많은 시각장애인 학생이 학기 초에 부담 없이 편리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우미 문제이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장애학생 학습 도우미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장애학생이 도우미할 학생을 지정하여 신청하는 방식이라 좋은 점도 있지만, 혼자서 주로 수업을 듣는 학생의 경우 신청하고 싶어도 같은 수업에 아는 사람이 없거나 혹은 수업마다 같이 듣는 사람이 모두 달라 수업 중에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시각장애인 학생이 수업을 혼자 들을 경우 강의실로 이동하거나 수업 시간에 상황보조나 활동보조를 해 줄 수 있는 도우미를 학교에서 연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리고 시각 장애인 학생이 과제를 수행할 때 도서관에 있는 책을 참고 하기 어렵거나 완성된 과제를 보기 좋게 편집하고 맞춤법을 수정하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각 장애인 학생의 경우 룸메이트를 기숙사 입사생 중에서만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동이나 생활 여러 측면에서 기존에 함께 지내던 룸메이트나 친한 친구가 필요할 경우가 있는데 그 학생이 기숙사에 입사할 조건이 되지 않으면 룸메이트로 지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동이나 생활면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한 시각장애인 학생의 경우 상호 협의 하에 룸메이트를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저시력 학생들의 경우 강의실 번호를 알리는 글씨가 너무 작거나 위쪽에 부착되어 있어 강의실을 찾기 어렵다. 이에 대해 건의 했을 때 미관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큰 글씨를 강의실 문 한중간에 붙일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는데 미관 보다는 수업을 듣는 학생의 편의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다른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보조 용구는 학교에 약간 비치되어 있는 실정이지만, 저시력 학생을 위한 CCTV나 확대경이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그리고 브레일 한소네나 노트북 등의 수업에 꼭 필요한 보조 기기의 수량도 무척 부족한 실정이라 입학 초에 아무런 보조기기 없이 수업을 듣는 학생이 많다.

  그리고 학교 컴퓨터실의 컴퓨터에는 스크린 리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이용하기 힘든데 컴퓨터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화면을 읽을 수 있도록 스크린 리더를 컴퓨터에 설치하기 위해서 개인이 별도로 이야기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각 단대 컴퓨터실마다 한 두대 정도의 컴퓨터에 스크린 리더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 홈페이지는 시각장애인 학생이 접근하기에 무척 불편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컴퓨터를 일정 정도 다룰 줄 아는 시각장애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학교 홈페이지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며 현재 여러 관공서나 몇몇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는 이러한 형식의 홈페이지를 운영하여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다른 부분에도 물론 접근하기 힘들지만, 수업 평가와 같은 중요한 내용을 시각장애인 혼자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문제이다.

  그 외에도 사범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대에는 점자로 강의실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자판기나 기타 시설물에도 점자 표시가 누락되어 있고, 학교에 설치된 현금 인출기를 시각장애인 학생 혼자서 이용할 수 없는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것들은 시각장애인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기에 무척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장애인 고등 교육권이라는 큰 타이틀 속에는 이 외에도 많은 내용이 포함 되어야 하겠지만 시각장애인 학생 당사자로서 내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들, 그리고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을 우리학교의 상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의 차별적인 환경들을 하나하나 변화 시켜 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애인 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와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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