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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대학생의 학교 생활은 어떤가?대구대학교 학생의 차별사례를 중심으로

장애인 대학생의 학교 생활은 어떤가?
교육부의 「장애학생복지실태평가」 03, 05년도 최우수 평가 대학
대구대학교 학생의 차별사례를 중심으로
 
<시각장애학생>
2002년 겨울 계절학기로 초등수학과 교육과목을 수강 중이었습니다. 첫날 수업에서 교수님은 프리젠테이션 수업으로 강의를 지속하셨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서 어디 책이라도 구할 수 있나 싶어 장애지원센터로 갔더니 대구대학교 출판사의 책이 아니라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한번만 더 들어볼 요량으로 다음날 수업을 들어갔는데 또다시 시각화된 수업으로 일관하셨습니다. 교수님께 강의노트를 요구했더니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장애지원 센터에 가니 한번 말씀은 드려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 3일째 되던 날 강의노트를 주시겠다고 장애지원센터에 연락이 와서는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강의노트를 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해야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책 없는 것도 서러운데 볼 수 없어 강의노트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우리는 고마워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동정과 시혜의 대상에서 우리를 바라보지, 이것을 당연한 권리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의노트를 받았으나 역시나 무용지물이더군요! 전혀 편집되지 않았던 강의노트는 브레일 노트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수식들을 브레일 노트가 읽을 수 없도록 되어 있더군요! 학교에 단 한명이라도 점역사가 배치되거나 전문가가 배치되었다면 이러한 일은 있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험을 보았고 결과가 결코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업시간이 다 돼서 급하게 기숙사에서 나오는데 저를 학교까지 보행해줄 친구들은 다들 바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보행해서 가고 있는데 점자블록이 없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꽝! 소리가 들리더니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알고보니 문에 부딪혀서 코와 이마를 정면으로 충돌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포기하고 친구를 불러서 보건소에 가서 치료를 했습니다. 활동 보조인은 둘째 치더라도 점자 블록이라도 깔려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수업도 빠지고 충격을 받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이후 혼자 다니는 것이 더 겁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혹시 차에 치이면 어쩌나 말입니다. 제가 아는 맹인 친구가 얼마전에 학내에서 차 사고를 당했던 터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청각장애학생>
저는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학교에서도 영어회화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할 과목이라고 하기에 영어회화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화통역사도 없는 환경 속에서의 영어회화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장애지원센터에 말하니 영어회화 수업은 안 들어도 된다고 듣지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많이 서운했습니다. 그래도 학교 여건상 제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영어회화 수업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3학년도 되고 취업을 위해 토익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토익 수업을 수강 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토익 수업마저 제가 참석할 수 없도록 수화통역사도 없을뿐더러 음성이 아닌 스크립트를 제공하여 수업을 듣도록 하는 교수님의 어떠한 노력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지원센터에 이야기 하니 또다시 그 수업을 포기하라는 말로서 일관했습니다. 저가 듣고 싶은 과목을 포기함은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취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인 토익마저 듣지 못하게 함은 저의 교육권은 물론이고 생존권의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사렛 대학의 경우 영어 수화 통역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 학생들도 자유롭게 영어회화를 수강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영어가 곧 경쟁력인 이 시점에서 청각장애인의 영어 관련 과목 수강을 언제까지 학교는 포기하게 할 것인지? 참 답답합니다.
 
2005년 1학기 00강좌에서 있었던 저의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00강좌의 교수님은 대부분의 수업을 구어적인 방식으로만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수업을 들어보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교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웃기도 하고 흐뭇해하기도 하는데 저는 혼자서 멍하니 수업에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강의노트라도 부탁드리려고 하니 교수님이 그런 것은 줄 수 없다며 저의 말을 끊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열심히 출석하고 레포트도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는 몰라도 성실히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성적은 어김없이 C 였습니다. 수화통역사는 둘째치더라도 강의노트만이라도 제공해 주셨다면 제가 최선을 다했던 과목에서 C를 받았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학교 다니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습니다.
 
기숙사에 거주중인 청각장애인 학생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아프면 대부분의 경우 참는 편입니다. 저번에는 배가 아파서 정말 땅을 구르고 했지만 감히 보건소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보건소에 가도 저의 아픈 상황을 설명해 줄 사람도 없고 바보처럼 있다가 아무런 처방도 없이 나와야 했던 경험 때문입니다. 만약 수화통역사가 학교에 상근 배치되었다면 제가 연락이라도 해서 통역이라도 부탁드릴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지체장애학생>
저는 지체 1급 장애인입니다. 두 다리를 못쓰고, 두 팔과 손 또한 사용이 힘든 상황이지요. 한마디로 저는 저 혼자서는 샤워나 머리감는 등의 일은 물론이고, 가장 기본적인 신변처리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학년 때입니다. 아직 아는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룸메이트와도 그리 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룸메이트는 외박을 자주 하였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한번 갈 때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부탁해야 했으며 그마저 불가능하면 기숙사에 아는 사람이 최소 2명이 들어 올 때까지는 그게 언제가 됐건 간에 참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감는 일 등도 일주일에 한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이것이 인간다운 삶입니까? 화장실 한번 가는 것, 한번 씻는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야하고 참고 또 참아야하는 이것이 인간답습니까? 만약 기숙사에 상근 도우미가 한 명 만 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그렇게 힘들게 살았을까요?
 
2003년 2학기에 1학년 공통 필수과목으로 영어회화를 들었다. 난 지체장애로 손의 기능이 부자유스럽다. 그래서 시험을 칠 때마다 형편에 맞는 다른 방법들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시험치기전주에 영어회화 강사에게 나의 상황을 설명했더니 시험지를 따로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의 시험지가 있어서 경산캠퍼스에 알아보고 구해주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시험 당일 경사캠퍼스에서 시험지를 못 받았다며 3시간만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기들 시험 칠 때 난 밖에서 바쁜 시험기간에 3시간을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후 아직도 시험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3일 뒤에 그 때는 될 거라면서 강사 방으로 직접 와서 시험을 치자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가 3일 뒤에 갔지만 결국은 체크용 시험지를 못 구했다며 그냥 원래 치는 방식대로 시험을 치자는 것이었다. 영어회화 시험만 있는 것도 아닌 바쁜 시험기간에 몇 배에 시간을 허비해서도 결국은 원래의 방식으로 시험을 쳤다.
2003년 1학기에 사회복지법제 수업에 관한 내용이다. 사회과학대에는 야간 수업을 생활과학대에서 많이 한다. 나 같은 경우에 복수전공을 하는 터라 수업이 중복이 많이 되어서 야간수업을 꼭 들어야만 할 때가 많다. 근데 생활과학대학은 건물조건이 지체장애인(휠체어)이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장애지원센터에 전화하니 어쩔 수 없다고 내 수업을 변경하라는 것이었다. 난 본관에 전화를 해봤다. 본관에서는 자기 권한이 아니다며 담당교수에게 연락해보란 것이었다. 그래서 교수님께 전화를 하니 교수님도 자기 권한이 없다며 단대행정실로 전화해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행정실도 어쩔 수 없다고 나의 시간표를 변경하라는 것이었다. 결국은 싸우기까지 해서 겨우 강의실을 변경하였다. 그동안 수업은 2주나 결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2005년 2학기 가정복지학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이 수업은 저의 전공수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꼭 듣고 싶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그 수업은 유난히도 필기가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필기내용 중에서 시험에 출제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 필기를 하는데 있어서 양 손이 자유롭지가 못해서 그 많은 필기들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 교수님께 강의노트를 제공 해달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강의노트 는 못해준다 수업 받기가 힘들면 수강포기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친구에 노트를 복사해서 보든지 해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단지 필기를 못해서 수강포기를 해야 되고 마치 죄인처럼 강의노트를 빌려 달라고 하는 이 교육현실 속에서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이 너무 억울했습니다. 만약에 학교에서 강의노트 제도만 있었더라면 과연 교수가 이런 말을 했을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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