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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나의 첫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건,

 

"누구나 첫사랑을 떠올리며 아련하고 설렌다. 그것은 청춘만의 특권이다"는

어떤 기사에 실린 문장 때문이다.

 

 

아련하고 설렌다.....

 

첫사랑이 뭘까?란 질문이 먼저 든다.

 

첫사랑은 뭘까?

첫 연애일까?

첫 키스일까?

 

 

아무래도 나한테는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아련하고 설레는 기억은,

그것이 '사랑'일거라고 전혀 고민해보지도, '사랑'을 꿈꿔보지도 않았던 어떤 관계에 대한 기억이다.

 

우리는 그저 친한 친구였지만

문자 요금이 전화 요금보다 많이 나올 정도로 많은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았고,

 

우리는 그저 친한 친구였지만

욕지거리로 시작하는 그 친구의 모닝콜에 나는 꽤나 기분좋게 잠에서 깨어났다.

 

우리는 그저 친한 친구였지만

 

그 친구가 휴학을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무척이나 속상했고,

그 친구가 군대를 간다고 했을 때는 더더욱이나 아쉬웠다.

 

그 때 우리는 손을 스치지도,

서로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함께 있는 것이 편하고 좋고,

괜한 농담을 던지고, 별 것 아닌 문자를 수 백통 주고받았던 것이,

헤어짐이 못내 아쉽고 섭섭했던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연애 감정이었다는 것을 아는 데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나의 첫 연애 상대는 그 친구가 아니었고,

나의 첫 키스 상대도 그 친구가 아니었지만,

 

언제나 가슴 아련하고 설레는 기억 안에는 그 친구가 있다.

 

 

 

그 기사를 읽으며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내내

그 옛날 서툴렀던 나의 감정들을 떠올리곤

오랜만의 가슴 설레임에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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