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이 끝나간다. '희망고문'이라고 했던가.
사실 오래 전 접었어야 할 희망을,
그 가늘디 가늘고 바스러질듯한 삭은 희망 한가닥을 손바닥에 땀나게 부여잡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제 해태의 과한 삽질은 '희망'을 놓아버리기에 충분한 결정타가 돼줬다..
해태 트래직 넘버 10.
혹자(아니, 대다수)는 어제 경기가 끝난 뒤, 롯데가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면서 가을잔치에 출전할 4팀이 결정됐다고들 한다.
아~ 그런데도 나는 아직 간지럽게 내 손가락 사이에 걸쳐있는 얄팍한 '희망' 한가닥을 걷어내지 못했다.
사실 지난 8월25일 엘쥐한테 재역전당해 깨지던 날, '희망'을 버렸어야 했다. 그리고,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사람 맘이라는 것이 참...
오후 5시만 넘어가면 "오늘, 한번만 더 보자", 경기가 끝난 뒤 "다시는 안 본다. 야구 끊는다" 반복. 반복. 반복.
그래, 오늘 한번만 더 보자!
그리고 나서, 주말에 곰탱이들과 어찌되는지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군산, 목동, 문학, 광주, 다시 잠실...
결국은 마지막까지 난 '희망고문'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미련스처운 내 주둥아리여....
이 대목에 "서재응 화이링~"이라고 또! 외치고 자빠져있는, 내 가련한 주둥아리여...
나의 희망고문이 강제종결되면 난 지지하는 팀을 '해태'에서 '기아'로 바꿀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다.
더 이상 연속성을 찾아내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