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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46]을 봤다. 어떻게 봤는지는.. 말 할 수 없다. 흠.. 일단 영화보기 전부터 숭배의 마음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건 두말할 나위 없는데, 흠.. 한 번 더 보면 좀 분별할 수 있겠지. 있을까? 여하튼, 영화를 보다가 약간 깨는 대사
2047호에 있던 차우(양조위)가 2046호에 있던 바이 링(장지이)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데이트를 신청한 후 같이 나가서 저녁먹은 후에 걷다가
(링)이해가 안돼요 그래봤자 뭐가 남죠?
(링)진정한 짝을 만날 생각 않고.. 왜 그런식으로 인생을 낭비하죠?
(차우)진정한 짝? 나는 빈털털이요. 가진 건 시간뿐인... 그래서 벗이 필요해요.
(링) 시간 때우기 용으로?
(차우)반대일 수도 있지
흠.. 난 돈도 없고 가진건 시간밖에 없다.. 많이 듣던 소리군. 그런데, 아름다운 음악을 배경으로 화려한 화면이 흐르고 굉장히 멋있는 두 배우(그것도 양조위, 영화속에서 돈 펑펑쓰는 바람둥이로 나오는)가, 난 돈없어..넘치는 건 시간뿐이야..하고 말하니.. 약간.. 너무.. 여하튼, 답답한 것은 과연 차우가 한 말의 번역이 정말 제대로 된 것일까? 하는 의심들.. 제대로 된 것이겠지. 간단한 것이니까. 광동어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볼까?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최근에 본 유현목감독의 [오발탄]을 보면서(이것도 어떻게 구하게 되었는지는...) 본 약간 깨는 대사와 번역들...(참고로 오발탄의 원 판본은 남아있지 않아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되었던 영어 자막본을 복원한 것인데, 화면을 보면 영어로 번역된 대사가 나와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주인공들이 선술집에서 술한잔 하고 길을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 영호(최무룡, 왼쪽) 경식(?, 가운데).-- 화면에 나오는 영어대사를 유심히 보시라.
(경식)그렇지!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일으킨 전우들!
(오른쪽등장인물)중대장님! 오늘밤 온 세상이 떠들썩하게 외쳐 봅시다.
(경식)좋아 그렇게 해서 이 답답한 마음이 풀릴 수 있다면야.
(영호)경식이! 얌전히 가자고 얌전히!
(경식)암~~, 인간은 얌전해야지.
완전한 문어체 대사인 "암.. 인간은 얌전해야지"가 Take it easy? What for?(긴장을 풀라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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