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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1/23
    별, 2005년(8)
    hand
  2. 2004/07/14
    [Paul Auster, The New York Trilogy: City of Glass]이런 것은 어떻게 번역되어 있을까?(5)
    hand

별, 2005년

새해들어서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게으름 때문이겠지요. 잠시 잠깐 한국에 다녀갔다 왔더니,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이 예전의 생활패턴으로 돌아가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그림은 6500 광년 떨어진 독수리성운(eagle nebula 주1)을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위쪽의 밝고 뾰족뾰족한 부분이 별이 탄생하는 곳입니다. 막 탄생하고 있는 별들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지구의 궤도를 돌고 있는 허블망원경에 도달하는데 6500여년이 걸린 셈이니, 성운에서 뛰쳐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별들 중 일부는 이미 성운을 아주 조금 벗어나 밝은 빛을 내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다지 오래동안 외국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낯익은 길거리 이곳저곳과 만나는 사람들 한명 한명이 너무나 반갑고 아름다워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 없죠. 직장이 여기에 있으니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했지만, 빨리 미국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할 즈음 비행기 창밖을 바라보다가 새해가 시작되었는지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아오기전에 여자친구에게 올해는 운전면허를 반드시 따겠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러니, 일단, 올해가 끝날 때 즈음에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한가지 생겼습니다. 담배도 끊겠다구 했는데, 올때 면세점에서 싼 가격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한보루를 사와버렸습니다. ^_^;; 별다를 것 없는 새로운 일년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에는 작은 시작과 계기가 있게 마련인지라 약간의 설레임도 있습니다.

 

예전에 자주 갔던 서점에 밤 11시쯤 찾아가서, 다섯권의 책을 사왔습니다. 정문태의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수일의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김동춘의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신영복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안재성의 [경성 트로이카]. 읽고 싶은 많은 책들을 한꺼번에 살 수 가 없어, 그냥 눈에 띄는 데로 예전에 꼭 봐야지 하고 머리속에 넣어두었던 것과 일치하는게 있으면 그냥 집어 왔습니다.

 

안재성의 다큐멘터리 같은 소설 [경성 트로이카]는 비행기를 타고 오는 와중에 모두 읽어버려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마치, 너무 몰입해서 보던 영화가 끝나는 것이 두려운 느낌...  예전에 미국올때 들고 온 몇 안되는 책들 중에 서중석의 [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해방 후 민족국가건설운동과 통일전선]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읽어봐야 겠네요. 소설의 소재는 엄연한 현실이지만, 너무나 영화적이라, 조금 더 냉정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20세기 초반은 영화적 시대였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상상은 마음속에서 잘 사라지지 않습니다. 서중석의 책을 다시 꼼꼼히 한 번 읽어보고 [경성 트로이카]를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1900년의 앞뒤 50여년의 한반도의 역사에서 밝혀야 될 것도 배워야 될 것도 아직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문태의 책은 한국에서 이미 다 읽어버려, 여자친구에게 주고 온다는 걸 깜빡하고 들고 와버렸습니다. 인도네시아, 아프카니스탄, 팔레스타인, 예멘, 버마 전장의 생과사의 갈림길에 있는 모든 사람들...

 

새해 기분을 내려고 별이 탄생하는 성운의 사진을 올려놓았습니다. 쉽게 말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우주적 공간과 시간에서도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올해도 나의 작은 여러 시작 중 하나이겠지요. 이 작은 글을 읽는 분들의 작은 시작이기도 하구요.

 

뱀꼬리) 새로운 일년이 시작되어도 이해할 수 없는 여러가지 일들이(저작권법, 이란침공가능성, 민주노동당문제등등) 일어나고 있네요. 역시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고 있네요. 해가 바뀌거나 말거나.

 

주1)독수리성운은 지구에서 약 6500광년(65,000,000,000,000,000km) 떨어져 있는 암흑성운중 하나입니다. 사진의 실제 세로 길이는 대략 10광년(100,000,000,000,000km)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왼쪽 사진은 세가지 사진을 합성한 것인데, 붉은 색은 주로 성운에 있는 황(Sulfur)을 나타내는 색깔이고, 녹색은 수소, 푸른색은 산소의 색깔입니다. 즉 황에서 나오는 것만 찍고, 수소에서 나오는 것, 산소에서 나오는 것을 찍은 후 각각의 성분에 RGB의 색깔을 입혀주고 합성하면 왼쪽과 같은 칼라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 왼쪽 사진의 윗부분을 확대한 후 허블 사이트에 있는 설명그림을 편집해서 붙여 놓았습니다. 성운은 우주에서 분자들이 뭉쳐져 있는 일종의 구름같은 것인데, 주변의 아주 밝은 별의 강한 자외선이 분자구름을 때리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부분이 남게 되고 나머지는 흩어져버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분자 구름들이 걷히면 아래 그림처럼 별들의 씨앗들이 생긴다고 믿어지고 있답니다. 빛들이 분자들을 흩어지게 만들면서 씨앗을 만들고 씨앗들이 스스로의 중력에 의해 단단해지면서 별들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 머리속에서 그 시간의 길이를 상상하기는 너무나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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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Auster, The New York Trilogy: City of Glass]이런 것은 어떻게 번역되어 있을까?

 

Paul Auster의 City of Glass를 읽다가 아주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발견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이걸 어떻게 번역했을지 무지 궁금하다. 주인공인 Quinn(혹은 Auster 혹은 Max Work)이 그가 미행하고 있는 Stillman과 처음으로 나누는 대화:

"In that case," he said, "I'm happy to oblige you. My name is Quinn."

"Ah," said Stillman reflectively, nodding his head. "Quinn."

"Yes, Quinn. Q-U-I-N-N."

"I see. Yes, yes, I see. Quinn. Hmmmm, Yes, very interesting. Quinn. A most resonant word. Rhymes with twin, does it not?"

"That's right. Twin."

"And sin, too, if I'm not mistaken."

"You're not."

"And also in---one n---or inn---two. Isn't that so?"

"Exactly"

"Hmmmm, Very interesting. I see many possibilities for this word, this Quinn, this . . . quintessence . . . of quiddity. Quick, for example. And quill. And quack, And quirk. Hmmm. rhymes with grin. Not to speak of kin. Hmmm. Very interesting. And win. And fin. And din. And gin. And pin. and tin. And bin. Hmmmm. Even rhymes with djinn. Hmmm. and if you say it right, with been. Hmmm. Yes, very interesting. I like your name enourmously, Mr Quinn. It flies off in so many directions at 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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