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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9/15
    근조
    hand
  2. 2005/07/30
    1주년(1)
    hand
  3. 2005/06/11
    기억하기(3)
    hand
  4. 2005/05/18
    저주
    hand
  5. 2005/04/25
    마늘장아찌(2)
    hand
  6. 2005/03/03
    [2046]-번역의 문제
    hand
  7. 2005/02/26
    정말일까?(1)
    hand
  8. 2005/02/01
    챠펠라 교수의 경우(6)
    hand
  9. 2004/09/13
    쟌다르크의 수난 DVD -I(6)
    hand
  10. 2004/08/28
    최근에 들은 한국 음악(4)
    hand

근조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살을 하고 또 다른 한 분은 분신을 하고 곧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스스로의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고, 밤에 집에 돌아와 해먹기 싫은 밥을 억지로 꾸역꾸역 먹고 나면, 털썩 쓰러져서 그냥 있다가 잠들어 버리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정치적 대변자(대학생)'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지 수십년이 지나서 우리에겐 민주노동당이란 미완성의 집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목숨으로 저항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당의 돈만 내는 당원입니다. 아무런 할 말이 없지만 안타깝습니다. 이 우주에 얼마나 재미있는 것이 많고 신기한 것들이 많은데, 그들을 인간들이 만든 쇠사슬에 가둬서 그 고통스러운 울타리를 목숨으로 저항하게 만든 인간들의 역사가 증오스럽습니다. 나도 그 인간이고 지금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구성원이니, 그들이 목숨으로 저항했던 사회입니다. 다시 한 번 명복을 빌며,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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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파티님의 [그땐그랬지] 에 관련된 글. 

네트워커를 읽어보려고 찾아갔던, 진보넷 홈페이지에서 블로그 데모꾼을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아무생각 없이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일년이 되었다는 군요. 일단, 수고하셨고, 축하드린다는 말을 전해드립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컴퓨터는 일 때문에 쓰는게 거의 전부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블로그에 글도 쓰고 다른 블로그도 읽고 보면서 참으로 여러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예전에 알엠님이 물어보셨던 "사진을 글의 좌우에 올리는 방법"을 자세하게 적어보겠습니다.

 

1) 일단 그림을 올립니다. 올릴 그림은 sample.jpg

 

그럼, 아래 그림과 같이 글 밑부분에 sample.jpg가 보입니다.

 

 

2) 위 그림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의 HTML 수정이라는 버튼을 눌러주면 위 페이지가 다음과 같이 html언어로 표시됩니다.

 

 

3) 위 그림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네줄이 그림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P 에서 시작해서 /P 로 끝나는 네줄이 한 단위입니다. 여기서 파란색으로 밑줄친 "border=0" 옆에다

align=left 혹은 align=right라고 써준 후에 원하는 부분으로 잘라 붙입니다. 즉, 글 첫머리에 그림이 왼쪽으로 정렬되기를 원한다면 align=left 라고 써준 후 위 네줄을 제일 앞으로 옮기면 ,

 

 

위 그림에서 보는 것 처럼, 제일 아래에 있던 네 줄을 제일 위로 올렸고(사용하고 있는 브라우저의 편집(Edit)메뉴 중 자르기(cut)과 붙여넣기(paste)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밑줄 친 부분을 보면, border=0옆에align=left라고 써서, 그림을 왼쪽에 놓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다음, 맨처음 눌렀던 오른쪽 귀퉁이의 [html 수정]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주면, 이 글의 제일 위 처럼 진보네가 글 첫머리 왼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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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기억하기 위해서,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가져다 놓아야 겠다.

참세상에서 복사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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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일한 대가는 휘어지고 뒤틀린 손가락에 월급 67만 원
[인터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김종욱 조직부장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충북 영동에 위치한 (주)엔텍은 주방기구인 후드를 생산하는 업체다. 2천억 원이 넘는 매출로 유명한 주방기구 전문 생산업체인 '에넥스'의 박유재 회장이 6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그의 셋째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는 지독한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에 시달리다 4월 5일 노조를 설립한 신규노조다. 서울에서의 4일간 상경투쟁을 마무리하고 파업 31일차, 직장폐쇄 26일차를 맞는 6월 10일 김종욱 조직부장을 만났다.

'노동조합'을 모르고 일만 했던 15년

김종욱 엔텍지회 조직부장
"노조 만든 이유는 별거 아니고... 임금이 너무 적기 때문이죠. 한 달 월급이 여자는 63만 원이고 남자는 70만 원인데, 잔업하고 뼈빠지게 일해봤자 일 년에 천오백만 원도 안되거든요. 그런데 회사 매출은 작년에 600억 원이고 박유재 회장이 챙긴 순 이익만 38억 원이랍니다"

실제로, 직원 86명인 (주)엔텍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800억 원이고 내년에는 천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업에서 한 달 64만 원인 최저임금에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는 셈. 노동시간 변형과 작업장 환경, 현장통제 또한 심각하다.

"임금도 임금이지만 처우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노동자들 거의가 4,50대인데 젊은 관리자들이 '야자'는 기본에다, 출근이 조금만 늦어도 욕하고 불량 나와도 욕하고... 거기다 '20분씩 일찍 나와서 일해라', '월차는 이날 이날에 써라', '잔업 못하겠으면 나가라'고 하기 일쑤입니다. 작업시간엔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손가락은 휘어지는데 위험수당은 없고요. 우리가 후드를 만드는데 정작 작업장에는 후드가 안 돌아가요."

'높으신 대표이사'와 상견례도 했지만

노동조합을 설립한 후에 보인 사측의 태도는 그간 자행해 왔던 탄압만큼이나 실망스러웠다. 지난 4월 8일 간담회에서 사측은 연월차 사용 강요, 일방적인 대치근무, 조기출근 문제, 강제 잔업, 작업시간 중 화장실 통제, 관리직의 반말 등의 사항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했고 4월 12일 상견례 자리에서는 노동조합 사무실과 집기를 지원하기로 합의하여 단체협약 체결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했다. 처음으로 사측과의 협상을 경험한 지회 간부들은 "이제 회사 그만둬도 여한이 없다", "높으신 대표이사와 교섭 가졌다는 자체에 노동자의 자존심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엔텍 앞에 설치한 노조 천막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4월 18일에 2차교섭을 하기로 했는데 교섭 시작하기 몇 시간 전에 팩스가 왔어요. 그 내용이 교섭은 연기하고, 교섭권은 충북 경총에 위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사측은 태도를 바꾸어, 노조 탄압 작전에 돌입했다. 4월 18일부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관계자들의 정문출입을 봉쇄하고, 몸져 누운 지회장에 대해서는 무단결근 징계를 예고했으며 노조와 상의 없이 '연장근로 동의서'를 배포하기도 하고 대전충북지부와 엔텍지회 교섭위원들을 고소했다. 그리고 영동과 황간 지역에서 '힘 좀 쓰는' 용역깡패를 소집하기 시작했다.

70여 명이었던 조합원은 끈질긴 탈퇴 권유로 현재 34명이 남았다. 이 작업의 일등공신(?)은 사측에서 조직한 '사원협의회'다. "노동조합은 우리의 조용한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사원협의회는 조를 편성하여 남아있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하면서 탈퇴를 조직했다. 노조 간부들의 술자리까지 찾아와 술상을 뒤엎고 멱살잡이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현재의 조합원 34명은 "사원협의회로 가느니 차라리 사표를 쓰겠다"는 결의로 뭉쳐 있는 사람들.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하고 파업에 돌입한지 일주일 여만인 5월 16일에 사측은 조합원을 상대로 한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영동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엔텍지회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노조 파괴에 들이는 돈 10억 원

사측에서 이같은 공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충북 경총이 있다. 경총으로 교섭권을 위임한 이후부터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 심지어 몇 차례의 조정회의에도 불참하고 노동부 중재의 교섭 테이블에서도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무교섭에 참가한 충북 경총은 예상대로 '파업으로 인한 손배가압류'만 운운할 뿐이다.

(주)엔텍이 충북 경총에 지급한 계약금은 무려 10억 원. 엔텍 노동자 전부에게 월 10만 원씩 10년 간 지급할 수 있는 액수다. 금속노조 충북지부의 경우 '충북 경총'이라면 고개를 내젓는다. 하이닉스-매그나칩 교섭에서 충북 경총이 보여준 열성적인 노조 파괴 공작을 이미 경험한 탓이다.

박유재 회장, "노조는 절대 안 된다"

영동 지역에서의 거리 선전전을 해온 엔텍 지회는 이에 더해 6월 1일에 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매일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7일에는 김종욱 조직부장을 비롯한 3명의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했다.

"박유재 회장 집 앞에 와보고 깜짝 놀랐죠. 외국 저택같이 으리으리한데 외제차는 3대가 있고 기사에 집사까지... 집앞 1인 시위 하면서 보니까 생수도 택배로 배달시켜서 먹더군요. 그런 집 담벼락에 대자보 붙였다가 경찰서까지 갔다왔죠."

박유재 회장 집앞에서의 피켓시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마침 김종욱 조직부장을 만난 때는 궂은 날씨에 1인 시위를 하던 도중 우비와 피켓까지 빼앗기고 돌아나오던 길이었다. 1인 시위 4일만에 회장 집안까지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지만 박유재 회장은 "노조는 인정 못하겠으니 사원들끼리 대화해 봐라"고 딱 잘라 말했다는 것. 경총의 교육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사원협의회'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회장댁 직원'인 듯한 3명의 남자에게 둘러싸여 모자, 우비, 피켓 등을 다 빼앗겼다고 한다.

"노동부에서 허가 내준 노동조합을 왜 회사에서는 인정을 안한답니까? 우리가 벌어다 준 돈을 작업장 개선에 조금만 투자한다면 우리가 이러지도 않을텐데..."

임금인상안은 아직 제출도 못 해 봤다. 노동조합 인정, 나이많은 노동자에게 반말 금지, 작업장 환경 개선 같은 소박한 요구들이 갓 노조를 설립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엔텍 지회는 13일부터 다시 회장집 앞 시위를 재개할 예정이며 본사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에서 4일간 투쟁한 소감을 묻자 김종욱 조직부장은 "서울에 올라와서 13명이서 4년 동안 싸우고 있다는 노조(하이텍노조)를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린 두 달밖에 안됐지만 잘 싸워서 잘 풀릴거라고 자신합니다. 난생 처음 회장 얼굴도 봤고 한 마디지만 입장도 들었으니 이것도 성과가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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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5.18이다. 제발, 반성도 사죄도 없는 전두환과 노태우, 그리고 그들의 협력자들에게, 그들이 살아있을때 지옥같은 고통을 맛볼 수 있기를. 혹은 맛보게 할 수 있기를.

 

5.18이라 생각나는게 많아서 이것 저것 쓰다 지웠다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사실, 내가 쓰려던 건, 결국, 위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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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장아찌

어느날 갑자기 마늘장아찌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 근처 한국 수퍼마켓을 찾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진열돼어 있던 마늘장아찌들을 훑어보니, 이건, 전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품질의 것들만 있더라구요. 역시, 이곳의 식품류들의 질은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에이, 만들어 먹자, 하고는, 잠시 생각해보니, 식초, 간장, 소금, 설탕은 있으니, 마늘만 사면 되겠구나, 싶어 마늘 한 봉지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가끔 궁금하면 찾아가보는 요리사이트에서 마늘 장아찌 항목을 찾아보니, 이런, 이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처럼 보였습니다. 아.. 이상하게 보였어도 그냥 파는 것들 중에 하나 골라서 사올 껄 하는 후회. 요리 방법은 굉장히 간단한 것인데, "마늘을 소금물에 담궈서 일주일 뒀다가, 소금 식초 간장등등을 넣고 끓인 물에 넣어 하루에 한 번씩 다시 끓여서 담궈주는 것을 두세번 반복한다" 였습니다. 언뜻 간단하지만, 소금의 양이라든지 간장의 양등을 제가 가지고 있는 마늘의 양에 적당히 맞춰서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중간에 맛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 데로 한 후에 마지막이 되어서야(일주일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니... 귀챦기도 하고.

 

여하튼, 시키는 데로 한 후 겨우 오늘에야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위 사진처럼 꽤 괜찮은데... 아직 씁쓸한 마늘 맛이 다 빠지지 않아서, 마늘 한 쪽을 먹고 나자 속이 약간 쓰립니다. 이런 마늘류는 그냥 날로 먹는 것 보다, 이렇게 잘 못 삭히면 왜 더 매운 맛을 내는 걸까요? 조금 더 기다린 후 먹어봐야겠습니다. 즉, 겉보기는 멀쩡하나 맛은 그저 그런 마늘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씁쓸한 마늘 조각을 먹다가 떠오르는 생각들.

 

이런 장아찌나 장류들을 기막힌 솜씨로 담그시는 예전 나이 드신 할머니들의 솜씨에 새삼.. 참으로..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국을 끓인다고 하면, 끓이다 먹어보고 좀 짜면 물넣고 싱거우면 소금 넣으면 되지만, 이런 장아찌와 장류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보이는데... 한달씩 삭히는 젓갈류나 장아찌는 도데체 그 배합을 처음에 어떻게 생각해서 한 드럼통씩 담는 걸까요?  역시 신기합니다.

 

또 하나 든 생각은...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북한에 대한 교육중에서 밥공장 반찬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배운 기억이 납니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없지만, 북한은 집단농장-집단 밥,반찬공장등등으로 집단화 되어있다..개인인격이 말살되어 있다...뭐 이런 이야기따위를 수업중에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하지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건데,

밥공장, 반찬공장이 동네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란다고 하는게 더 맞을 듯.

 

아주 가끔씩 요리를 해먹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작은 이벤트로 괜찮기는 하지만, 매일매일 아침, 저녁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는다면(아낀다고 점심도시락까지 챙긴다면!) 이건 굉장한 고역이 아닐까요? 물론, 해주는 밥 먹는 사람이야 고생이 없겠지만, 정작 당사자가 되어서 밥과 반찬을 매일 매일 한다는 것은 .. 혹은 둘이 번갈아 혹은 같이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메뉴의 선택과 요리과정의 노동이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식사를 사먹기는 힘들고 돈도 많이 들고 또 메뉴도 한정되어 있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과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고 아주 싼 전자레인지도 많으니, 음식의 보관과 손쉬운 가열에는 큰 문제가 없고 또, 조금만 더 신경쓰면 동결건조기 같은 걸 반찬공장에 비치해서 오래 보관해도 별 문제가 없는 종류의 반찬을 따로 만들어 놓으면(예를 들어 칼국수에 들어갈 양념과 야채를 동결건조 블럭으로 만들어 놓는다던지...^_^;;) 매일매일 퇴근할때 반찬공장의 반찬들과 밥공장에서 포장된 밥을 가져와서 하루하루 식사를 한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쿠폰제를 하면 좋겠죠. 그러다, 예를 들어 신혼집들이 때문에 손님들이 와서, 식사를 같이 하게 된다면, 흠, 아침에 반찬공장에 전화를 해서 조금 더 많은 양을 주문해 놓고, 저녁때 식사를 하면서,

"우와, 이 동네 반찬공장의 찬이 굉장히 맛있는걸, 우리 동네 반찬공장장에게 한마디 해야 겠어. 하하하"

라는 정겨운 대화(^_^/)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등의 장류는 많은 사람들이 사서 먹습니다.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죠. 다르게 말한다면 만들어 먹기 너무 힘든 음식이라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중노동을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에게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가족-사회구조가 가족 중 한 사람은 집안에서의 일을 전담해서 하거나, 부부가 같이 일하더라도 가사를 가족이(주로 여성이) 전담하도록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하는 요리의 지겨움과 힘듦에 대한 한 명의 불만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가정 요리"라는 압력과 바램에 눌려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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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번역의 문제

드디어 [2046]을 봤다. 어떻게 봤는지는.. 말 할 수 없다. 흠.. 일단 영화보기 전부터 숭배의 마음을 가지고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건 두말할 나위 없는데, 흠.. 한 번 더 보면 좀 분별할 수 있겠지. 있을까? 여하튼, 영화를 보다가 약간 깨는 대사

 

2047호에 있던 차우(양조위)가 2046호에 있던 바이 링(장지이)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데이트를 신청한 후 같이 나가서 저녁먹은 후에 걷다가


(링)이해가 안돼요 그래봤자 뭐가 남죠?

 

 

 

 

 

(링)진정한 짝을 만날 생각 않고.. 왜 그런식으로 인생을 낭비하죠?

 

 

 

 

(차우)진정한 짝? 나는 빈털털이요. 가진 건 시간뿐인... 그래서 벗이 필요해요.

 

 

 

 

(링) 시간 때우기 용으로?
(차우)반대일 수도 있지

 


 

흠.. 난 돈도 없고 가진건 시간밖에 없다.. 많이 듣던 소리군. 그런데, 아름다운 음악을 배경으로 화려한 화면이 흐르고 굉장히 멋있는 두 배우(그것도 양조위, 영화속에서 돈 펑펑쓰는 바람둥이로 나오는)가, 난 돈없어..넘치는 건 시간뿐이야..하고 말하니.. 약간.. 너무.. 여하튼, 답답한 것은 과연 차우가 한 말의 번역이 정말 제대로 된 것일까? 하는 의심들.. 제대로 된 것이겠지. 간단한 것이니까. 광동어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볼까?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최근에 본 유현목감독의 [오발탄]을 보면서(이것도 어떻게 구하게 되었는지는...) 본 약간 깨는 대사와 번역들...(참고로 오발탄의 원 판본은 남아있지 않아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되었던 영어 자막본을 복원한 것인데, 화면을 보면 영어로 번역된 대사가 나와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주인공들이 선술집에서 술한잔 하고 길을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 영호(최무룡, 왼쪽) 경식(?, 가운데).-- 화면에 나오는 영어대사를 유심히 보시라.

 

(경식)그렇지!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일으킨 전우들!

 

 

 

 

 

 

 

(오른쪽등장인물)중대장님! 오늘밤 온 세상이 떠들썩하게 외쳐 봅시다.

 

 

 

 

 

 

(경식)좋아 그렇게 해서 이 답답한 마음이 풀릴 수 있다면야.

 

 

 

 

 

 

(영호)경식이! 얌전히 가자고 얌전히!

 

 

 

 

 

 

 

(경식)암~~, 인간은 얌전해야지.

 

 

 

 

 

 

 

 

 

완전한 문어체 대사인 "암.. 인간은 얌전해야지"가 Take it easy? What for?(긴장을 풀라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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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일까?

게으른 민주노동당원이라, 당의 소식을 다른 매체를 통해서 많이 듣는다. 근데, 오늘 프레시안을 보니까, "민노당, 이번엔 '부당해고' 논란 휘말려"란 기사가 있다. 기사만 읽고 판단해보면, 민노당이 정말 잘못한 것이 확실해 보여서, 관련된 소식이 궁금해서 진보누리랑, 당게시판을 가보았다.(이곳도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다 ^_^;;).

근데, 진보누리에 갔더니, "민주노동당 자금관리 엉망/공개안하고 신고 못해"란 기사가 첫번째로 떠있네.. 그리고 그 기사 마지막에,

 

익명의 한 당원은  중앙당이 2월 15일 까지로 되어있는 정치자금 사용 내역 신고 기한을 못지켜 선관위로 부터 하루에 5만원 씩 벌금을 맞고 있다고 알려왔다

 

라고 써있는데... 정말일까? 하루에 오만원씩... 벌써 60만원 정도 되는데.. 당직자 한명의 월급의 절반가까이 되는 돈 아닌가? 익명의 당원이라..

 

정말일까? 믿고 싶지 않는 이야기이다. 회계처리하는게 많이 어려운가? 당이 관리하는 통장을 그냥 실시간으로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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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처음에 썼었는데, 너무 흥분했던 것 같네. 여하튼 이런 일이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면,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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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을 볼려니 너무 힘들군요. 너무 한참만에 보니 글들이 너무 많고, 생경한 글들이 많네요. 근데, 둘다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듯 하긴 한데, 뭔가 속시원히 알 방법은 없군요. 뭐가 뭔지... 그래도 당게시판을 주룩주룩 훑다가 반가운 재각형의 글이 있어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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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펠라 교수의 경우

 

이글은 행인님의 [위험한 사람]과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없을 것 같기도 한 글입니다.

 

김민수교수가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따른 고등법원 재판에서 승소함에 따라 이제 복직의 길이 열렸습니다. 서울대가 즉시 재임용절차를 밟겠다고 합니다. '재임용절차'라는 것이 좀 황당하긴 하지만 여하튼 분명히 복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얼토당토한 일로 한 사람의 생에서 6년을 뺏어가고, 또 서울대에서 김민수교수가 고용한 변호사의 수임료까지 모두 부담해야한다는 판결이 났기 때문에, 서울대 당국은 6년동안 자신들이 고용한 변호사 수임료와 김민수교수의 변호사 수임료를 모두 국민의 세금에서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세금내었던(^_^;;) 납세자 입장에서 서울대+미대교수들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김민수 교수의 일은 대학의 비상식적인 패거리문화와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똥덩어리들이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한 교수의 일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되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답니다. 그 교수는 '이그나치오 챠펠라(Ignacio Chapela)'라는 멕시코계 미생물 생태학자(microbial ecologist)입니다.

 

 

챠펠라 교수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자연자원대학(College of Natural Resources)의 환경과학정책관리학과(Department of Environmental Science, Policy, and Management) 부교수(associate professor)입니다. 미국에서는 정교수가 되기전까지는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고,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챠펠라 교수는 정교수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물론, 탈락할 수 있고, 이곳에서는 탈락하는 경우가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단 탈락된 과정이 무척이나 수상합니다. 일단 그 학과의 교수들의 투표에서 부터 정교수 심사가 시작됩니다. 2000년에 진행된 투표에서 32명의 교수가 찬성, 1명이 반대, 3명이 기권을 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 구성된 임시위원회(5명)에서는 만장일치로 정년심사를 통과시켰습니다.

 

그 다음, 일이 굉장히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위원회의 의장(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이 대학으로부터 위원회의 보고서과 위원구성이 잘못되었다는 추궁을 당한 후 그 자리를 사퇴합니다. 그리고, 위원회에 참여한 익명의 위원들이 이런 일련의 대학의 압력에 대한 비판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대학의 대변인은 위원장이 위원회가 제대로 된 심사를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사퇴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통과 관문인 대학 예산위원회(이 위원회는 주로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승인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오고 있었지만)에서 챠펠라 교수의 여러 업적은 인정하지만, 연구성과 미흡으로 종신교수직을 줄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챠펠라 교수와 그의 지지자들은 이 예산위원회의 구성이 불공평하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저 아래에...

 

사람들은 이런 이상한 일들의 배경에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와 대학간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챠펠라교수가 속한 단과대학(자연자원대학)은 지난 1998년 다국적 거대 biotech인 노바티스와 사상 유례없는 계약을 하게 됩니다. 계약의 내용은 5년간 2천5백만달러(약 250억원)의 연구비를 단과대학에 지불하고 그 기간동안 돈을 받고 수행된 대학의 연구로부터 나온 모든 결과에 대해 회사가 특허권행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일을 공개적으로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다닌 사람이 챠펠라 교수입니다. 챠펠라 교수의 공개적 비판으로 이 계약은 전 미국에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런 공개적 비판 이외에, 챠펠라와 그의 학생인 퀴스트가 2001년 [네이쳐]라는 저명한 과학저널에,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변형 DNA가 이미 자연생태계로 전파되었다는 충격적인 연구관찰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연구결과가 얼마나 충격적인 것인가 하면, 만약 이 연구가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재배되고 있는 모든 유전자 조작 농산물들을 없에야 되고 그것을 만들어온 모든 다국적 biotech은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전부 망할 지도 모를 정도의 결과입니다(망할 수 있다는 건 그냥 저의 추측입니다^_^). 지금까지, 노바티스 등 거대한 다국적 biotech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이 만든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한세대만 살고 자연적으로 사멸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기 때문에 자연생태계로 퍼질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이 연구 결과는 이들의 주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변형 DNA가 자연계에서 어떻게 진화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다가오는 자연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공포스러움은 어떠한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도 극복가능한게 아닙니다.

 

당연히 이 논문은 엄청난 소용돌이를 몰고 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네이쳐]는 공개적으로 이 논문의 출판에 약간의 기술적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논문출판 자체를 철회(!)하는 전무후무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쪽의 과학적 방법론에 문외한이기는 하지만, 제가 듣기에는 이 논문의 중요 주장을 바꿀만큼의 잘못은 아니라고 알고 있고, 퀴스트와 챠펠라 역시 약간의 기술적인 결함(flaw)은 인정하지만, 논문의 주요주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네이쳐]의 이와 같은 결정은 위 사건과는 별도로 과학논문출판업자와 과학기술자, 그리고 기업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새롭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여기서, 앞서 이야기한 예산위원회가 공평하지 못하다고 주장한 이유가 드러납니다. 캠퍼스 예산위원중 한명인 유전 및 발달생물학과의 제스퍼 라인교수가 이전에 소유한 회사(Acasia Biosciences)가 노바티스와 거래관계였고 또한 그는 노바티스와 단과대학의 계약관계를 주관한 위원회에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챠펠라측 변호사는 genetic engineering을 이용한 회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대학의 학문적 결정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지만(마치 딕 체니가 민주당 부통령후보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면서),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아래 사진은 챠펠라 교수가 지난 학기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강의실 밖에 있던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을 보도한 학내 신문의 웹페이지입니다. 이제 지루한 재판이 시작되겠죠. 챠펠라교수는 다른 곳에 자리를 알아볼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자신은 이곳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불법적으로 쫓겨났기 때문에 반드시 되돌아 올거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수 교수의 예에서 보듯이, 챠펠라 교수도 지난한 싸움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학과 기업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이공계연구자들을 볼 수는 없죠. 그 이유는 일단 기업이 특별히 많은 돈을 대학에 투자하지 않고, 또 위의 노바티스와의 계약같은 황당스러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직 전근대적인 사립대학의 행태 혹은 김민수 교수의 예와 같이 과거의 똥들과 부화뇌동하는 것들과의 싸움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런 일이 곧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은 듭니다. 패닉 교육부총리의 기용이 이와 무관하지 않겠죠.

자세한 자료는 www.tenurejustice.org라는 웹페이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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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다르크의 수난 DVD -I

철학자 강유원의 말을 인용하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관객의 기본적인 목적은 극장비를 건지는" 것이지만, 그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어떤 경우에 '극장비를 건졌다'고 판단하는지가 관객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오고가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합쳐서 얼추 4시간 가까이 들고 기본으로 7-8천원 정도 투자하여 영화를 보는 것이 그리 녹록한 경제행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에이, 이게 뭐야~~'하고 극장비를 아까워하면서도, 그 영화 씹으려고 같이 간 사람들과 술한잔해도, 좋은 술안주감 역할이라도 해주니 그리 나쁜 것은 아니리라.

 

  극장에 가는 목적이 그러하다면 DVD를 사는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사는 곳 근처에 꽤 큰 DVD매장이 있다. 중고품 거래도 하고, 일본 만화영화도 있고, '고양이를 부탁해', '거짓말' 등등의 한국 DVD를 포함(사실, 이것말고 본 것은 없다--;;) 다종다양한 DVD를 팔고 사고 하는 곳이다. 그러니 일단, 많은 사람들이 DVD를 사고 있는 듯 하다. DVD구입은 평균 극장비의 두세배 정도 하고 한 번 보고 계속 보관하는 것이 극장관람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음악CD처럼 그걸 틀어놓고 책을 읽거나 요리 혹은 청소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언제나 틀어놓고 눈으로 봐야 한다.(그렇지만, DVD를 틀어놓고 마늘을 깐다거나 혹은  콩나물, 미나리, 부추등등의 다듬기 정도는 가능하겠다) 또 비디오 테이프 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supplement를 제외하고도, 소리의 질과 화면의 비율과 선명도가 다르다) DVD를 제대로 감상하는 것 자체가 또한 어렵다.

 

 



  결국, 생각해보건데,  훨씬 더 과감한 경제행위와 즐기는 방법의 어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공통된 무언가가 사람들의 DVD구입배경에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런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거나 통계자료를 찾아볼 부지런함은 없기에, 왜 나는 DVD를 사는가?부터 우선 이야기하는게 좋을 듯 하다(그렇다고 처음의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답을 나중에 할 생각은 없으니 기대하지 마세요^^;;).

 

  내가 극장에서 못 본 영화를 DVD로 구입하는 경우는 1)비디오로 혹은 TV로 봤으나 원래 영화의 색깔과 화면비율과 가위질 당하지 않은 영화를 꼭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음치거나, 혹은 2) 전혀 본 적은 없지만, 옛날 영화의 스틸화면이나 소개글 혹은 짜투리 화면등을 보고서는 영화전체를 다 보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할지만, 비디오로 보기 힘들 때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구입한 DVD에서 1)의 구분에 들어가는 것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감독판 [옛날옛적 미국에(once upon a time in america)]와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Clockwork Orange)], 2001년 우주방랑여행(2001 space odyssey)], 왕가위의 [열혈남아(As tears go by)],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이고,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a city of sadness)]는 아직 DVD가 나오지 않아서 못사고 있지만 계속 기다리고 있다. 2)의 구분에 들어가는 영화는 허우샤오시엔의 영화중 DVD로 나온 것 전부[희몽인생(the puppetmaster)],남국재견(Goodbye south goodbye),호남호녀(good man, good woman), 해상화(flowers of shanghai)]와 이번에 새로 구입한 드레이어 감독의 [쟌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이다. 그 이외에 극장에서 봤지만 엄청나게 싸게 사는 기회를 이용하여(하나에 2000원) 구입한 반지의 제왕1,2,3과 리안의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이 있다. 사실, 몇개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살때마다  DVD가게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고르다, 손에 쥐었나 놓았다 하다가 가격의 압박과 앞서 말한 즐기는 것의 어려움으로 포기하고 돌아서기를 너무나 많이 해기에 이렇게 산 DVD가 나 스스로에게는 참 어려운 결정을 통해서 이뤄진 것이란 걸 강조하려는 마음에서다(단 반지의 제왕과 와호장룡은 충동구매).

 

  여하튼, 최근에 구입한 칼 드레이어(Carl Th. Dreyer)의 [쟌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 The Passion of Joan of Arc)]이 드디어 집으로 배달되었다. 물경, 한화로 4만원에 가까운 거금(평균 구입가의 2배가 넘는)을 투여하여, '그래 이거 사고 한두달은 DVD사는 것을 참자'고 결심하며 산 것이기에 그 기대감이 물경 4만원의 4만배 정도는 되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예전에 들은 것은 그냥 찬사 일색뿐이라, 여기서 인용하거나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amazon에서 구입한 사람의 평중에 "나는 내가 본 영화로 부터 엄청난 감명을 받아서 DVD를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I was tremendously impressed by the performance I saw and can't wait to own the DVD)"라는 DVD구매에 관한 최고의 극찬도 있다). 단지 그러한 찬사를 받은 무수한 영화들에 대해서 들어왔고, 보아왔기에 일정정도의 세월의 풍화작용을 빼더라도, 진지한 역사적 탐색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그런 영화를 그 자체로 즐기거나 심지어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주가는 DVD매장에서 본 고전영화품목들(7인의 사무라이류의 동양고전과 메트로폴리스류의 서양고전)에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참, 이 영화는 1928년 작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본 아래의 DVD의 표지사진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가끔씩 갈때마다 들었나 놓았다 하다 결국은 인터넷으로 이곳저곳을 뒤진 후에 주분을 해버렸다. 문제의 DVD의 앞,뒷표지 사진이다.

 

 

  또 하나, 구입에의 상승작용을 일으킨 동기는 '쟌다르크'에 대한 근본적인 호기심때문이다. 쟌다르크가 어려서 얼핏 본 신의 명령이 그녀가 죽음을 스스로 찾아가게 한 진실이었을까? 그녀는 회의하지 않았나? 끝없는 회유와 협박에 그녀가 굴복하지 않은 이유가 단지 신뿐이었는가 아니면 어떤 신인가? 여하튼, 이런저런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들이 끊이질 않았다. 근데 이 영화가 쟌다르크의 재판만을 다루었고, 그 재판에서 쟌다르크의 고뇌를 보여주는 대단한 영화라는 평이 있으니 사고 싶은 욕망이 한층 더 부풀어 오를 수 밖에.

 

 그래서 사서 보았다. 결과는? 흠...일단은 대만족이다. 내리 두번을 봤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2번 반정도 본 셈이다. 세가지 버젼으로 실려있는데, 첫번째는 완전히 무성영화로, 두번째는 무성영화에 음악을 덧쒸운 형태로, 마지막으로 코페하겐 대학에서 드레이어를 연구하는 카스퍼 티져르그(Casper Tybjerg)의 해설로 진행되는 형태로 되어있다. 무성영화 시대에는 주로 단촐한 혹은 규모가 큰 경우 오케스트라 연주가 영화와 함께 있었는데, 드레이어가 이 영화를 처음 상영할 때 쓴 음악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일단 그냥 무성영화로 한 번 보라는 뜻에서 무성영화 버젼이 있고, 최근에 들어서(이 영화필름에 대해서 아주 극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다음에) 이 영화를 감명을 받은 리쳐드 아인호른(Richard Einhorn)이 작곡한 "빛의 목소리(Voices of Light)"이라는 음악을 배경으로 한 버젼이 있다.

 

음..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나중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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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들은 한국 음악

화창한 밝은 날씨!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원하고 푸른 하늘.

이곳에서는 한국 음반을 사고 싶어도 싸게 사기는 힘들게 된 상황이라, 대신에 인터넷으로 그냥 음악을 듣는답니다. 그리고 DVD를 한달에 한두개 정도 구입하고 있어요(지금도 드레이어의 '쟌다르크의 수난'을 주문해서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답니다. 엄청기대하고 있는데, 배달되는데로 보고나서 알려드리죠) . 예전에는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반드시 여기저기 쫓아가거나 인터넷을 뒤져서 CD를 구입하곤 했었는데, 집에 DSL과 컴퓨터가 생기니 인터넷에 널려 있는 음악을 무의식적으로 듣게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편리한 건 사실이더라구요.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예전 LP. 음질과 보관이 좋지는 않지만, 커다란 LP케이스를 펼치면(두장짜리 LP가 아니더라도, 펼쳐 볼 수 있는 LP 케이스가 많았는데) 음악과 관련해서 나름대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한 graphic work를 보는게 나름대로 큰 기쁨 이었거든요. 물론 사람 얼굴이 커다랗게 인쇄된  LP는 별루죠.

여하튼 이렇게 해서 최근에 이러저러하게 인터넷으로 듣게 된 음악을 한 번 올려볼께요. 물론 미국 오기전에 산 CD를 주로 듣고 있지만 집에서는 인터넷으로 한국음악을 듣는답니다.



근데, 이야기하기 전에...혹시, 코코어(cocore)음악을 들어보신적이 있는지? 출국하기 전에 산 [superstar]라는 3번째 앨범도 그들의 두번째 앨범이자, 저 마음대로 근 10년간 한국음악시장에서 나온 최고의 앨범이라고 생각하는, [boyish]만큼의 만족을 주더라구요. 한 번 씩 사서 들어보시길.(아래글에서 밑줄그어진 곡들을 클릭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답니다)

가끔씩 듣는 조용한 노래중에 '플라스틱 피플''여백' 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앨범에 있는 책에서 발견한 그녀 도 괜찮아요. 저의 본능적인 느낌에 이들의 데뷔엘범인 [songbags of the plastic people]의 모든 곡이 좋을 듯 해서 어떻게든 한 번 구입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약간은 시끄럽지만, 가끔씩 가사가 가슴을 쿡쿡 찌르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 홈레코딩과 개인레이블에서 시작한 음반이었었는데, 지금은 핫트랙에서 검색해보니 메이져레이블로 바뀌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아마도 신해철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꽤 인기가 있었다고 하던데, 아마 그 영향인것 같습니다.

또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음악인데, 이미 노동운동과 관련된 문화판에서는 꽤 유명한 분인 것 같더라구요. 제가 이런저런 집회를 쫓아다녔으면 한 번 쯤 뵐 수 있었을 것 같은데...이 분의 홈페이지 제목처럼 저도 최근 2-3년간 무척이나 lazy해져서...연영석씨 홈페이지(www.lazyblood.com)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답니다. 그 중에 저는 2집 [공장]에 수록된 '간절히'란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새 예전에 따라 부르던 노동가요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같은 앨범에 수록된 ''이란 노래역시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런 노래를 만드신 연영석씨에게 꾸벅인사라도 한 번 드리고 싶네요.

출국하기 한 달 전 쯤에 인터넷으로 왕창 주문한 CD중에 '말로'의 [벗꽃지다]에 있는 음악들은 한동안 거의 쉬지 않고 듣다 최근에는 조금 뜸하게 듣고 있답니다. 그 중에 첫번째 수록곡 '1994, 섬진강'을 들어보세요. 앨범과 제목이 같은, 보사노바풍의 세번째 수록곡을 듣다보면, 새로 나왔다는 장필순의 음악이 갑자기 무척 궁금해지기도 한답니다. 물론, 재즈음악은 집근처 레코드 가게에 엄청난 콜렉션이 있어서 일단 사려고 했던 음악들을 산 후에 이것저것 모험을 해볼 작정입니다.

물론, 노브레인의 예전음악들(역시 1,2집에 있는 곡들은 여전히 명곡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로 간 삼룡이')과 최근에 새로 나온 럭스의 펑크도 잠시잠시 생각나면 듣곤 합니다. 또 언니네 이발관이나('순수함이라곤 없는 정'이란 노래는 많이들어보셨을 것 같네요) 김광석의 음악도 자주 듣죠. 그리고, 자주 듣던 원더버드(잊어버린 줄 알았다가 최근에 CD정리하면서 다시 찾은, 실제로는 그 자리에 있었지만 못찾았던거죠)에 있던 신윤철씨가 새로 만든 '서울전자음악단'의 말랑말랑한 음악('꿈에 들어와' 라는 곡 한 번 들어보세요)도 아주 좋아요. 참...그러고 보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때 마다 듣던 김창기의 [하강의 미학]에 들어 있는 음악을 빠뜨릴 뻔 했네요. 3-4년전인가 구입한 CD인데, 이렇게 3여년이 지나도록 끊임없이 찾아듣게 되더라구요. 음악을 계속 듣다보면, 김창기씨는 그냥 계속 음악하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죠. 근데, 동물원을 지나서 이어져오던 음악들이 혹시 '하강'의 미학을 이야기하면서 이제 그만하려고 이런 앨범을 만든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네요.

역시 글을 적다보니 두서없이 이것저것 적게 되는 군요. 원래 두서 없이 최근에 자주 듣게되는 한국음악을 적어보려고 한것이니, 그럴 수 도 있겠네요. 다음번에 시간이 되면 자주 듣는 외국음악도 한 번 적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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