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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God!

미국대선이 끝났다. 미국이란 나라의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전부 한 정당 혹은 그들의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의 지배에 들어갔다. 마치 노태우 시대에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전부 같은 고등학교 출신들이 장악한 것과 비슷하다. 노태우 시대에 공유하는 가치라곤 '우리가 남이가'밖에 없는 놈들과 비슷하게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갖고 있는 나라의 모든 권력이 중세적 사고방식을 가진 집단에게 들어가 버렸다.

 

중요한 것은 'Moral Value'다. 예전에, 주한미군은 이제 한국에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미국 사람들은 미국군대가 외국에 왜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술마시다 한 미국인 교수에게 이야기 했더니..그가 미국사람들은 대부분 착한(innocent) 사람들이라고 했다. 일종의 동문서답일 수도 있는데..글쎄, 어쩌면 그가 한 말이 맞을 수도 있다. "innocent"하다...

 

'착한' 사람들... 상시적으로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고, 연방정부에 내는 엄청난 세금은 전부 미사일이나 무기 제조에 쓰이고, 의료보험이 없어서 엠블란스에 실려가면서도 엄청난 엠블란스 사용비를 걱정해야 되는 사람들... 바로 그 사람들이 부자들의 세금만 감면하고 의료보험개선에 절대 반대하고(사실, 미국에 의료보험이란게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아주 잠깐만 여기에 살아봐도, 부자가 아닌 한 미국식 의료보험이란게 얼마나 말도 되지 않는다는 건 바보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미국식 의료 보험을 주장하는 한국의 의료인단체들을 보면, 이제 총으로 쏴버리고 싶다) 수만개의 일자리를 없에버리고, 소상인 보호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에 반대하고, 도덕적인 해이에 빠진 기업가를 보호하는 공화당에 찬성을 한다. 왜?

 

이유는 "Moral Value"다. 신을 믿는가? 낙태를 반대하는가? 동성애를 거부하는가? 창조론을 인정하는가?들이 중요한 문제다. 문제는 정책이 아니다. 문제는 군대를 보내 전쟁을 하거나, 주변의 이웃이 저 멀고 먼 타국 땅에 가서 자본의 이득을 위한 전쟁에 희생양이 되어서 죽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지도자가 얼마나 자신과 도덕적, 신앙적 생각을 공유하는가? 그리고 그가 얼마나 강하게 그것을 실천하는가? 문제는 내 이웃이 세계지도상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에 가서 우리의 신념을 위해 싸우다 죽는다는 것이다. 일종의 새로운 중세다. 교황청은 대법원이, 기사단은 백악관이 되었다.

 

두번째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낙태에 대한 질문을 두 후보가 받았다. 부시는 단호하게 'NO!' 별다른 이야기도 할 필요가 없이, 그냥 'NO'다, 그러면서 당연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캐리는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한다... 하지만 캐리도 전국에 방송되는 TV토론에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서 낙태에 찬성한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어쩔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어쩌구 저쩌구... 결국 그는 구걸하다 망한것이다.

 

글쎄, 어차피 제국주의적인 미국이라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똑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고, 실제로 그들의 정책이란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공화당이 점유하고 있는 가치는 다른 정책이나 '정치'로 대체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신앙은 복속되거나 거부하거나 둘 중의 한가지를 선택해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PBS(미국 공영방송)의 우려섞인 분석대로 '민주당은 영원히 소수정당이 될 수도 있다(Democrats could be the permanant minority)'

 

연구실의 할머니 비서가 춥고 어두운 시대에도 작은 불빛은 살아남고 결국은 밝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길래, 당신이 옮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그녀의 대학 졸업식때 찾아온 케네디 대통령을 기억하는 60년대 부터 지금까지 이 동네에서 살아왔다. 내가 당신은 그 어두운 레이건의 80년대도 견뎠으니, 이건 별 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니 씁쓸하게 웃는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 낙태에 대한 반대, 테러리스트에 대한 두려움이란 그들의 생각에 사회주의나 북한을 집어넣으면 어찌 그리 똑같은가? 테러를 당한 뉴욕이나 테러의 주요한 대상이 되는 모든 대도시가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허허들판에 갖고 있는 제일 큰 건물이란곤 Wal-mart밖에 없는 동네에서 자기들이 다니는 교회가 테러의 대상이 될까봐 벌벌떠는 모습이, 행여 북한이 쳐들어와 자신들과 싸울지도 모른다고 과대망상하는 영남의 보수주의자들과 어찌 그리 닮았는가?

 

이제 부시의 남은 4년동안, 그는 미국 대법원의 종신대법관 모두를 완벽한 보수주의자로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두고 볼 일이다. 그들이 과연 어떤 판결을 내릴 지...

 

오늘도, TV에서 공화당 인사가 나와서 자신들의 가치의 승리의 예로 남한과 북한의 차이를 든다. 이런 역겨운 일들을 4년동안 혹은 더 이상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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