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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와 법2

지난 번에 쓴 이 곳 선거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어서, 조금 더 상세히 써보려고 한다. 미국의 한 소도시의 지방선거가 무슨 중요한 의미가 있을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어서, 기록으로 남겨놓으려고 한다. 아마 나중에 스스로도 정리할 필요도 있을테니.. 일단, 선거가 다가올 수록(11월 2일) 전봇대에도 전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YES on H" 혹은 "No on 62"라고 간단하게 큰 글짜로 적혀 있는 것들이다. 유인물들도 대문에 끼여져 있고...^_^..근데, 살펴보니, 이번에 버클리시에서 제안된 법률(measure라고 부른다)은 measure B, H, I, J, K, L, M, N, O, P, Q, R, S, BB가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 제안된 법률은(proposition이라고 부른다...아.. 그런데 차이를 모르겠다..내일 물어봐야겠네..) proposition 1,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가 있다. 모두 각각에 대해서 YES 혹은 NO로 투표해야 한다. 이게 도데체 몇개나 되는 건가? 모두 29개 법안에 대해서 투표한 후 School Board President(한국으로 치면 교육감)도 직선으로 뽑고, 대통령선거도 한다. 지난 글에도 말했지만, 이곳은 민주당이고 공화당이고 어느 곳도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이런 법률에 대한 관심이 지역적으로 더 높아 보인다. 그러고 보니 부시가 왔었다는 소리도 캐리가 왔었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아..한 번 민주당의 하워드 딘이 찾아오긴 했었다. 그때 주변의 친구들이 ..'Alas! the loser comes to California'라고 ^_^;;.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는데, 여하튼 이렇게 복잡한 투표를 어떻게 하나? 이번에는 주의 상,하원선거도 같이 한다. 그래서 여기 사는 미국사람에게 물어봤더니, LCD모니터를 보고 쭈욱 묻는데로 답하면 된단다. 그래서 지난 번 대통령선거때 플로리다 천공카드(버터플라이 카드라고...아주 고약하게 생긴)문제를 물어봤더니...그 친구가 말하길 모든 주가 다 다르고 주 안에서도 다 달라서 어떤 주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른다고...여하튼 그 친구는 미네소타, 뉴저지, 캘리포니아에서 살아봤는데, 자기가 있었던 곳은 어쩌구  저쩌구..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마 지금 선거가 끝난 아프카니스탄이 훨씬 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꺼라구..농담 비슷하게 이야기했다. 어이구...근데, 여긴 선거날 휴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그랬더니, 그 친구 말하길, 'need a special care!'

 

제안된 법률을 살펴보면(먼저, 이곳은 민주당, 특히 그중에 스스로 Democratic Left라고 부르는 민주당 좌파의 세가 강한 곳이다), 먼저, 버클리시에 투표로 붙여진 법률은

 

measure B: 지난 번 글에 약간의 오류가 있었는데, 제안 팜플렛을 보니, Sacramento(캘리포니아의 주도)와 Washington의 공교육 지원금 삭감안을 엄청나게 비난하면서, 버클리시의 공립학교의 도서관확충,유지와 음악수업을 위한 한시적 세금도입을 주장하는 법이다.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팜플렛이다. "Yes on B!"라고 적혀 있는. 그리고 반대주장을 찾기 힘든 법률이기도 하고.

 

measure H: 이건 아주 중요한 법인데, 선거 공영제 도입을 위한 법이다. 아래 사진은 오늘저녁에 집에 돌아와보니 집대문에 끼여져 있던 팜플렛.


 

오마이뉴스 미국관련 기사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이 팜플렛에 들어 있는 주된 내용은 모든 선거 비용을 세금으로 치루자라는 것이다. 제안자는 버클리 공정선거 연대(Berkeley Fair Elections Coalitions). 근데 지금 버클리 시장도 제안자 중에 한명이다...자기의 지난 선거비용이 23만불이나 되었다면서..공공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부자만 당선된다며 이 법의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이 도시부터 바꿔나가 전 미국을 바꾸자는.....뭔가 예전에 XX대학이 앞장서 XX를 하자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그리고 팜플렛을 보면, 이 법이 통과되면 더 이상 선거의 주요 기부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있고(We can get rid of the need to please major donors by adopting Public Financing of Elections)

 

measure I: 시장선거 날짜를 대통령선거날짜와 맞추자는 법

 

measure J: 경찰과 소방서를 지원하기 위한 세금을 늘리자는 법

 

measure K: 재산세중 일부를 청소년 서비스와 공공교육에 쓰자는 법

 

measure L: 땅을 소유한 것에 대한 재산세를 늘려서 시 공공도서관을 지원하자는 법

 

measure M: 응급의료보조 서비를 위한 특별세금 도입

 

measure N: 투표로 승인된 세금에 대한 지출을 인정하자는 법 ^_^;;

 

measure O: 매년 집값의 인상최고치를 지역 가격 상승분 지표의 65%로 한정하자는 법(이건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방세를 집주인 마음대로 올릴수가 없었다. 이런 사회주의적인 법이!...  그런데 5년인가 6년전에 그게 풀려서 집값이 엄청나게 상승했는데...그 후에 벌어진 일인지 그와 동시에 벌어진 일인지 잘 알 수 없지만..여하튼 지금도 있는 법이, 만약 지금 계약이 끝난 세입자가 다시 똑같은 집에서 살고 싶다고 집주인에게 계약을 요구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집주인은 계약을 해야하고 집세를 5%이상 올릴 수가 없다, 라는 법이 있다.  근데, 다른 사람이 계약하러 오면 마음대로 집값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가격이 천양지차다. 그래서 그 상승폭을 제한하자는 법)

 

measure P: section 8(주정부 지원 거주 프로그램)퇴거에 대한 법률 수정(이건 잘 모르겠네요..)

 

measure Q: 매춘부 단속을 최소한으로 하는 법..이 법은 일종의 매춘합법화인데, 제안자는 'Angel's initiative'..@_@..이 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위에서 본대로 끝없는 세금인상안에 대해 한 지역 신문은 "A little sex, a lots of taxes"라는 문구를 쓰기도 했다. 조금 더 찾아봐야 할텐데,  접한 자료만 종합하면, 마치, 이곳에서 제안되었지만, 부결된 독특한 법률의 하나로만 취급하고 있다(그런 독특한 부결된 법률들은, 공정거래된(즉, 노동을 착취한다고 알려져 있는 플렌테이션 농장을 제외한) 커피만 커피숖에서 판매를 허용하는 법률, 중동지역에 자매도시를 만드는 법률등등 미국 민주당 좌파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법률들...)

 

measure R: 의학용 마리화나 소지제한을 없에자는 법

 

measure S: 가로수를 잘 관리하는 위원회를 만들자는 법

 

measure BB: 버스요금 공공지원분 삭감을 반대하고 유지하는 제안.

 

죽 훑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이 세금을 인상해서 공공서비스화하자는 법률이다. 물론 반대 주장들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또 이곳저곳에 "BASTA"라고 쓰여있고 달러가 불에 훨훨타는 그림 밑에 No on H, J, K, L. M, N이라고 쓰여져 있는 검정색 팜플렛이 보인다. BASTA는 세금인상에 반대하는 버클리시민들(Berkeleyans Against Soaring Taxes)의 약자다. 물론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버클리 재산가 연합, 버클리는 잘할수 있어, 전시 정치행동회의, 예산감시(Berkeley Property Owners Association; Berkeley Can Do Better, a city-wide political action, Budge Watch)등등의 반대 단체들이 곳곳에서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참고로 이곳 민주당 좌파의 팜플렛에서는 B, H, I, J, K, M, N, O, P, BB에 대해서는 Yes Vote, Q, R에 대해서는 No Vote다.

 

흠흠..글을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캘리포니아주의 proposition은 나중에 써야겠다. 작은 소도시의 법률제안과는 조금 다르게 세계경제규모로 따지면 다섯번째 '국가'로 취급되는 캘리포니아의 법률제안은 훨씬 복잡핟. 일단 예비선거제도를 통한 후보제안, 어린이병원 예산 증가, 카지노 설립, 의료보험문제등등의 지역의 중요한 문제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에 대한 문제, Stem Cell 연구 허용문제, 범죄자의 DNA Sample 채취문제 등등의 일반적이고도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곳 민주당 좌파 팜플레에도 조금 더 긴 설명과 함께 이것은 Yes, 저것은 No등등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까...이 곳은 이런 지방자치가 어떤 의미를 가질까..스스로 궁금해진다. 이 근처에는 3층 이상의 높이를 가지는 집들이 거의 없다. 하나도 없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여태것 딱 세개만 봤다...왜 그럴까..조금 높게 지으면 태평양도 바라보고 넓직하니, 집을 사려면 웬만한 집도 한화로 몇 억은 가뿐이 넘어가니, 비싼 집 만들 수 있을텐데...하고 생각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지진이 심하니까 건축규제가 강할 것이다...였다. 그래서 집을 높이 짓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뉴욕에서 온 녀석과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녀석이 하는 이야기가 그럴 이유가 없다. 일본이나, 남쪽 캘리포니아에 높은 건물이 없냐?라며 그 이유보다는 아마도 이 지역은 법률로 건물 높이를 제한하고 있을 께 뻔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왜냐하면 높은 건물은 공공의 조망권을 해치기 때문이란다....(근데 아직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 근데, 이건 심하게 말하면 한강 주변 3층 이상 건물 금지와 비슷한 이야기다.(..비슷하게 바닷가를 끼고 있는 뉴욕은 한강근처보다 더 심하게 고층 아파트들이 솟아나있고...가장 경치좋고 살기좋은 곳의 방세개짜리 아파트가 100억원이 넘는다...)

 

그러니까, 그 뉴욕친구는 지역에서 법률로 재산권을 강하게 제한하는 것을 이미 가능한 여러가지 방식중에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사회주의적인 좌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_^/) 한국에서 온 민주노동당원인 난, 지역에서 투표로 개인의 재산가치를 제약하거나 세금을 올리고 내리는 것에 대해 '상상'하지 못했다....너무 큰 국가만 부여 잡고 있었나...아니면, 미국이 그냥 너무 큰 나라여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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