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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쁨

이라고 제목을 써놓으니, 쓰려고 하는 내용과 잘맞지 않는 것 같네요. 다시 생각해보면, 아마, '맥주가 전해준 행복감'이라고 쓰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신문에 나는 여러가지 소식을 보면 이렇게 저렇게 술먹게 만드는 일들이 많네요. 이럴 때, 친구들 하고 같이 오뎅국물에 소주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러나, 이곳은 그런게 없죠.

 

그래도, 후배를 불러서 주말에 맥주 한잔 했습니다. 몇일 전에, 맥주의 왕국, 아일랜드에서 온 친구에게 맥주추천을 부탁했었드랬죠(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를 제외하고 말이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추천한 맥주는,

 

St. Peter's Cream Stout.(성 베드로 크림 흑맥주)

 

위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예전에 수퍼에서 팔던 "진로관광소주"병을 약간 부드럽게 처리한 모양입니다. ^_^.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의 설레임, It's CREAM ! stout !. 그랬더니, 그 친구가 향이 너무 진해서 초콜렛 ! 향기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구요. 아~~ 기대가 충만한 금요일을 보내고 주말에 맥주를 사러 갔었습니다. 이 맥주는 영국산이고, 병은 1770년부터 같은 모양을 쓰고 있고 맥주는 700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병에 적혀 있었습니다. 맛은, 말 그대로, 엄청나게 진하고 두터운 검은 맥주의 향기와 목넘김이 짙고 쓴 초콜렛처럼 입안 전체를 휘감는 아름다운 맛이었습니다. ^_^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이, 연구원이라는 직업도 시계추처럼 하루하루를 보내죠. 특히나 컴컴해지면 모두모두 각자의 집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이곳의 생활이 더해지면, 혼자서 사는 사람들은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생활이 계속 반복된답니다.

 

그 와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맥주맛을 보게 되니, 나름대로 맥주값이 싼 나라에 사는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어쩨, 쓰고 보니 약간 슬퍼지네요.

 

대문에 걸어둔 사진은 주말에 집근처 골목을 모두 막고 벌어진 동네 축제+장터 사진입니다. 젊은 악사의 흥겨운 바이올린 연주소리처럼, 들썩들썩거리는 장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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