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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말이야,

작은 것, 방바닥에 부끄럽게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 한 올처럼 작은 것에도 민감해지고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때가 있다.

사실은 뭐,

'작은 것'이라 불렀지만, '큰 것'이 뭐냐고 질문 받는다면 딱히 할 말도 없는 것 같다. -_-

스치는 듯한 말 한마디에,

말 한마디까지도 아니고, 문자로 보낸 말의 한음절음절에,

온라인 립흘 하나에,

내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터질듯 부풀었다가 할 때, 그럴 때 말이다.

 

 

만약 지금의 나처럼

피 흘리는 시기라면

"아 삐리리~ 생리 때문이야!"로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이유를 갖다 붙이고 합리화시키면(설명가능해지면)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는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어째서 "하자"가 아니라 "해라"고 문자를 끝낸 걸까. (별 생각 없이 그랬을 텐데. 별 생각 하는 내가 싫어)

왜 하필 지금 물어볼까. (그 사람이 신도 아니고 내 상태를 어떻게 일일이 알 수 있겠냐 생각하면서도 미워)

물어보는 척하면서 사실은 일 독촉하는 게 아닐까. (이러나 저러나 종이 한 장 차인데. 평소엔 기분 나빠하지 않으면서 이럴 때만 초시니컬해진다는..)

 

 

결국 작디 작은 연약한 날개짓에

내 온 몸은 큰 파도에 휩싸여서

당장이라도 전부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때가 있다. -_-

 

 

이럴 때면, 문득,

친구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게 정말 문제가 큰 게 아니라, 

내가 그 일을 하기 싫어서 그렇게 문제로 보이는 게 아닐까?"

 

응.

하기 싫은 거야.

 

하기 싫은 내 목소리에 귀를 막진 말아야지.

하지만

너무 너무 하기 싫어서, 하는 순간도 있는거야. -_- 

난 성인군자가 아닌 사람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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