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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씨/참세상 자료사진 |
4년 전 이용석 열사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치며 몸에 불을 붙였던 10월 26일, 4년 후 10월 27일 故정해진 조합원은 “파업 투쟁 정당하다”를 외치며 다시 몸에 불을 붙였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를 외치며 몸에 불을 붙인 지 37년, 세상이 좋아졌다는 지금 여전히 노동자들은 몸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바보처럼 일만 했던 노동자. 하루의 반을 넘긴 13시간, 14시간을 노동하면서도 일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며 살아야 했던 노동자. 그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일주일에 44시간 만 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전태일 열사가 그렇게 외쳤던 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는 기본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노동자로 살기 위해, 힘없는 노동자의 유일한 힘인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그와 함께 싸웠던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심히도 지나가는 130일이라는 시간의 파업이었으며, 같은 노동자라 외치는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사람들의 폭력이었다.
일주일에 40시간만 일하는 것, 일하기 위해 쉬는 것, 일한 만큼 받는 것, 수 만 볼트에 감전되어 죽어가는 동료를 보지 않는 것, 함께 일하는 동지들과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 ‘일하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졌다는 2007년에도 몸에 불을 붙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故정해진 조합원이 몸에 불을 붙이고 40m를 뛰면서 끝까지 외쳤던 것은 “인천 전기원 파업 정당하다”와 “유해성을 구속하라”였다.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기공사 설비, 보수 등을 수주 받아 공사하는 인천지역의 전기공사 업체들에 소속된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23개 업체를 대상으로, 그 대표권을 위임받은 유해성 대진건설 사장과 교섭을 해왔다.
그러나 유해성 사장은 노동자들과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기는커녕 업체 사장들에게 편지를 보내 “단체교섭을 완료하면 하나를 주고 또 하나, 또 하나를 반복해 결국 영업권을 내 놓아야 한다”라며 “노동조합이 원하는 대로 단체협약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해성 사장은 편지에서 6.10 민주화 운동을 운운했다. 유해성 사장은 “6.10 민주화 운동이 벌써 20년이 되었는데 노조의 요구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 경쟁을 무시하고 집단의 힘을 빌려 일방적으로 무리한 요구와 횡포를 부리고 있다”라며 “노조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조합원을 설득하고, 노조집행부의 처사에 단호히 대처해 우리 회사는 우리가 지키자”라고 했다.
일주일에 44시간 만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맺자고 하는 요구가 근로기준법에도 다 나와 있는 이 요구가 “무리한 요구와 횡포”가, “터무니없는 요구”가 된 것이다.
그동안 인천지역의 전기원 노동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전기공사업체로 전적 당하기도 하고, 사용자들이 임금을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탈세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이 줄어들기도 했다. 또한 사용자들은 실제 근로하지 않은 일용 전기원 노동자를 일한 것으로 근로대장을 허위 작성, 세무서에 신고해 소득세를 줄여 탈세 행위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일, 이용석, 하중근 그리고 정해진
故정해진 조합원은 그렇게 오기 싫어하던 화상전문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2만 2천 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봇대에서 일하다 감전으로 쓰러진 동료들을 안고 가야 했던 그 병원에서, 동료들의 죽음을 보며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한숨을 쉬었을 그 병원에서 그렇게 죽어간 것이다.
故정해진 조합원이 숨을 거두던 날 밤, 병원 앞에는 “아직 하중근 열사의 한도 풀지 못했는데 또 한 명의 열사를 보내야 한다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건설노동자들의 한숨이 가득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에 저항하다 경찰에 맞아 죽어도, 죽은 사람은 있는데 1년이 넘도록 죽인 사람을 찾을 수 없는 나라. "차별을 철폐하라"고 몸에 불을 붙여도 차별은 더욱 심각해 지는 나라.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몸에 불을 붙여도 관심 갖는 언론 하나 없는 나라. 수 백 미터 CCTV탑 위에서 노동자가 일주일이 넘게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나서서 문제 해결하라”를 외쳐도 그저 출장 때문에 미국에 나가버리면 그만인 나라.
전태일 열사가, 이용석 열사가, 하중근 열사가, 정해진 열사가 그렇게 잊혀지는... 이것이 2007년 한국의 진짜 모습이다.
“사람대접 받으려 한 죄 밖에”
정해진 조합원 분신
27일 오후 2시경 인천 부평구 창천동 영진전업사 앞에서 집회 도중 분신한 정해진 건설노조 조합원이 7시간 여 만인 오후 9시경 끝내 숨졌다.
"파업투쟁 정당하다, 유해상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몸에 불을 붙인 정해진 조합원은 분신 직후 부천 순천향병원에서 1차 응급치료를 거쳐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전신 40%정도에 3-4도의 화상으로 상태가 위독해 끝내 숨을 거두었다.
한강성심병원 앞에는 분신 소식을 들은 민주노총과 건설노조, 전기분과 등의 관계자들이 모여 사태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몇 몇 조합원들은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분신한 정해진 조합원이 속해 있는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의 석원희 분과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우리는 그동안 사람대접도 못 받고 살았다”
석원희 분과장은 정해진 조합원을 “훈훈하고 착한, 후배들과 동료들 모두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정해진 조합원은 늦게 파업에 결합했던 것이 미안해 밤이면 영진전업 앞에 쳤던 천막을 지켰다고 한다. 지난 추석 때도 정해진 조합원은 천막을 지켰다.
정해진 조합원은 지금 사태를 불러 온 유해상 씨가 사장으로 있는 영진전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해진 조합원은 영진전업에서 해고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일을 하다가 얼마 전에 귀국을 해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했다. 석원희 분과장은 “정해진 조합원이 유해상 사장의 비인간적 행태를 잘 알기 때문에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석원희 분과장은 “우리는 그동안 사람대접도 못 받고 하루에 12시간, 13시간 일해 왔다”라며 “그래서 사람대접 해달라고, 근로기준법 지키라고 사용자들에게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그간 과정을 설명했다. 건설노조 인천지부 전기분과는 오늘로 파업 131일 째를 맞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사측이 동원한 직원들의 폭력이었다. 지난 19일 새벽 5시 40분 경 인천지부 전기분과 조합원들이 영진전업 앞에 쳐 놓은 천막으로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온갖 욕설을 퍼붓고 천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또한 3일 전에는 노조 측이 안전지적을 하기 위해 작업현장을 방문한 과정에서 또 다시 사측이 고용한 용역직원들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 측은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오늘 열렸던 집회는 사측의 천막 강제철거와 폭력행사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었다.
정해진 조합원이 죽음을 맞이한 한강성심병원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전기분과 조합원들이 가장 오기 싫어하는 곳이라고 한다. 2만 2900볼트 이상의 전기를 만지는 그들에게 화상은 매우 두려운 존재이며, 그 동안 많은 동료들이 화상으로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죽어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해진 조합원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스스로 이 병원에 들어온 것이다.
석원희 분과장은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27개 전기업체를 진두지휘 하고,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사장들까지 협박했던 유해상 영진전업 사장이 나서야 한다”라며 “유해상 사장이 노동자의 존엄성과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정필 기자 bipana@jinbo.net / 2007년10월30일 15시04분
영국 일요신문인 옵저버는 28일자를 통해 델리의 하청공장에서 어린이들이 노예처럼 협박과 구타를 당하고 월급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저가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인도 델리에 위치한 하청공장에서 어린이들은 하루 16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에 일부는 아예 임금조차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린이들이 만들고 있는 상품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또래의 아이들이 입을 갭 키즈(GAP Kids)로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될 예정이었다.
갭은 마돈나와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애용하면서 유명한 의류 브랜드가 되었다. 작년에는 아프리카 등에 대한 자선 신탁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으로서 이미지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하청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미토시는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여름 가족들에 의해 공장주에게 팔려와 하루에 16시간씩 손바느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미토시는 “다른 40명의 아이들과 함께 여기로 보내졌다. 사장은 내게 아버지에게 지불한 돈만큼 일을 할 때까지 집에 갈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한 푼도 돈을 받지 않고 일한다”고 말했다.
아미토시와 다른 아이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곳은 오물로 더럽혀져 있었고, 변기는 배설물로 넘치고 있었다고 옵저버는 전했다.
지바라고 밝힌 12세 가량의 어린이는 옵저버에 “우리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폭력을 쓴다”며“지난주에는 새벽부터 밤 1시까지 일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만약 우리 중 누군가가 운다면 고무 파이프로 두들겨 맞는다. 남자 아이들 중 몇 명은 기름이 묻은 옷을 입에 무는 벌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옵저버의 폭로로 갭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갭은 이런 상황을 두려워하며, 조속히 사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갭에서는 이번에 폭로된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으며, 확인된 아동노동 착취로 만들어진 옷에 대해서는 납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갭 납품 업체와 하청업체들은 아동노동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덧붙이며, 사태의 책임을 인도 현지의 하청업체에게 넘겼다.
갭, 2004년에도 아동노동 착취 시인해
그러나 갭이 아동노동 착취로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 갭은 최저임금 이하로 아동노동을 고용하고, 물리적 폭력과 가혹행위가 일부 하청공장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옵저버는 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인도 경제의 20퍼센트가 아동노동에 의지하고 있으며 14세 미만의 550만 명의 아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갭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해 136개 하청업체와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아동노동근절에 대한 활동을 해 온 인도의 쉬오타 싱 교수는 영국,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저가 의류가 판매되는 한, 비도덕적 하청업체들이 아동노동을 활용하는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아시아 저개발국은 서구사회에 비해 노동 규제가 취약하고,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어, 많은 초국적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에 하청업체를 두고 있다.
이번 파업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월 취임한 후 첫 총파업이다. 신자유주의 개혁을 "프랑스 병"의 '약'으로 삼고 있는 대통령과, 이것을 노동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노동계사이의 한판 힘겨루기 인 셈이다.
파리철도공사(RATP)에서는 약 10퍼센트의 철도노선이 운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운행차량 수는 약간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TGV)를 이용하는 승객은 많이 줄어 역사는 한산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도 약 15퍼센트만 운행을 했다. 출근시간 대에도 대부분의 학교가 휴무에 들어가는 등 큰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철도, 가스, 전기 부분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에 참가한 철도 노동자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금제도뿐만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철도산업은 현재 구조조정 중에 있으며, 300여개의 역이 폐쇄될 예정이다. 철도 노동자들은 300여개의 철도역사가 문을 닫을 경우 고용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맥 우라타 ITF노조 운송분과 간부는 “전 세계에 걸쳐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노동자들이 쟁취한 양질의 삶의 조건들을 빼앗기고 있다”며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에 대해 비난하고, “정부와 관리자들은 반드시 노동조합과 앉아서 이 사안에 대한 사회적 대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도 관련 기업들과 정부는 아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 별다를 답변을 하고 있지 않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부의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다라며, 개혁을 강행할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애초 24시간으로 예정되었던 총파업은 하루를 넘겨 일부에서는 19일 오전에도 계속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22일 모임을 갖고 추가파업일정에 대해 논의한다.
변정필 기자 bipana@jinbo.net / 2007년10월11일 17시13분
GM노동자들은 10월 초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해왔으며, 10일(현지시간) 투표를 마감했다.
일부 GM현장 활동가들은 이번 합의안에 우려를 표하고, '부결 캠페인(Vote No)'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60여개 지부 가운데 적어도 29개 지부가 협약안을 승인했으며, 5개 지부가 거부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전미자동차노조와 GM의 협상결과는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뿐만 아니라, 2008년 협상을 앞두고 있는 캐나다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앞 다투어 감원계획은 비롯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전미자동차의 고용과 임금, 복지를 맞바꾸기 한 전략은 '타협'이 아니라 또 한 번의'패배'라는 평가들이 제기되고 있다.
샘 긴딘 캐나다 요크대학 교수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한 쪽만의 계급 전쟁"이라는 표현으로 사측의 일방적인 공세에 대응을 조직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고용, 유지될 수 있나?
샘 긴딘 교수는 매번 "고용 안정"이라는 단어가 협상결과 나오기는 했으나 1970년대 이후 계속 고용이 감소해 왔다는 점을 들어 사측의 약속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1970년대 미국 전체에서 고용된 GM 노동자 수는 약 45만 이었다. 그러나 이 수는 80년대 35만 수준으로 줄었다가, 1994년 24만 6천으로 하락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7만 3천명이 고용되어 있다.
그러나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 합의된 이중임금체계이다.
전미자동차 노조는 신규로 채용되는 '비 핵심'일자리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차등적인 임금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대해 합의했다.
현재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평균임금 수준인 시급 27달러 수준이지만, 신규로 채용되는 '비 핵심' 일자리 노동자들은 절반 수준인 14달러에서 14.6달러의 임금을 적용받는다. 또, 기존 노동자들에 대해 보장되었던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등 노동자
'비 핵심' 일자리에는 기계하위부품 조립, 기계가공, 재료취급, 시설관리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직종의 노동자들은 전미자동차노동조합의 조합원에 속해잇다. 10월 4일자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비 핵심 직종으로 분류되는 일자리는 현재의 1/4에서 1/3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은 이번 합의를 통해 현재 고용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들어오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크게 악화시켰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샘 긴딘 교수는 이번 합의로 노동조합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결과가 조립 공장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부품산업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전에는 GM이 저임금 부품 공장을 외주화하고, 이것을 조립 노동자들에 대한 위협으로 사용했다. 이제는 더 나아가 부품 산업에서 임금을 낮추지 않는다면 외주화를 철회할 것이라고 위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중임금체계에 대한 합의를 비판했다.
또, 기존 정규직의 GM노동자들은 이중임금체계 하에 고용된 저임금 노동자로 급격히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GM노동자의 63.5%가 5년 안에 퇴직하기 때문이다.
의료보험, 힘들면 노조에 넘겨라?
이번 합의안에서 또 하나 주목받고 있는 것이 퇴직자의료보험펀드(VEBA)이다.
전미자동차노조와 GM은 독립적인 퇴직자의료보험펀드(VEBA)를 조성하고, 노조측에서 2010년부터 이 펀드를 운영하는 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GM은 350억 달러의 주식 및 기타 자산을 노조가 관리하는 퇴직자의료보험펀드에 투입할 예정이다.
국가의료보험 시스템이 없는 미국에서 노동조합은 '민간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한 때 이런 사적 복지 시스템은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에게 힘의 상징이 되기도 했지만, 이것이 위기에 처했다고 샘 긴딘 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의료보험 비용의 상승이 자동차 업계의 경쟁에서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GM은 현재 직원 수 8만 명의 5배가 넘는 퇴직자 가족의 의료보험을 부담하고 있으며, 이것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포드도 건강보험 부담을 덜기 위해 내년 1월부터 5만 7천명에 달하는 퇴직자들에 대한 보험 혜택을 중단할 계획이며, 크라이슬러도 1만 4천명에 대한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자의료보험펀드를 만들어 노조가 운영하게 될 때 나올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가 기대수익에 미치지 못하거나, 의료비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모든 부담이 고스란히 전, 현직 노동자들에게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전미자동차 노조는 이미 엔진 제조사인 디트로이트 엔진과 중장비 업체인 카터필러 등과의 합의를 통해 퇴직자가족의료비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 자금이 고갈된 상태라고 부결 운동을 펼친 현장 노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GM의 퇴직자의료보험펀드도 이들의 전철을 따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부결운동을 펼치고 있는 GM의 현장 노동자 그렉 쇼트웰은 "위험 부담을 은퇴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로 전가하는 것"이며 "GM은 노동자들에 대한 의료보험 책임에서 해방되었다"고 이번 합의를 비판했다.
미국 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의 비율은 2000년 69%에서 현재 60%로 하락했다. 미국의 기업들이 점점 더 노동자들에 대한 의료보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기업들은 이번 노사합의안으로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해오던 미국 건강보험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일대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의 직후 9월 29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합의로 대통령 선거에서도 건강보험체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며 합의의 의미를 주목하기도 했다.
아울러 월 스트리트 저널은 만약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유사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하나의 펀드로 운영될 경우, 미국에서 40위권의 연금펀드가 될 것"이라며 펀든 관련 업계에서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퇴직자의료비펀드를 보전하기 위해 현직 노동자들은 향후 4년간 생계비조정(COLA)에 따른 임금인상분도 포기했다.
대신 이들에게는 3천 달러의 '합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이번 GM-전미자동차노조의 협상 과정에서 GM의 노동자들은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전국규모의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협상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볼멘 목소리는 이번 합의가 과연 '고용'이나마 지켜낼 수 있는 방어막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도 자동차 산업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은 조직적 대응과 반발로 이어지지 못했다. 심지어 한 노동운동가는 전미자동차노조 22지부의 한 조합원이 자신에게 이번 파업이 무엇을 위한 파업이냐고 묻기까지 했다며,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을 말하기도 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주장하듯 '고용안정'이 이번 합의로 지켜질 수 있을지, 아니면 저항할 힘을 잃은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공세에 다시 한 번 패배한 것일 뿐인지는 앞으로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전미자동차노조는 GM에 이어 미국 내 업계 3위인 크라이슬러와의 노사협상에서 10일(현지시각) 잠정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전미자동차노조가 포괄하고 있는 캐나다의 자동차 업계와의 노사협의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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