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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신분 세탁소'로 전락한 경호경비업체

조폭 '신분 세탁소'로 전락한 경호경비업체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5.01 08:45


[부산CBS 정민기 기자]

경호경비업체가 조직폭력배들의 신분 세탁소가 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이 지난달 30일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수십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한 조직 폭력배들은 경비업체에 취업해 자신들의 신분을 위장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을 동원해 신축 아파트 인테리어 사업권을 독점해 수십억 원의 공사를 수주한 조직폭력배 이 모 씨 등 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아파트를 드나드는 공사차량에 300원짜리 폐기물 봉투를 1만 원에 파는 등으로 수억 원을 챙기고 인테리어 공사도 불법으로 수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당시 모 경비업체 직원 신분이었다. 실상은 조직폭력배였지만 경비업체와 결탁해 위장 취업한 합법을 가장한 경비원이 된 것.

때문에 이들은 남보란 듯이 활개치며 아파트 출입 차량을 통제하고 불법을 저질렀다.
일부 몸싸움이 있더라도 경비업체 직원이라는 신분을 경찰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이해하고 넘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신분을 세탁하고, 경비업체에는 일감을 나누었다.
부산경찰청 이흥우 광역수사대장은 "경비업체는 일감이 들어와서 좋고, 조폭들은 신분을 세탁할 수 있어서 이들이 결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호경비업체 직원의 경우 직업의 특성상 관리대상 조직폭력원은 물론 조그만 전과가 있더라도 취업이 제한된다. 또 경찰은 이들이 현장에 배치 될 경우 배치신고를 받아 적격성을 검증한다.

하지만 경비업체와 결탁한 조폭들은 세탁된 신분으로 경찰에 신고도 않고 경비원 복장으로 아파트 현장을 휘젓고 다녔다. 날마다 현장을 살펴 볼 수 없는 경찰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경찰은 조폭들이 앞으로 경호경비업체에 위장취업 한 뒤 합법적인 폭력을 일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호경비 업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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